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재개 보류·호르무즈 봉쇄 방침…해상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 등록 2026.03.03 11: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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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A CGM 컨테이너선. [사진=CMA CGM]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해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 정상화가 다시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방침을 밝히면서 글로벌 해상 물류망과 에너지 수송로 전반에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지시간 2일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파그로이드의 롤프 하벤 얀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공습 여파로 수에즈 운하 운항 재개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얀센 CEO는 페르시아만 일대를전쟁 구역으로 지칭하며, 유가 및 해상 운송 비용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인도양과 지중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유럽 항로 운항 거리를 대폭 단축하는 핵심 수로다. 그러나 2023년 가자지구 전쟁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하면서 주요 선사들이 잇따라 우회에 나섰고, 항로 정상화는 지연돼 왔다. 지난해 10월 휴전 합의 이후 일부 재개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번 공습으로 관련 계획은 다시 보수적으로 조정되는 분위기다.

 

덴마크의 머스크와 프랑스의 CMA CGM 등 일부 선사는 한때 유럽연합(EU) 해군의 호위 아래 제한적으로 수에즈 항로를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대안 항로를 병행하거나 운항 전략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를 경유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유럽 간 항해 기간은 평균 1~2주 늘어나며, 연료비·용선료·선복 운용 부담이 확대된다.

 

시장조사기관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수에즈 운하 운항이 완전히 정상화될 경우 글로벌 컨테이너 유효 선복이 5~8%포인트 증가해 운임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대로 현재와 같은 우회 운항이 지속될 경우 공급 제약이 이어지면서 운임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에너지 수송로까지 긴장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2(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봉쇄 방침을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 산유국과 오만만·아라비아해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유조선 운임 급등과 전쟁위험보험료(War Risk Premium) 인상, 선박 운항 차질 등 연쇄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이날 국제 유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7% 상승했다. 해운업계는 원유 가격 상승이 벙커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컨테이너선·벌크선·유조선 전 선종의 비용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군사적 충돌 상황과 관련해서는 각국 발표가 엇갈리는 부분도 있어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는 단기간 내 전면적 봉쇄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면서도,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홍해·수에즈와 호르무즈 해협을 아우르는 중동 해역 전반이 고위험 구역으로 재분류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수에즈 항로 정상화 기대가 다시 후퇴하면서 컨테이너선 시장뿐 아니라 VLCC 등 유조선 시장까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전쟁위험보험료와 연료비 상승이 겹치면 글로벌 물류비 압박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해와 호르무즈라는 양대 전략 수로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글로벌 해상 공급망은 또다시 지정학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태 추이에 따라 운임, 선복 운영 전략, 에너지 물동량 흐름 전반에 걸친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승준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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