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국적선사 첫 운항

2013.09.06 11:36:38

현대글로비스, 오는 15일 러시아서 출항

15일 러시아 우스트루가港에서 출발, 북극해 통과해 10월 중순 국내 광양항 도착
시범운항 시 북극항로 운항 노하우 습득해 향후 북극·에너지 화물 수송 경쟁력 확보


글로벌 종합물류유통기업 현대글로비스가 한국 국적 선사로는 최초로 북극항로를 이용한 화물 수송에 나선다.
이는 지난 7월 해양수산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발표한 ‘북극 종합정책 추진 계획’의 북극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진행되는 첫 사업 성과란 점에서 주목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여천NCC㈜가 러시아 노바텍(Novatec)으로부터 수입하는 나프타 3만 7000톤을 다음 달 15일 러시아 발트해 인근 우스트루가(Ust-Luga)항에서 내빙(耐氷)선에 선적한 뒤, 북극해를 통과하여 10월 중순경 국내 광양항 사포 부두에 도착할 계획이다.
이번에 현대글로비스가 시범운항에 나서는 북극항로는 총 거리 1만 5500Km와 운항시간 35일이 예상되는 ‘신항로’다.
그동안 국적 선사들이 이용한 남방항로로 환산하면 북유럽 선적항을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국내로 도착하게 되며, 평균 거리 2만 2200Km와 운항시간 45일이 걸린다.
북극항로 이용 시 운항거리 6700Km와 운항시간 10일을 단축할 수 있어서 물류업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재 북극항로 운항은 유럽, 러시아 선사들이 에너지 자원 등을 수송하는 해운 시장을 장악해 왔으며 국적 선사들은 북극해를 이용할 내빙선과 운항 노하우가 없어 이용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현대글로비스 시범운항 이후, 국적 선사들이 북극항로 이용을 활발히 하면 우리나라와 유럽 간 신규 항로 개발과 이에 따른 물류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시범운항에 국제 해운 경쟁력을 지닌 스웨덴 스테나(Stena) 해운의 내빙선 ‘스테나 폴라리스(Stena Polaris)’를 용선(傭船)해 화물을 수송할 계획이다.
성공적인 시범운항을 위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7월 초 해양수산부, 스테나 해운과 공동으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스테나 폴라리스는 6만 5000톤 급으로 길이 183m, 폭 40m의 제원에 최고 속력 15.5노트(28.7Km/h)의 석유 제품선이다.
스테나 폴라리스는 우스트루가항을 출항한 뒤 광양항에 도착하는 총 1만 5500Km의 운항거리 중 약 4200Km의 북극해 구간을 통과할 예정이다. 베링 해협을 지나는 이 기간에는 러시아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운항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시범운항에 자사 선박 운항사(해기사)를 승선시켜 북극해 운항 절차와 노하우를 습득하는 기회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북극항로 이용이 활성화될 때를 대비해 해운업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북극항로 개척을 통해 자체적인 에너지 화물 수송 경쟁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해운 역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는 총 80여 척의 자동차운반선, 벌크선을 주력 선대로 운영 중이다.
시범운항 이후 현대글로비스는 북극 인근의 러시아, 북유럽 에너지 관련 부문의 물류 사업에도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글로비스와 스테나 해운은 이번 시범운항 이후로도 전략적인 협력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해운·물류 네트워크 강화를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 해운사업실 김진옥 전무는 “이번 시범운항 참여로 앞으로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북극사업 진출과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편으로 북극이사회 영구 옵서버 국가인 우리나라의 위상 강화에도 이바지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설기사                                  

 금번 현대글로비스가 운송하게 되는 화물 나프타(Naphta)는 원유(crude oil)를 증유할때 섭씨 35~220도 범위에서 유출되는 중질 가솔린(gasolin)이라는 탄화수소의 혼합체이다. 이것은 내연기관의 연료 용도로 사용하기 보다 석유화학 원료로 주로 이용된다. 특히 우리나라 석유화학공업에서 매우 중요한 주원료이다.
이 나프타를 분해하면 얻어지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은 3대 석유화학 기초원료가 된다. 이것들이 많은 석유화학 반응을 거쳐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 등이 제조된다.뿐만아니라 나프타의 접촉개질(방향족 전환)을 통해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일생생활의 혁명을 일으킨 석유화학제품들은 나프타로부터 얻어지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합성섬유, 벤젠, 토루엔, 크실렌 등을 활용하여 다양하게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이 나프타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아주 중요한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나프타는 여러가지 형태로 얻어지지만 가장 널리, 가장 많이 추출할 수 있는 방법은 원유 증류를 통해서이다. 우리나라도 많은 양의 원유를 도입하기 때문에 이로부터 우리가 필요한 나프타를 충분히 얻을수 있지만 원유 증류 수율 문제로 휘발유,등유, 경유, 중유 등에 비해 얻어지는 적은 양의 나프타로는 우리나라 석유화학공업 원료를 충당치 못하게 되어 매년 수백만톤의 나프타(납사)를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수입 나프타는 중동지역(주로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서 들여온다. 중동지역의 원유플랜트는 나프타를 많이 생산하여 전세계 소비처로 수출하고 있다.
 여천NCC가 러시아 발트해에서 나프타를 수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중동지역에서 수입하는 경우 보다 나프타가격 경쟁력이 월등하거나, 특수한 성분이 함유된 나프타이거나 에너지원 다변화이거나 일것이다. 이 지역에서 수입하면 상식적으로도 남방항로를 경유해 운송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너무나 비경제적이기 때문이다. 북극해를 통과하는 운송항로를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수송한다면 매우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는 계기가 될것이다.
적어도 두가지 측면에서....첫째는 현대글로비스가 설명하고 있는 북극항로 이용 활성화 가능성이고, 둘째는 나프타 수입원 다변화 가능성이다.
 현대글로비스가 시범운항을 위해 투입하는 선박 "스테나 폴라리스(STENA POLARIS)"는 내빙선으로 얼음이 떠있는 바다를 항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덕트 탱커(PRODUCT TANKER)로 일반적인 프로덕트 탱커(석유제품운반선)의 늑골부분을 강화시킨 선박이라 볼수 있다.
 이러한 내빙선은 쇄빙선과는 구별된다. 쇄빙선은 얼음(해빙)을 깨면서 항해하는 선박이다. 그러므로 스테나 폴라리스는 북극해를 운항할때 항로를 선도하는 선박의 가이드에 따라 운항하게 된다. 현대글로비스가 자사 해기사 1명을 승선시켜 북극해를 통항하는 동안의 운항 절차와 노하우를 습득케 한 것은 매우 잘한 일로 비록 국적선이 아니라도 북극항로 이용에 따른 제반 사항을 파악하여 축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김명근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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