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산업 여행업을 품어야"

2014.09.25 17:00:31

크루즈업계 트랜드 리더, 롯데관광 부사장 백현(上)

Special Interview
롯데관광 부사장 백현


한국 여행업계의 신화, 롯데관광 부사장 백현. 그는 계략가다. 노련한 수컷 호랑이의 직감으로 먹잇감을 순식간에 낚아챈다. 그는 해결사다. 업계 최고의 자리만 20년을 지켜온 그다. 기획한 모든 것이 히트상품이다. 가끔 무리수도 둘 줄 안다, 그 곳이 유망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는 그 누구보다 몽상가(Dreamer)다. 어린 시절 자신의 꿈을 아직도 가슴에 가득 품은 순수한 소년이다.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는 그 꿈에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며 매일을 그 꿈을 위해 살아간다. 2007년 관광경영인 대상. 2012년 관광의 날 대통령상 표창에 빛나는 그는 예리한 직감과 철저한 분석, 그리고 미래를 제시하는 뛰어난 안목으로 업계에선 이미 마이더스의 손으로 통한다. 그런 그가 최근 크루즈산업을 주시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그가 크루즈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지 2년만에 롯데관광은 세계 최대 크루즈선사 코스타(Costa)로부터 아시아, 태평양지역 최우수 여행사로 선정되었다. 이제 그는 한중일 그리고 북한, 러시아 근해를 제 2의 지중해로 점치고 있다. 이제 그가 바라보는 한국 크루즈업계의 현실과 미래에 우리 모두 귀 쫑긋 세워 주목해야 할 때다.

Q.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Q.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386세대 혹은 7080세대라고 할까요. 저희 젊을 때는 국가가 혼란스러웠던 시대여서 대모도 많이 하던 때였는데, 내가 진정 국가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달러를 벌어올 수 있다는 생각에 무역일을 시작했습니다. 상대 출신이고, 종합상사에서 근무하면서 86년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구요. 상사 과장으로 있던 88년, 89년 당시 뉴욕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 한국의 스포츠레져, 여행업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호주 NSW 주립대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93년부터 여행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죠. 현업계 계신 분들 중에 최초로 관광학박사(석사논문-컨벤션(Convention), 박사논문-브랜드 파워)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경희대학교 관광경영학 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Q. 언제 크루즈에 처음 관심을 가지시게 되셨는지요.

 93년 여행업계에서 일을 시작할 때 즈음에는 이미 해외 크루즈시장은 대단한 호황이었습니다. 한국에 없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체험하게 해드리는 것이 여행업 종사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시 한국에 없던 크루즈상품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94년 제가 우리나라 최초로 크루즈 허니문 상품을 만들었습니다. 대한항공을 타고 푸켓을 가서 2박을 하고 스타크루즈를 타서 싱가포르 전일항해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는데, 반응이 좋아 당시에도 매주 50명씩 나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로는 워낙 아웃바운드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하여 새로운 항공항로 개척에 올인했습니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부끄럽지만, 업계에서는 저를 아직도 ‘전세기의 황태자’라 부릅니다(웃음). 제가 전세기를 띄워 만든 여행상품들은 모두 그 후 직항이 생겼어요.


 그런 중에 2007년 NH농협과 롯데관광 합작으로 자본금 100억의 업계 최대 여행사를 창립하면서 제가 초대 대표이사를 맡게 되었는데, 뭔가 새로운 여행상품이 필요했습니다. 때마침 2007년에 그리스 산토리니를 방문했을 때, 그 조그마한 섬에 어마어마한 크루즈가 들어와있더군요,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알고 보니 그리스 본토의 GNP가 1만 7천 9백달러 수준인데, 산토리니는 본토보다 GNP가 더 높았습니다. 크루즈관광이 사람들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구나, 이렇게 지역경제에 큰 발전을 가져다주는구나. 실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3면이 바다이지만, 남북관계가 단절 되어있어서 섬이라고 봐야 옳은데, 중국, 일본과 이렇게 인접해 있는 상황에서 항공여행객들이 서울, 부산만 여행하고 돌아가기에는 그 이상의 큰 매력이 있지 않을까.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아, 크루즈를 해봐야겠다’. 이번 박근혜 정부도 2020년까지 외국관광객 2천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류의 붐을 타고 매년 1천 2백-3백만명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지만, 현재 외국관광객들의 여행패턴만으로는 그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데 뜻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수출업으로 커왔지만, 앞으로 여행업과 해양산업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절대적으로 부해질 수 없습니다.

Q. 넓은 안목을 지니셨습니다.

 저는 일반 사기업에 근무를 하고 있지만, 저 나름대로의 국가관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국가의 브랜드 밸류가 올라가면, 상품에 온당한 가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석이 있습니다. 만약에 삼성이 미국계 기업이라고 한다면, 지금 삼성의 시가총액이 애플보다 높을 것이다. 상품의 가치가 100이라면 삼성은 93정도로 평가절하된다는 거죠. 그만큼 한국의 국가 브랜드 밸류가 중요합니다. 한국이 일본처럼 다양하고 좋은 여행상품들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얼마나 돈을 쓰고 가느냐의 문제기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좋은 여행을 통해서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점점 높아져야합니다. 그래야 결국 ‘메이드 인 코리아’의 상품의 가치도 높아지는거죠.


Q. 매년 코스타사와 진행 중이신 크루즈 풀차터(전세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2007년 지중해에서 크루즈에 대한 영감을 얻고 바로 지중해 크루즈 상품을 만들어서, 그 해에만 1,200명을 태웠습니다. 잘되어 좋았고, 앞으로 유망이 있는 산업인 건 분명한데,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외국관광객들이 한국에서 크루즈를 탄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일단 한국에서도 크루즈가 다녀야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 그래서 제반시설을 둘러보니 인프라가 너무 없는 거야. 좋다. 그렇다면, 이것을 국가적으로 이슈화를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전세선을 빌려와서 해보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 업계, 정부, 지자체, 학계, 국가전체가 크루즈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겠다. 그렇게 2010년부터 차터를 하게 된거죠. 그때 5만 3천 톤 코스타사의 클래시카(Classica)호였는데 첫 해에 다 채웠습니다. 2011년 5월에도 예약으로 다 채운 상태에서 인천에 배가 들어오는데 폭 31.5m, 길이 230m의 배가 33m, 295m밖에 안되는 항구에 들어오다보니 배가 찢어졌어요. 그래서 우리 항만청에서 코스타사에 손해배상청구를 했는데, 제가 그걸 KBS, MBC에 냈습니다. 이게 우리의 실상이다. 그렇다면 2012년에는 7만 6천톤짜리 더 큰 배가 들어오는데 어떻게 할꺼냐. 인천에 댈데가 없다. 청와대에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럼 인천항 북항에 대자해서 알아봤더니 MRG라고 해서 민자부두인데다가, 7군데 허가를 받아야 된다. 법무부, 국방부, 국정원해서 그걸 제가 다 쫓아다니면서 받았습니다. 2012년에는 또 여수 엑스포가 있었죠. 그 때 저희가 전담 여행사였는데, 당시 강동석 조직위원장이 배를 띄워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사본사에 연락을 해서 코스타, 프린세스, 저희 전세선까지 6차례 기항하도록 했구요, 2013년, 올해까지 5년째 풀차터를 해왔습니다.
 외국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서는 제주도에 크루즈를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 제가 제주도에 내려가서 도지사부터 모든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외국 크루즈선사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크루즈선에 식자재를 납품해야한다. 제가 선사 본사에게 이야기해서, 현재는 제주도의 감귤이라든지, 삼다수, 돼지고기, 계란 등이 납품됩니다. 인천에 크루즈항을 만들기 위해, 국토부, 청와대에서 pt를 하고 다녔습니다. 작년 1회 관광진흥확대회의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크루즈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강원도에 크루즈항을 만들자, 그래서 지금 속초에 만들고 있구요. 인천 크루즈항은 2016년 완공을 바라보고 있고, 부산은 거의 세팅이 되어가는거 같고.. 제주도는 이제 내년 말에는 15만톤 2척이 들어올 수 있는 항이 완공이 됩니다. 2009년 제주도를 방문한 크루즈 인바운드 여행객이 2만명, 올해 50만명입니다. 국가전체적으로 보자면 2009년 5만명, 올해는 90만입니다.
(다음호에 계속)

취재, 글. 신승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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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현 프로필 |

 현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 비상근이사, 코레일 관광개발 비상임이사, 한국관광협회중앙회 BSP특별위원회 위원, 서울특별시 관광협회 일반여행업위원회 위원, 제주특별자치도 크루즈 발전협의회 및 크루즈 산업 진흥 특구 위원, 한국공항공사 자문위원, 강원도 발전 협의회 의원, 경희 대학교 관광대학원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제 39회 관광의 날 기념식 대통령상 표창, 한국관광연구학회 관광경영인 대상 수상, 카니발 그룹 코스타 크루즈 선정 2011, 2012 2년연속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우수 여행사상 수상. 현 롯데관광개발(주) 총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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