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어로 ‘닭의 벼슬’을 의미하는 노블리스와 ‘달걀의 노른자’를 의미하는 오블리제의 합성어인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는 닭의 사명이 자신의 벼슬만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알을 낳는데 있음을 일깨워 주는 말이라고 한다. 즉,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명예를 가진 사람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초기 로마시대에 몇몇 왕과 귀족들이 투철한 도덕 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정신을 보인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게이츠와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인 워런버핏 등 세계적 거부들이 전 재산의 99%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런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우리나라에도 있다. 우리가 익히 잘 아는 경주 최부자 가문이 바로 그것이다. 역사상 보기 드물게 300년 동안 12대에 걸쳐 부를 유지하면서 단 한 번도 국민적 원성과 지탄을 받지 않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최부자 가문이 도덕적 의무를 다할 수 있었던 것은 대대로 신조로 삼고 실천해 온 가문의 육훈(六訓) 때문이다. △진사 이상 벼슬 하지 마라 △ 만석 이상 재산 쌓지 마라 △ 흉년기에 땅 사지마라 △ 과객에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며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인터넷 백과사전이자 이른바 집단지성의 산물인 ‘위키백과(百科)’에 나오는 붕당(朋黨)의 뜻은 이렇다. 조선 중기인 16세기 이후 특정한 학문적, 정치적 입장을 공유하는 양반들이 모여 구성한 정치 집단이다. 또한 붕당정치(朋黨政治)는 학문적 유대를 바탕으로 형성된 각 붕당들 사이의 공존을 특징으로 하는 조선의 정치 운영 형태로 ‘공론에 입각한 상호 비판과 견제’를 원리로 한다고 적혀 있다. 절대 권력에 대한 견제 세력이라는 긍정적 의미를 갖고 출발했지만 나중에는 결국 사리사욕을 위한 무지막지한 권력다툼으로 변질된 것이 붕당정치라 하겠다. 이런 붕당정치가 21세기에 다시 부활했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4.13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작업을 벌이면서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이름 아래서 멀고 가까움으로 패당을 만들더니 이제는 아예 문패까지 달았다. 진박, 친박, 비박으로 말이다. 그리고는 나와 같은 패거리가 아닌 상대를 헐뜯고 쳐내기 위한 온갖 명분을 찾는데 모든 에너지를 쏟아 넣고 있다. 이번 총선 공천 작업에서 더욱 노골화 됐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릴 정도의 끝장 혈투다. ‘막장 공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서 대중적 게임으로 자리 잡은 바둑은 잘 알다시피 두 사람이 흑과 백의 돌을 가지고 사각형 판위에 번갈아 놓으면서 집을 차지하는 아주 간편한 놀이이다. 가로, 세로로 그어진 19줄로 생긴 361개의 교차점에 돌을 두면서 교차점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펼치는 싸움이 곧 바둑이다. 상대의 집을 부수고 내 집은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전략을 읽어야 하고 상대가 범접할 수 없는 묘수를 내놓아야 이길 수 있어 매판마다 긴장감과 기대감이 넘친다. 바둑을 잘 두고 못 두는 것은 상대가 펼치는 전략이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펼쳐 나갈 것인지를 빨리 감지하고 선수를 치는 것에 달려있다. 그래서 앞을 내다보는 수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를 판가름한다. 대국을 하면서 경우의 수를 한꺼번에 간파하고 재빨리 대응하는 능력이 곧 실력이다. 상대의 의중 파악이 그 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또한 돌을 놓는 위치에 따라 그 수가 무궁무진하다보니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로 간주돼 왔다. 수학 공식처럼 풀어낼 수 없을 정도로 때론 상대적이고 때론 정수가 아닌 ‘꼼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바둑에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인간과
인코칭(incoaching) 홍의숙 대표는 2003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에 처음으로 코칭 개념을 선구적으로 도입한 인물이다. 회사 설립 이전 경력까지 합하면 이후 24년 동안 리더십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각 기업 CEO, 관리자 그리고 생산직 사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코칭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육 혹은 지도가 아니라 대상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고 강조하는 홍 대표로부터 코칭의 실질적 역할과 그 중요성에 대해 들어보기로 한다. Q.코칭 분야 선구자로 통하시는데 일반인들 중 그 개념을 잘 모르는 분도 많습니다. 비교적 더 잘 알려진 컨설팅과 코칭의 근본적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A. 홍의숙 대표(이하 홍대표):컨설팅은 기업의 재무상태 혹은 생산성에 문제가 있을 때 전문가가 투입해 문제를 파악하고 답 혹은 지침을 주는 것이죠. 그런데 그 답이 항상 정답일수는 없어요. 업체에서 수용할 역량이 안 되거나 그 업체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비용 대비 실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어요. 또 중요한 건 수평적인 관계로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반면 코칭은 수평적인 개념입니다. 상대를 먼저 이해하고 잠재력을 파악한 후 스스로 역량을 강화할
(서울 = CSR투데이) 경제성장률 하락, 수출 감소 등 최근 한국경제의 부진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각 분야에서 최소 5년 이상 하락세가 지속돼온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6일 발표한 ‘위기의 한국경제, 마이너스 경제지표 증가’라는 보고서에서 산업, 수출, 소비, 거시경제 등 주요 경제 분야의 지표를 분석해 보면 현재 우리 경제는 구조적 장기 침체로 인해 경제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전경련이 내놓은 10가지 지표별 진단 내용. 지표① - 노동생산성 2010년 1분기 20.4%까지 올랐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2년 4분기 1.2%를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대로 하락하여 2015년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0% 이하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노동생산성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같은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생산성과 보상의 미스매치로 인한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표② - 제조업가동률 제조업 평균가동률 또한 2011년 80.5%를 기록한 이래 4년 연속으로 하락해 2015년 74.2%까지 감소하였으며, 이는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67.6%) 이후 가장
서울 삼청공원에서 터널을 지나 성북동으로 가다보면 왼쪽 편 북악산 중턱에 6채의 한옥으로 된 삼청각(三淸閣)이라는 곳이 나온다. 지금은 고급 한정식 집이지만 1972년 건립 당시부터 정치인들이 즐겨 찾고 여야 고위 정치인의 회동과 남북적십자회담, 한일회담의 막후 협상장소 등으로 이용됐던 곳이다. 또한 제4공화국 유신시절 요정정치의 산실로 여겨질 정도로 한때 정치현장이었다. 뿐만 아니라 종로일대의 오진암 등과 함께 일본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한 관광요정으로 이름을 날렸었다. 하지만 1980년대에 관광요정이 룸살롱 등에 밀려 쇠퇴하면서 삼청각 또한 1990년대 중반에 일반음식점 ‘예향’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을 했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다가 2000년 서울시가 인수,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삼청각 하면 관광요정이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상징성이 큰 곳이다. 이런 삼청각이 지금은 리모델링 공사 후 공연장, 최고급 한식당, 찻집, 객실 등으로 새 단장해 거의 연중 전통 공연이 열리고 혼례나 약혼식 장소로도 사용되는 문화공간으로 대변신을 했다. 과거 화려했던 밤 문화의 이미지는 지난 세월 속으로 완전히 묻힌 상태다. 그런데
관광(觀光)은 ‘굴뚝 없는 공장’, ‘녹색 산업’이라 불릴 만큼 공해 없는 친환경 산업인데다 높은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외화가득률 또한 타 산업에 비해 월등히 높아 국가마다 적극 장려하고 육성하는 부문이다. 사람들에게 교통, 숙박, 음식, 오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어서 국가 경제에 미치는 부수적 효과가 매우 크다. 더욱이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몰아친 지금의 상황을 생각하면 관광산업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생각한다. 자본 부족에 시달렸던 우리의 1970년대를 되짚어 보자. 당시 박정희 정부는 국가경제 재건을 위해 외국자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였다. 대통령도 입만 열면 외자 유치를 외쳤었다. 제조업이 보잘 것 없다보니 수출을 통한 외화획득은 엄두를 낼 수 없었고 그나마 베트남 전쟁 참전과 간호사와 광부 파독(派獨)으로 숨통을 트는 실정이었다. 말하자면 밑천이 짧아 큰돈을 벌지 못하는 처지였다. 이때 찾아낸 묘수는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일본인을 상대로 한 ‘기생관광’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만 해도 외화벌이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966년부터 8년간 5만 명을 파견해 5천명 이상이 사망한 베트남전에서 번 외화가 9억 달러였지만 70년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잘 보지 않는 아리랑TV라는 것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국제방송교류재단이 국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수익보다는 해외방송을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가 목적이어서 24시간 영어로 방송된다. 이렇다보니 2003년 이후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출범 당시 마련된 700억원의 기금이 거의 고갈돼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심각하다고 한다. 이런 아리랑TV의 방석호 사장이 도덕불감증적 일탈(逸脫)을 일삼아 구설에 올랐다. ‘초호화 해외 출장’ 때문이다. 경향신문과 뉴스타파,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 등이 전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방 사장은 작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해외 중계하기 위해 뉴욕 출장을 갔다. 출장길에 아내와 딸을 동반했고 뉴욕 도착 당일 현지 최고급 식당에서 캐비어(철갑상어) 등이 포함된 식사 값으로 113만원을, 박 대통령이 연설하던 당일에는 스테이크 전문점에서 63만 원을 각각 결제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최고급 차량을 렌트해 타고 다니면서다. 그러나 방 사장이 뉴욕의 한국 문화원 직원 5명, 유엔 한국대표부의 오준 대사, 유엔의 한국인 직원 등과 식사를 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듣거나 한번쯤은 사용해 본 ‘개판 오분전’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6.25 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집결지가 된 부산 국제시장의 무료급식소가 무상 급식을 하면서 밥이 다 돼 밥솥 뚜껑을 열기 5분 전에 “개판 오분전(開飯 五分前)!”이라는 말을 외쳤던 것이 그 유래라고 한다. 굶주린 피난민들이 밥을 배급받기 위해 일제히 무료급식소로 몰려들다보니 아수라장이 된 것은 당연지사다. 이런 유래로 이 말은 ‘배식 5분전을 알리는 말’이기도 하지만 질서 없이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아수라장을 만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코 앞에 두고도 우왕좌왕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정치판이 꼭 이 모습이다. 19대 국회가 뭐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게 없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터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여의도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렇다보니 300명의 선량을 뽑는 선거의 계절을 맞고도 정치 흥행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고 있다. 유권자인 국민들의 무관심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를 정치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만의 게임에 몰두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16개 분야 240조원을 운용하는 대형 국책사업 등에서 예산 누수나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며 ‘부패 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라는 것을 느닷없이 내놓았다. 그것도 황교안 국무총리가 직접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정부의 부패 근절 의지가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 비리로 얼룩져서는 안 되는 만큼 이런 정부의 의지가 큰 박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국책사업을 둘러싼 비리와 예산 누수가 얼마나 잦기에 이런 극단적 조치까지 나온 것일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정부의 ‘부패 방지 백신 프로젝트’는 ‘실시간 부패 감시’가 핵심 내용이다. 지금까지 사례로 볼 때 대형 국책사업이나 대규모 방위산업의 경우 규모에 비해 검증시스템이 미미해 사업이 끝 날 때까지 비리가 잘 드러나지 않는데다 비리가 발생하면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비리 예방 백신’을 국책사업에 미리 주사하겠다는 것이다. ‘실시간 감시’를 핑계 삼아 정부 조직만 잔뜩 늘려 자칫 예산만 축내는 ‘옥상옥’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백신 프로젝트 내용을 보면 1조원 이상의 국책사업 중 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