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A 소속 근로자가 다수 일하고 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항구[사진=ILA]
해상 운임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올해 상반기 해상 운임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상승한 후, 선박 공급이 증가하면서 해운사 간 운임 경쟁이
시작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물류와 운송 관련 파업이 이어지고 있어, 향후 운임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183.73포인트(5.6%) 하락한 3097.63을 기록했다. 이는 12주 만에 SCFI가 31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지난 5월 31일 3044.77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도
같은 기간 2.8% 하락한 453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달 아시아-북미 항로의 주간 선복 공급량은 전년 대비 11.3% 증가한 58만 4311TEU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미국 동부 연안 운임은 전주 대비 1FEU당 751달러
하락한 8546달러를 기록했으며, 서부 연안 운임도 626달러 떨어진 5955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과 중동 항로 또한 각각 전주 대비 1TEU당 210달러, 170달러 하락한
4400달러와 1969달러로 나타났다. 인도-북미 항로 역시 선복 공급 증가로 인해 운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물류와 운송 관련 파업 가능성이 커지며, 이는 향후 해상 운임에 다시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물류가 마비되면서 전반적인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캐나다에서는
국영 철도 회사인 캐네디언내셔널(CN)과 캐네디언퍼시픽(CP)의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말 만료된 노동협약을 갱신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노동조합은 23일(현지 시각) 파업을 선언했고, 사측은
직장폐쇄 조치로 맞서고 있다. 비록 캐나다 노사관계위원회(CIRB)의
복귀 명령에 따라 업무가 재개되었으나, 노사 양측이 법적 조치를 예고하면서 파업이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캐나다 철도는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를 연결하는 주요
공급망이기 때문에 이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 혼란이 심화될 전망이다.
미국 동부
항만에서도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동부 항만 노조인 국제항만노동자협회(ILA)와 미국해양협회(USMX)의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ILA는 임금 인상 문제뿐만 아니라 항만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도 반대하고 있다. ILA는 노사 협정이 만료되는 9월 말까지 고용 안정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예고했다. ILA는 북미 대서양 연안 14개
항구에서 일하는 8만5000명의 근로자로 구성된 최대 노조로, 파업이 현실화되면 1977년 이후
47년 만에 발생하는 대규모 파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서부 항만 노조의 태업으로 120억 달러 이상의 무역이 중단된 바 있으며, 이번 파업은 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역시
해운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인도의 12개 항만 근로자로 구성된 6개 노동조합은 지난 28일(현지
시각)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31개월간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에 나섰으며, 정부의 항만 민영화
추진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물류와 운송 파업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계는 파업이 해상 운임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운임이 잠시 하락했지만, 파업이 이어지면 운임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