美 해군성 장관, HD현대·한화오션 방문… “한미 조선 협력 강화”

  • 등록 2025.05.02 1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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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펠란 신임 미 해군성 장관이 지난달 30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해 HD현대 정기선 수석부회장과 함께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건조 중인 함정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미국 해군 조선 전략의 대전환을 이끌고 있는 존 펠란(J.P.P. Phelan) 해군성 장관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대표 조선소인 HD현대중공업(울산)과 한화오션(거제)을 잇따라 방문했다. 펠란 장관은 이번 현장 점검을 통해 한국 조선업계의 군함 건조 역량을 직접 확인하고, 한미 간 해양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번 방한은 미 해군이 향후 30년간 364척의 군함 확보를 목표로 1조750억 달러(약 1,600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동맹국 조선소의 전략적 활용을 본격 검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 의회와 해군성은 해외 동맹국 조선소에 함정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한 관련 법 개정을 60년 만에 추진 중이며, 한국과 일본이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울산을 찾은 펠란 장관은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군함) 야드를 중심으로 주요 시설을 둘러봤다. 그는 지난해 대한민국 해군에 인도된 최신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에 승선해 성능과 첨단 작전 능력에 대한 설명을 들었으며, 올해 말 진수를 앞둔 차세대 이지스함 ‘다산정약용함’의 건조 상황도 점검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HD현대는 세계적 수준의 조선 기술과 대형 선박 건조 역량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업의 재건에 적극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기술 협력을 통해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거제로 이동한 펠란 장관은 한화오션이 정비 중인 미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함’을 직접 점검했다. 유콘함은 한화오션이 지난해 11월 수주한 MRO(유지·보수·정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내달 출항을 앞두고 있다. 장관은 이어 잠수함 건조 구역과 상선 생산 라인 등도 시찰하며 기술력 전반을 면밀히 확인했다.


펠란 장관은 “미 해군과 한국 해양 산업 간 협력은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해양 질서를 수호하는 데 있어 한국 조선업의 역량은 결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0일 오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존 필린(John C. Phelan) 미국 해군성 장관(오른쪽)과 거제사업장에서 MRO(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유지·보수·정비) 중인 미국 해군 7함대의 급유함인 ‘유콘’함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오션은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고, 미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라며 “유사시에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기반으로 북미 해양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펠란 장관은 방한에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업 부활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미국 함정의 노후화를 해결할 전략적 파트너로 한국과 일본을 지목했다”며 “한국과 일본 조선소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보고하자 ‘훌륭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단순한 의례적 행보를 넘어, 미 해군의 글로벌 조선 전략 전환과 한국 조선산업의 국제적 위상 강화를 상징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군함 건조와 방산 MRO 분야에서의 실질 협력이 본격화되면, 한국 조선업계는 민간 선박을 넘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도 전략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승준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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