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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금융위, 중동 피해 해운업 지원 검토…재보험료 인하·유동성 논의

오만 무산담 지역 호르무즈 해협에 떠 있는 선박들. [사진=로이터]


금융위원회가 중동 사태 장기화로 비용 부담이 확대된 해운업을 피해업종으로 분류하고, 보험료 부담 완화와 유동성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3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중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4차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해운업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해운업은 석유화학·건설·철강업에 이어 중동 리스크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으로 지목되며 금융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선박 통항 관련 보험료 부담 완화와 단기 유동성 보강이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 등 주요 해상 요충지의 통항 위험이 확대됐고, 이에 따라 선박 운항에 필요한 보험 가입 여건도 악화된 상황이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로 대기 중인 선박들은 정박에 필요한 기본 보험에는 가입돼 있으나, 해협 통과 과정에서 요구되는 통항 관련 보험 가입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회 항로 역시 운항 데이터와 사고 이력 등 보험 산정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보험상품 공급이 제한적이며, 일부 상품이 존재하더라도 보험료 수준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해상보험은 고위험 특성상 다수 보험사가 공동으로 계약을 인수하고, 이를 재보험사 및 재재보험사에 재분산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금융위는 이 과정에서 국내 민간 재보험사가 원수보험사에 부과하는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방식으로 최종적으로 선사가 부담하는 보험료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재보험 제도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전쟁 등 비상 상황에서 보험료가 급격히 상승할 경우 정부가 재정을 통해 일부 위험을 분담하는 공적 재보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논의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 대비해 국가가 재보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보험 지원과 별도로 해운업 유동성 지원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해운업은 달러 매출 비중이 높은 구조로 고환율 환경에서 일부 환차익 효과가 기대되고, 중동 리스크에 따른 해상 운임 상승이 수익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보험료 할증, 선원 위험수당 상승, 유가 급등에 따른 벙커유 가격 인상 등 비용 부담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수익성 개선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운임 상승이 모든 선사에 동일한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항로 불확실성과 통항 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운항 일정 차질과 체선 증가로 이어지고, 일부 화주가 선적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어 영업 환경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일일 통행량은 올해 1~2월 평균 125건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10건 미만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서진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현재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대부분 소형선에 국한돼 있으며, 주요 대형 선종의 통항은 제한적인 상황이라며운항 안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 등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기존 채무 상환 유예 등 유동성 지원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 범위와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금융위는 간담회를 통해 업계 피해 상황과 금융권 대응 여력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뒤 세부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기적 비용 부담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되는 환경에서 해상보험 및 금융 안전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전략 해역의 통항 리스크가 상시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민간 보험시장과 정책금융이 결합된 대응 체계 구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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