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와 연예계의 콜라보 (下)

2014.11.13 14:52:11

BSB Cruise 2014 참관기

크루즈여행을 통한 빽스트리트보이즈(BackStreetBoys 이하.BSB)와 전세계 팬들의 만남을 이루어 새로운 거대시장을 창출한 미국의 크루즈산업의 경쟁력에서 어린시절 스타에 대한 동경을 품어온 30~40대 경제력 있는 팬들과 연예·크루즈산업의 콜라보레이션은 전세계에 한류로 대표되는 국내 연예계와 크루즈 시장의 또다른 가능성을 본다.


 출항전 전탑승객의 안전교육(Muster Grill)이 모두 종료된 오후 5시. 팬들은 하나둘씩 7층 리셉션 라운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BSB 멤버들과 출항을 축하하는 ‘Sail Away With BSB'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애당초 최상층 야외갑판에서 행해지기로 했던 행사였지만, 많은 비와 거센 바람으로 팬들의 안전을 걱정한 선장이 고심 끝에 행사장 변경을 지시했다. 실제로 출항때만 해도 조금 센 정도였던 바람이 20분 후에는, 사람이 서있기 힘들정도로 강해졌다. 선장의 오랜 경력에서 비롯된 뚜렷한 선견지명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장소 변경된 리셉션 라운지는 평소 탑승객들의 안내를 돕는 평범한 헬프데스크에 불과했지만, 7층부터 12층까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체 공연장으로는 그 쓰임새가 요긴했다. 5시 30분 경, BSB 멤버들이 드디어 무대에 등장했다. 5층 난간을 가득 메운 팬들이 BSB 멤버들과 환호하며 즐겁게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크루즈선사 덕에, 모두들 시작의 기쁨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었다.

 스타도 팬들도 첫 만남에 한껏 고무된 첫째 날을 보내고 이틀째, 본격적인 팬미팅이 시작되었다. 아침 11시부터 포토세션의 일정이다. 4~5명의 팬들이 짝을 지어 BSB 멤버전원과 함께 일종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다. BSB 멤버중 가장 나이 많은 멤버가 무려 71년생, 더군다나 멤버 모두 결혼을 하여 이제는 으젓한 아이들까지 두고 있지만, 팬들의 마음은 한결같은 소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갖 정성으로 치장했다, 어린 시절 동경했던 스타와의 사진촬영에 모두들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있었다. 사실 필자는 크루즈에 탑승한 몇안되는 남성이었다. 그리고 BSB 크루즈의 또다른 이름은 Women's Cruise... 전일정 내내 원치않는 주목을 한 몸에 받을 수 밖에 없었던 터에 이 포토세션은 그야말로 민망함 그 자체였다. ‘오해마세요. 저는 기자일로 여기왔습니다’라고 외쳐볼까. 아니야 그게 오히려 예의가 아니겠지.. 이런저런 생각 뒤로 다가온 차례에서 의외로 내 가슴은 뭉클해졌다. 마치 오랜 옛 친구를 만난 듯, 반갑게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내 비록 당신들의 팬은 아니었지만 눈부시던 내 젊은 날에는 어딜가든 당신들의 노래가 들려왔오. 나와 당신 여기까지 수고했고,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힘껏 파이팅합시다!.“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 이곳을 찾은 중년의 아저씨도 딸과 함께 찾은 멋쟁이 할아버지도 다 같은 마음이리라, BSB가 있었기에 세계각지에서 모여 만난 인연들. 음... 어찌 아니 기쁠 소냐!

 둘째 날, 셋째 날 선내에서 이뤄진 쇼는 무척이나 다양했다. BSB가 한창 활동하던 90년대의 영화와 음악 그리고 일상들을 주제로 한 퀴즈쇼, 최신 노래들의 가사 알아맞히기 게임쇼 등과 같이 팬들이 직접 참여하는 자리는 물론이거니와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왕년 히트곡들로 꽉꽉 채워진 인터뷰쇼와 풀타임 콘서트쇼까지. 3박 4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기발하고 훌륭한 프로그램들이 이어졌다. 바하마(Bahamas)의 Half Moon Cay의 눈부신 햇살, 하얀 백사장과 에메랄드 바다위에서 펼쳐진 환상적인 BSB의 기항지 파티는 그야말로 ‘덤’이었다. BSB 크루즈가 올해로 4회째, NKOTB 크루즈는 6회째를 맞았다. 뮤직차터가 이만치 롱런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치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처음엔 스타에게 이러한 크루즈 팬미팅은 낯설고 위험한 것이라 생각될 수 있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팬들과 함께 3,4박을 한다는 것은 무엇보다 아티스트의 안전에 큰 위협이라는 걱정때문이다. 팬들의 안전사고 또한 우려되는 것이 사실. 그러나 그것은 완벽한 기우였다. 크루즈선사의 투철한 안전의식은 기본이다. 스타가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움직일 때, 그리고 팬들과 함께하는 그 모든 순간에 크루즈직원 및 안전요원들이 조직적인 동선으로 완벽하게 대처한다. 그것은 크루즈와 연예계에는 가장 중요한 합의사항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개최된 일련의 크루즈 팬미팅 이벤트에서는 그 어떤 안전사고나 그 흔한 타박상 사고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선사와 여행사가 행사의 안전과 진행을 보장하는 한, 오히려 팬들의 만족감은 온전히 스타의 몫이다.

 이런 뮤직차터의 가능성은 앞으로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무궁무진하다. 행사의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점(갑판에서 밤새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고성방가를 해도, 그 망망대해에서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는다), 팬심을 굳게 이어갈 수 있다는 점(깊은 밤 출출하여 잠이 오지 않는 팬들이 24시간 운영되는 레스토랑에 오순도순 모여 국적과 인종이 다른 다양한 팬들과 함께 스타이야기로 밤새 꽃을 피운다. 방음시설이 훌륭한 선내 라운지와 작은 클럽에서는 일상에서의 탈출을 만끽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BSB의 음악에 밤새 춤을 춘다), 친밀하고 유대깊은 추억을 만드는 팬서비스를 만든다는 점(매파티때마다 BSB 멤버들은 수많은 팬들에게 셀카를 찍어준다). 그 모든 것이 바다위의 호텔, 크루즈이기에 가능하다. 어린시절 스타에 대한 동경을 품어온 30~40대 경제력 있는 팬들이 크루즈산업의 가치와 만나 또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 재탄생한 현장이다. 크루즈선사, 여행사, 연예계 그리고 범국가적으로도 이런 크루즈 팬미팅의 잠재력과 파급력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글. 신승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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