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최고의 크루즈는...

2014.12.12 17:26:01


비교적 최근 건조된 크루즈선들의 최신식 인테리어와 혁신성에 큰 호응.

가족단위의 이용객 증가로 향후 크루즈 건조와 컨셉에 많은 영향 일 듯.



 크루즈 기자들과 이용객들로 이루어진 크루즈 전문 평가 웹진이 있다. 95년 사이트를 오픈하여, 매달 300만 명 이상의 방문하는 크루즈 크리틱닷컴(Cruisecritic.com)이 바로 그것. 크루즈 전문 기자들이 꾸려가는 이곳은 현재 웹에서 가장 확고한 공신력을 가진 크루즈 평가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이 크루즈 크리틱닷컴에서는 매년 ‘최고의 크루즈’를 선정한다. 크루즈 기자들이 뽑은 순위와 전세계 크루즈 이용객들이 뽑은 순위, 두 가지를 공개하는데 성격은 조금 다르다. 전자가 ‘크루즈 역사에 획을 그은 것’에 초점을 맞춘 반면 후자는 전형적인 크루즈 이용객들의 만족도 순위다. 최고의 다이닝, 최고의 선내 피트니스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지만, 종합부문(Overall) 순위가 꽤 흥미롭다. 동북아시아 시장에 이미 진출해 있어 우리에게 익숙한 선사들의 크루즈선은 쉽게 찾기 힘든 것. 세계 1위의 크루즈선사 카니발(Carnival)이 그간 아시아 진출에 관심 없었던 것이, 북미 시장에서 워낙 잘된다 해서였던가. 세계를 무대로 한 각양각색의 크루즈선사들과 다양한 콘셉트의 선박들이 눈에 띈다. 자 그렇다면, 우리들에겐 생소하지만 전 세계 크루즈 이용객들이 꼽은 2014년 최고의 크루즈선박 Top 5의 순위를 알아본다.

5위. 셀러브리티(Celebrity)사의 Silhouette 호
 실루엣호는 2011년 7월에 첫출항하여 비교적 최근에 건조된 크루즈다. 최근에 건조될수록 깔끔한 것은 물론, 현대적인 분위기를 가진 것이 일반적인데, 셀러브리티사의 모토인 ‘모던 럭셔리(Modern Luxury)’와 만나 찰떡궁합 시너지를 낸 경우다, 현재 중국을 호령하고 있는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사 계열의 브랜드지만, 전세계를 항해하거나 배재치 구간을 제외하고는 아직 아시아 정기운항편이 없다. 인테리어와 음식 그리고 서비스 모두 최근에 가장 핫한 아이템으로 중무장하여 젊은 층에게도 크게 어필하고 있어 5성급 프리미엄 크루즈 라인들 중에서도 높은 고객 재방문율을 기록한다. 특히 불가리, 돌체앤가바나, 마이클코어스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이 선내 면세점으로 입점해있는 것이 특징. 12만 톤급의 최대 수용인원 2880명 크루즈.


4위. 카니발(Carnival)사의 Liberty호
 세계 1위 크루즈선사인 카니발사의 모토는 ‘Fun Ship'이다. 한마디로 즐길 것이 많은 배라는 뜻. 공교롭게도 올해 톱 5를 차지한 크루즈는 모두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에게 더욱 특화된 배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40-50대 이상의 중장년, 혹은 노년들이 주 타겟층이었던 크루즈업계가 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어떻게 대처해가는 지를 보여주는 극명한 예다. 실예로 리버티호는 선내 최대의 운동장을 보유하고 있는 크루즈다. 최대수용인원 3천명의 11만 톤급 크루즈로 미국 남부의 캐리비안해를 주요 운항지로 삼고 있다. 최대 운동장을 가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23척을 보유한 카니발사의 크루즈들중 유독 리버티호가 4위에 오른 것은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러나 크루즈 크리틱닷컴의 기자들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합리적인 크루즈(Best Value) 부문에서 카니발사가 선정된 것을 감안하면 세계최대 크루즈 운항지인 캐리비안해를 운항함으로서 많은 이들이 카니발사의 높은 가성비를 경험하고 그것에 투표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3위. 셀러브리티(Celebrity)사의 Reflection호
 5위에 이어 또 다시 셀러브리티사다. 보통 하나의 크루즈 선사 안에서도 체급과 성격에 따라 다양한 클래스로 나뉘는데, 5위와 3위를 차지한 셀러브리티사의 크루즈 모두 최상급의 솔스티스(Solstice) 클래스다. 그것보다 한 단계 낮은 밀레니엄(Millenium) 클래스는 올해 가을부터 아시아 지역에 간헐적으로 투입되어 운항중이다, 세계 최고의 만족도를 자랑한다는 솔스티스 클래스의 배들을 아시아에서 맛보기란 아직 쉽지 않다.

 12만 톤급 대형 크루즈 선에 속하지만 크루즈 크리틱닷컴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대형 지중해 크루즈’ 부분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속이 알차다. 2012년에 건조된 만큼 깔끔한 실내와 선사특유의 모던함이 빛을 발한다. 리플렉션호에 특화된 것은 바로 스위트룸이다. 기존 스위트보다 한 단계 높은 ‘리플렉션 스위트룸’이 바로 그것. 사실 룸이라기보다는 펜트하우스에 가까운데(2개의 객실과 2개의 욕실로 구성된 이 리플렉션 스위트는 일부 샤워시설이 바다 위 투명유리로 만들어져 야릇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프리미엄 라인과 럭셔리 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셀러브리티사의 이러한 시도는 사실 명석한 마케팅의 산물이다. 6성급 럭셔리 라인일수록 적은 승선인원과 1대1 맞춤 응대 서비스로 최고의 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크루즈선의 크기가 상당히 작아지는 경향이 있어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넓은 공간의 다양한 어뮤즈먼트를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내 캐빈의 85%가 발코니룸인 것도 셀러브리티사만의 현명한 업그레이드 전략이다. 이러한 셀러브리티사의 준 럭셔리 마케팅은 적중했고 올해 최고의 크루즈선 탑 10위 안에 모두 4대를 진입시켰다.


2위.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사의 Oasis of the Seas호
 세계 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오브더씨즈호가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22만 톤 규모의 최대승선인원 6,300명의 이 괴물 같은 크루즈가 기획될 당시만 해도 많은 이들은 비관적이었다. 몸집만 크게 키운다는 비판부터, 그 많은 탑승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우려까지 미래를 장담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모든 것이 기우였다. 커진 규모만큼 서비스와 재미도 커졌다.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오직 이 초대형 크루즈에서만 가능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라는 타이틀에 크루즈가 뭔지도 모르는 세상 사람들도 귀가 솔깃했다. 로얄 캐리비안사의 도전은 대성공이었다.

 아직 아시아에서 운항되고 있지 않지만, 로얄 캐리비안사의 가장 최신 도전의 산물이라 불리는 퀀텀오브더씨즈(Quantum of the Seas)호가 내년 상해를 모항으로 한국을 기항한다. 기존의 암벽등반, 아이스링크는 물론 범퍼카와 움직이는 전망 타워까지 새롭고 신기한 시설이 즐비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로얄 캐리비안이 아시아를 더욱 이해하고 적응하면서 향후 어떤 도전을 펼칠지는 조금 더 흥미있게 지켜봐야할 일.



1위. 디즈니(Disney)사의 Fantasy호
 사실 크루즈 이용객들이 뽑은 최고의 크루즈라는 것이 올해 모든 크루즈를 경험해본 후 작성된 차트가 아니기에 각각의 점수는 상당히 개인적이라 하겠다. 그러니 아이들과 함께 한 가족단위 크루즈 여행에서 디즈니 크루즈만큼 완벽한 즐거움을 보장하는 것이 또 있을까? 안그래도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현격히 증가하고 있는 크루즈 시장에서 디즈니와 크루즈라니. 이건 가히 짜고 치는 고스톱 수준이다. 디즈니 캐릭터들로 가득 찬 선내에서 매일 디즈니 만화와 영화를 주제로한 공연들이 펼쳐지며, 아이들에게는 심지어 소다음료가 무한정으로 제공된다. 아이들의 행복이 곧 부모의 행복. 심지어 같은 일정으로 미국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 낮에는 기항지관광, 나머지 시간에는 디즈니 크루즈라면 부모와 자식 모두 일타쌍피 격이다.

 디즈니사의 판타지호가 2014년 최고의 크루즈 1위로 뽑힌 것이 크루즈 원론주의자(?)들에게는 인정할 수 없는 사실 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국 비즈니스는 아이디어 싸움인 것. 최고의 서비스와 최대의 선박을 뛰어넘는 것은 결국 최고의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역시 아시아지역에는 아직 진출하지 않은 선사이지만, 아시아에서 디즈니의 높은 인기를 감안할 때(홍콩, 동경에 이어 2015년 아시아에서 3번째로 상해에 디즈니랜드가 완공된다), 그 어떤 선사보다 아시아 진출이 유망하며 그 성공 가능성도 가장 높다 할 수 있다.

글. 신승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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