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동안의 운임추세는 시장이 최근 2년여 간의 모습과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명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9월 30일 프레이토스 발틱 인덱스(Freightos Baltic Index, FBX)의 아시아-미국 서안 부문의 40피트 스폿요율이 3,000달러 아래로 곤두박질 쳐 2,953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1년 전의 20,000달러에서 70%가 넘는 하락이다. 아시아에서 미 동안으로 가는 스폿요율 역시 1년 전 최고치였던 21,000달러에서 6,943달러까지 주저앉았다.
스폿에 비해 더디게 움직이는 장기 계약요율마저 주춤거리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노르웨이 운임 플랫폼기업 제네타(Xeneta)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9월에 장기 계약요율이 1.1% 하락,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내려갔다. 이는 팬데믹이 이끈 해운호황 사이클이 이제 수명을 다했다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아시아 역내 해상운임도 하락하는 추세이지만 장거리 운송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9월 23일 동남아화물지수(Southeast Asia Freight Index, SEAFI)는 전주에 비해 2.5% 하락, 30일에는 다시 6.27% 하락했다.
이는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과 우리나라,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이 참여하는 RECP(지역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올해 2월에 발효되어 해당 국가간 교역이 증가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5~7월 컨테이너 물량이 전 세계적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전반적인 분위기가 글로벌 무역량의 감소 추세로 기울어지고 있어 운임협상 테이블에서 화주들이 기세를 잡은 반면 운송인들은 물량유치를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해가 저물어가면서 운임의 하락세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