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산업, 한국 항만의 新‘성장 동력’ 으로 떠오를까?

2014.05.07 15:40:40

연관 산업 포함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지대할 듯

동북아시아 크루즈 관광산업이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수치로 급성장하고 있다. 연평균 8%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크루즈 관광산업의 2013년 세계시장규모는 362억 달러. 미국(55%)과 유럽(33%)이 아직 세계크루즈산업을 장악하고 있지만, 유럽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전년대비 25%의 하락세를 보이는 지중해, 그리고 이제는 포화상태에 이른 북미 크루즈시장에서 눈을 돌리고 있는 굴지의 크루즈 선사들이 이제 아시아크루즈시장에서 그 역동적인 가능성을 찾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연계거점 역할을 하는 한국의 주요 크루즈항만 입항 실적은 최근 5년간 기항횟수가 4배, 관광객 수는 7배 이상 증가했다. 왜 우리는 크루즈관광산업에 주목해야하는가. 그 경제적 파급력과 한국 크루즈산업의 실태 그리고 미래를 알아보자.



세계 굴지의 크루즈 선사들

아시아로 눈 돌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크루즈 여행객 1명당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컨테이너 1개와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2천5백 명이 승선한 10만 톤급 크루즈선 1척이 한국에 입항했을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는 하루 약 5억원. 3만톤급 국적 크루즈선 1척의 경제 효과는 902억 원에 달한다. 크루즈가 입항하면 그에 따른 항만사용료, 연료비, 승객용 및 부식구비비, 선박수리비 등이 발생하기 마련이며 그것은 조선, 건설, 전자, 식품, 금융, 수산업의 동반성장을 의미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항 시 항만산업과 여행 및 관광업, 제조업(기념품) 등의 성장과 모항으로 지정 될 경우 농축산업, 수산업, 숙박업, 항공, 교통산업과도 직결된다. 고용창출효과 또한 커서 3만 톤급 국적 크루즈선 1척 투입 시 약 968명이 고용되며, 관련 산업 모든 업종에서 고용이 창출되는 걸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크루즈 관광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포털산업이자 한국경제에 큰 역할을 할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인 셈이다.

 최근 한국 크루즈 관광산업의 가능성과 제반시설 확충에 대한 자각심은 요 몇 년 새 중국으로부터 촉발되었다. 중국의 크루즈산업이 시작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8년 전으로 2006년 말 중국 교통운수협회 크루즈선 분회(CCYIA)가 처음 설립된 이후 크루즈 선사들이 상하이, 톈진, 칭다오 등 중대형 연안도시를 정기항로에 편입, 혹은 모항으로 삼으면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폭발적인 성장세는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중 하나인 취날왕(去???, Qunar.com)이 2013년 10월 발표한 <2013 크루즈 관광시장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년도 중국크루즈시장은 103%나 증가하였다. 2013년 1~6월 전국 항만에 크루즈선이 236회 입항해 전년 동기 대비 117% 성장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불과 7년이라는 시간동안 중국 항만의 크루즈 입항 횟수는 148%의 증가율을, 그리고 크루즈 탑승 출입국자수는 16만 명에서 66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세계 크루즈 산업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으로 세계 최고의 크루즈 선사들은 이미 중국을 모항으로 한 세계 최대 크루즈선박들을 중국시장으로 투입중에 있다. 세계 3대 크루즈선사 중에 하나인 로얄캐리비언(Royal Carribean)사는 오는 2015년 16만7천톤, 총 승객 수 4,905명의 초대형 크루즈선인 퀀텀오브더시즈(Quantum of the seas)호를 상하이로 출격시킨다.


중국은 2천년 중반부터

크루즈 산업 비약적 발전
 이런 중국 크루즈산업의 성장이 한국 크루즈산업에 의미하는 바는 크다. 무엇보다 기항지로서 항만제반시설 및 지역경제 전반에 다양한 경제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가장 큰 기항지인 부산항에는 2012년 크루즈선이 총 126회(국적 57회, 외국적 69회), 승객 12만 명이 입항했으며 이에 따라 총 734억 원의 지역 경제효과를 창출했다. 항만공사를 중심으로 인프라 구축사업도 전국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부산 항만공사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북항에 지상 5층, 연면적 9만201㎡ 규모의 새 국제여객터미널·크루즈부두를 건설하고 있다. 이를 위해 ‘터미널 운영준비기획단’을 상반기 중 발족할 예정이다. 인천은 크루즈 전용 국제여객터미널의 2016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 크루즈 산업의 인프라 구축에 대한 필요성은 2020년 아시아 크루즈 시장이 700만 명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과 더불어 기항지에서 크루즈여행객들의 높은 소비금액을 통해 알 수 있다. 중국의 경우 대가족 위주의 단체여행객들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의 소득수준 또한 상당히 높아 한국관광공사가 2013년 발표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1인의 하루 평균소비금액은 998달러(약 105만원)로 같은 해 항공을 통해 방문한 중국 여행객들의 평균소비금액인 375달러(39만원)에 약 2.5배에 달한다. 한편 2012년 크루즈 여행객 1명당 기항지에서의 평균 쇼핑지출액은 여수항 평균 607달러, 부산항 평균 503달러, 제주항 평균 448달러, 인천항 평균 415달러다.

 단순한 기항지의 역할로만 한국의 크루즈산업을 바라볼 수는 없다. 크루즈모항 건설은 항구도시로서 중요한 경제성장 거점이 됨과 동시에 그 경제수익은 일반 기항지의 10~14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재지 경제발전에 강력한 추진력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크루즈관광산업은 크루즈여행에 대한 낮은 인식과 자국선사에 대한 미비한 지원정책, 조선기술 연관 산업 발전의 취약성으로 그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관광학적 측면에서는 해외 크루즈선 유치에 따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항만 산업적 측면으로는 현재 국적 크루즈가 없어 모항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국내 크루즈 산업 발전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


크루즈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산업
  2012년 취항한 국내 유일의 국적 크루즈선 ‘클럽 하모니호’가 1년 만에 운항을 중단하면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표면상 ‘여행 상품의 재구성’과 ‘선박 재정비’라는 명목의 휴항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국내에서 대중화되지 못한 크루즈 여행 문화와 국가의 지원 정책 부족 때문이었다. 호화 크루즈 한 척당 수천억 원을 호가하고 투자 및 경영에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하므로 크루즈회사 경영에는 금융리스크가 크다. 민영 국영기업과 정부부처의 지원 없이는 웬만한 기업이 섣불리 나설 수 없다.

 ‘선내 카지노 허용’을 주요 골자로 다룬 크루즈 산업 육성법안의 보류 또한 큰 걸림돌이다. 단기적으로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국내 크루즈 여행문화에서 국적 크루즈선이 성공하려면 상당 부분을 수출산업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외국승객을 모셔와야만 한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국적 크루즈는 중국 승객을 얼마나 모객하느냐에 그 성패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중국 승객을 모객하는 여건은 카지노와 규제완화에 달려있다. 일본은 작년부터 프린세스 크루즈에 시장을 내줬다. 일본도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루즈 시장의 발전이 없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규제가 있어서다. 고임금 일본인 채용, 카지노, 입출항문제 등으로 2.5배의 고비용 구조를 안고 있다. 1억이 넘는 인구와 세계 최고수준의 경제력, 항만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법률적인 제한 등으로 인해 크루즈에 중요한 인적인프라와 문화인프라를 못 찾은 이유로 크루즈 산업발전이 오랫동안 지체되었던 것이다.


한국 크루즈 산업은

중국인 승객 유치에 성패 달려있어
 현재 국내 크루즈 여행객은 연 2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일본 20만 명, 중국 100만 명에 비해 크게 적다. 통상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으면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한다. 불과 몇 년 만에 국민적인 여가 스포츠로 큰 인기를 얻은 ‘캠핑'(Camping)처럼 국민의 소득수준과 여가문화의 흐름만 잘 맞는다면 몇 년 안에 한국에서도 크루즈여행이 큰 인기를 얻으리라는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광브랜드상품실 전효식 실장의 말에 따르면 크루즈관광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기항확대와 중장기적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선적으로 외국 크루즈 유치확대가 시급하다. 그것은 크루즈 시설을 확충하고 크루즈 마케팅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 다양화 및 출입국 서비스 질의 제고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배후 복합관광 인프라 구축도 이뤄져야 한다. 모항을 육성하고, 크루즈 중심 복합 해양레저관광 서비스 제공과 배후 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국적 크루즈 선사도 육성해야 한다. 선내 카지노 허용 및 규제 완화와 선사 경영 여건 개선과 국내 수요가 창출돼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크루즈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과 크루즈선 건조기술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안전운항에 대한 실태조사 및 확실한 안전교육과 실전적 커리큘럼이 확보되어야 한다.

 한국의 해운산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 세계 5위의 해운강국이 되었다. 한국의 크루즈산업 또한 그렇다. 중국시장을 겨냥해 전 세계에서 모여들고 있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사들이 수없이 한국을 기항하는 이때, 한국의 법률적인 규제 및 산업 전반의 운용 기준을 국제적인 눈높이에 맞출 필요가 있다. 얼마나 잘 준비하고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향후 한국의 크루즈산업의 가능성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글. 신승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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