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의 무책임한 환경경영

2013.04.01 20:51:42

주민들,인천항만공사 사장 사퇴 촉구

인천 내항 8부두는 원조 부두이다. 130년 전인 1883년에 인천항 개항을 했는데 바로 그 부두이다. 외국인 선교사들이 포교를 위해 성경을 들고 은둔의 나라 코리아를 노크하던 항구이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중요한 역사적 자산이다.

8부두를 나서면 19세기 말 쇄국의 빗장을 열고 근대의 길을 모색했던 역사의 발자취를 만날 수 있다. 인천역에서 내려 인천 중구청으로 이어지는 지역이 바로 그 지역이다. 지금도 골목 어귀에 일본식 건물과 차이나타운, 중국 소학교가 그대로 남아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도 보이고 이국적 정취가 남은 귀한 유적들이 산재한 곳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화유산 지역이 제대로 된 관광지역 역할도 하지 못한 채 홍역을 앓고 있다.

8부두는 죽음의 부두이다. 항만오염이 항구지역을 넘어 시내로 잠입한 지 오래다. 인천역에만 내려도 맑은 날에도 시야가 뿌옇고 답답증을 더한다. 공기 오염이 심해서 그렇다. 조사로는 이 지역 주민이 다른 지역주민보다 호흡기 질환이 6배 많다고 한다.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은 "측정을 따로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미 주민들이 고통을 받은 지 오래다."라고 말한다. 이 죽음의 부두를 옮겨달라는 목소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민들 사이에서 이어져 오고 있다. 환경공해 때문에 못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공해로 중국 등에서 관광객들도 많이 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업도 지장을 받고 개발도 제한 받고 있다. 틀린 주장이 아니다.

이 정도 되면 인천항만공사는 지역주민들과의 협력이라는 CSR에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항구는 이제 별도 구역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와 연계된 터전이다. 항만과 지역사회가 긴밀히 연계해서 상생하는 게 글로벌 항만의 추세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경쟁력이 확보된다. 주민들의 건강문제와 기능을 상실한 항만을 시민광장으로 전환해 지역사회 활력을 불어넣고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요구에 귀를 닫고 있는 게 인천항만공사의 태도다. 항만이 지역주민들의 요청보다 하역 사들의 상황을 대변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8부두 이전문제는 5년 전 이미 진행되었고 그 동안 이전이 약속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약속은 파기되고 고철 부두로 남은 8부두는 그냥 존치되고 있는 것이다. 그 부두에서 오늘도 탁한 분진과 공해 물질이 날아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민들은 인천항만공사가 민간 하역사들과 유착해서 그들의 배를 불려주고 있다고 판단한다. 삶의 기본권에 대해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외면하며 일이 이렇게 진행되어온 것을 보면 주민들의 항변에 논리와 힘이 실리고도 남는다.

성난 시민들이 4 1일 인천 중구청에 모여 성명서를 채택하고 격한 구호를 외쳤다. 40년 고통을 호소했다. 항만공사의 퇴출도 요구했다. 8부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김홍섭 중구청장의 하소연이다. 8부두가 족쇄가 되어 지역발전이나 환경개선 그 어느 것 하나도 진전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하역사 사정이 먼저고 주민들의 의견은 뒷전이라고 주장한다. 이 정도면 항만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그 동안 8부두가 한국의 관문으로 요람 항구 역할을 해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제 환경과 지역에 해악을 끼치는 것이 판명 난 만큼 인천항만공사는 결단을 내려야 하고, 4월 말 계약을 종료하고 5월부터는 주민들에게 8부두를 돌려주어야 한다. 총체적으로 실패한 환경경영, 주민들과 협력실패는 인천항만공사의 평판을 깎아 내리고 원성의 대상으로 내몰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공기업 인천항만공사가 주민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원만하게 과업을 수행해 나가기 어렵다. 소통은커녕 무시당하는 인식이 주민들 사이에 팽배하다.

8부두 사례는 실패한 CSR의 아주 상징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다. 죽음의 부두 부활과 생존권의 요구를 외면하고 컨테이너 화물 증대와 크루즈 확대 등 사업계획만 되뇌는 인천항만공사의 리더십은 중대위기다. 책임이 실종된 상태다. 클린포트 전략을 통해 인천항만공사의 대전환을 촉구하고 이제부터라도 진정한 CSR을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 항만은 인천항만공사의 사유물이 아니라 주민들과 공유하는 삶의 터전이다.

 

글 쉬퍼스저널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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