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A.P. Møller-Maersk)와 CIMC(China International Marine Containers,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는 지난해 9월 발표했던 머스크의 자회사 MCI(Maersk Container Industry)의 매매계약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올해 안에 매각 작업을 마무리 할 예정이었으나 유럽과 미국 규제당국의 상당한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법무부 반독점부는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전 세계 리퍼 컨테이너 생산량의 90%를 중국 국영 기업이 생산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매우 우려했다고 전해진다. MCI가 CIMC에 매각되면 리퍼 컨테이너 제작은 중국의 3개 업체에 집중되게 된다.
드류리(Drewry)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 세계 리퍼 컨테이너 전량이 이미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으며(MCI의 Star cool 생산공장이 칭다오에 위치), 드라이 컨테이너는 96%가 중국 생산이다. CIMC, 둥팡(Dongfang), CXIC, FUWA 순으로 상위 4개 업체가 컨테이너 생산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데, 이 중 70%를 점하는 CIMC와 둥팡이 중국 국영기업이다.
올해 초 미국은 CIMC의 무역 관행에 대한 별도 조사를 진행하여, 미국 시장에서 섀시의 판매에 대해 수입 관세를 부과했다. 캐나다 역시 2022년 2월 CIMC의 섀시 수입에 비슷한 관세를 부과했다.
CIMC를 비롯한 중국 컨테이너 제조업체들은 이전에도 미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바 있는데, 2014년 미국 무역위원회는 CIMC 등의 중국 기업이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53피트 컨테이너를 미국 시장에 싸게 파는 반경쟁적 덤핑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조사했으며, 107%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CIMC가 항소하여 승소하였다.
컨테이너 부족과 물류대란을 호되게 겪은 미국으로서는 CIMC가 MCI를 인수하는 것이 컨테이너 생산 독점기업과 해당 국가에서 공급물량과 가격을 임의조절하는 결과로 이어질까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리퍼 컨테이너는 냉동 시스템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액세스와도 연결되는 사안이다. 이는 점차 발전되어가는 드라이 컨테이너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앞으로는 컨테이너 생산자와 통제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이 민감한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마지막 남은 비중국 컨테이너 제조 사인 MCI를 중국 국영 회사에 매각하는 것은 규제 당국으로선 승인하기 어려운 정치적 과제였을 것이다.
CIMC의 MCI 인수가액은 10억 달러였으며, CIMC는 미 법무부가 해당 거래를 반독점 행위로 보고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계획을 듣고 결국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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