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호가 2022년 인도한 1만 5,0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사진=HD현대삼호]
글로벌
해운업계가 대형 컨테이너선에 이어 피더급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선박 발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팬데믹
이후 대형선 위주의 발주가 지속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교체가 더뎠던 중소형 선박에 대한 수요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는 국내 중형 조선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조선·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피더급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중소형
선박에 대한 선주사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피더급 컨테이너선은 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미만의 선박으로, 주로 허브 항구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이 하역한 화물을
중소형 항만까지 운송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피더급 선박의 경우 노후 비율이 여전히 높아 교체 수요가 뚜렷하다”며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선대 교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피더선
시장의 수익성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아서 디 리틀(ADL)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피더 컨테이너선의
자산수익률(ROA)은 1723%로, 대형 컨테이너선(712%)보다 약 두 배에 달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장거리 노선의 운임과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공급망의 지역화가 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무역 장벽이 강화되며 중소형 선박의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실제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4월 28일 1조8,000억
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18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그리스 선사 캐피탈 마리타임이 발주한 14척이 피더급(2,800TEU급 8척, 1,800TEU급 6척)으로 구성돼 눈길을 끈다. 해당 선박은 자회사인 HD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하며, 현대미포는 현재까지 총 16척을 수주하며 피더급 시장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조선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는 “노르웨이 선주사
아르네 블리스타드 등도 소형 컨테이너선에 대한 재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피더선 및 지역 노선 중심의 선박에 대한 시장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그간 피더선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미국 정부의 중국산 선박 견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에게도 수혜가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이 주로 ‘빅3’ 조선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의 몫이었다면, 피더선은
중형 조선사들도 충분히 수주가 가능한 선종이다.
한 중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최근 복수의 피더급 컨테이너선 수주를 두고 선주사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글로벌
신조 발주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피더급 컨테이너선의 발주 증가는 국내 조선업계, 특히 중형 조선소들에겐 오랜만에 찾아온 ‘반가운 물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