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던 해상 운임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미국 동부 항만의 파업 철회와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가수요 해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향후
해상 운임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해운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 운송 항로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2290.69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전주 대비
214.49포인트 급락한 수치다. SCFI는 앞서 미국 동부 항만 노동자들의 파업 가능성과
트럼프 당선인의 강력한 관세 정책 예고로 인해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항만 노동자들과
운영자들은 항만 자동화 문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입장 차이를 보였고, 이로 인해 긴급 선적 수요가 급증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상승을 우려한 기업들이 사재기에
나서며 운임 상승세를 가속화했다. 지난해 11월 2251.90포인트였던 SCFI는 이 같은 영향으로 올해 1월 3일 2505.17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지난 8일, 미국 동부 항만의 노사가 잠정 합의에 도달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사라졌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20일)을 앞두고 가수요가 감소하면서 물동량도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SCFI는 하락세로 전환됐다.
한국국제물류사협회의
구교훈 회장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발생했던 가수요는 이미 지난해
12월 말에 끝났다”며, “이제는 거품이 정리되는
시점으로, 사재기 수요가 발생한 만큼 향후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새로 주문된 선박들이 계속 인도되고 있어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라는 이중 압력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해운사 간의 동맹 경쟁이 향후 운임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에는 제미나이협력과 프리미어얼라이언스 등 글로벌 해운업체 간 합종연횡을 바탕으로 한 신규 얼라이언스들이
출범할 예정이다. 이러한 동맹체들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운임 정책을 내놓으며 운임 하락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 하락세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으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일부 해운사의 경영 압박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운임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과잉과 가수요 해소로 인해 해운업계는 한동안 조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얼라이언스 간 경쟁이 격화되고 글로벌 무역 환경이 변화하면서 장기적인
운임 추이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해상 운임 시장은 다각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 향후 관세 정책,
글로벌 물류 동향, 해운사들의 전략 변화 등이 운임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