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주 엘리자베스의 뉴욕항과 뉴저지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하고 있다. [사진=AP]
미국의
양대 항만 노조 중 하나로 꼽히는 국제항만노동자협회(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 ILA)가 47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LA는 미국해운연합(USMX)과의 새로운 단체협약을 오는 30일까지 체결하지 못할 경우
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ILA는 지난 2018년 USMX와 ‘마스터 계약’을
체결하며 항만 자동화에 대한 기준을 설정했으나, 최근 자동화 로봇 시스템의 도입 문제로 협상이 결렬되었다. ILA는 항만 운영사인 APM 터미널과 그 모회사인 해운사 머스크가
자동 게이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지난 6월
예정된 협상을 취소했다.
ILA는 미국 대서양 연안 14개 항구에서 근로하는 수만 명의 노동자가 가입된
노조로, 이 항구들은 미국 전체 수입량의 약 절반을 처리하고 있다. 만약
파업이 시작될 경우 미국 수입 물량의 43~49%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산되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미 미국의 수입 업체들은 파업 가능성에 대비해
전자제품, 연휴 용품, 자재 등을 미리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파업이 공급망 혼란을 초래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공급망 문제는 원자재 수입과 제품 수출 비용을 급등시키며, 이는
최종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ILA의 파업 가능성에 대해 소매업계와 물류업계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조나단
골드 전미소매연합(NRF) 부회장은 “소매업체들은 항만노조
계약 협상 중단으로 파업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부 해운사들이 미국 동부 선적 물량을 서부 항만으로 돌리고 있지만,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 항구 물량을 서부 항만에서 모두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022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로스앤젤레스(LA) 롱비치항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큰 타격을 입은 바 있으며, 이번 파업은 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걸친 충격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