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없는 물류기지’ 4곳, 용도변경이 탈출구인가?

  • 등록 2011.07.11 1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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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권역 물류기지가 건설사와 정부간의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주장이 부동산 업계로부터 제기됐다. 수도권, 중부권, 영남권, 호남권 물류기지 근처 부동산을 취재한 결과 “물류기지는 부동산 측면에서 판단 할 때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유동인구(물동량), 접근성(공업단지와 인접)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나왔다. 또한 주택, 아파트 부동산 시장에는 이런 종류의 정책이 비일비재하다며 건설사와 연구단체, 대학교수 간의 잘못된 용역연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호남권 물류기지 근처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이곳(호남권 물류기지)은 누가 보더라도 죽은 땅이다. 산과 근접한 지역에 철도 시설을 건설 한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 공장이라면 또 모를까. 앞으로 정부에서 기능변경이나 부지 용도변경을 시도해 공장을 세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토부는 현재 용도변경을 시도하고 있으며 2~3곳의 물류기지를 검토 중이다. 수도권 물류기지(의왕시)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현재 의왕ICD(수도권 물류기지)의 평균 땅 값(공시 시가)은 30만원 정도지만 아직 매매를 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실제 땅 값을 추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만일 이곳이 공장(산업단지) 또는 아파트 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된다면 땅값은 순식간에 10~20배 이상 오를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른 곳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공장단지 내에 화물터미널과 철도기지가 있어 제품 운송할 것이다. 공장들이 앞 다퉈 입주할 것이고, 땅 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다”고 말했다. 또 영남권 물류기지의 부지 매매 전문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국토부)에서 해결책으로 제시한 ‘용도 변경’ 정책은 이미 오래전부터 부동산 시장에 사용되던 전략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건설사가 연구단체나 교수들에게 입맛대로 연구용역을 의뢰하고 정부는 이를 검증없이 받아 들인다는 것이다. 이후 용도변경이라는 해결책을 건설사가 다시 제시하고, 정책적으로 진행되면 그 안에서 발생하는 부동산 자산 차익을 챙긴다는 것이다. 근거로 5대 권역 물류기지 중 4곳의 물량 부족을 꼽았다. 박사급 연구원들이 모여 연구를 한 물류기지가 5곳 중 1곳이 물량이 부족하면 이해하겠지만 4곳이 연구결과와 다르다면 건설사와 연구단체간 ‘짜고 친 고스톱’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건설사들이 이 사실을 절대 모를 리 없다”며 “언론사들도 검증 없는 보도로 이런 부동산 문제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을 토대로 현재 부동산 관계자들에게 5대 물류기지 예상 시나리오를 들어봤다. “사회간접자본시설(SOC)이기 때문에 건설사는 정부와 민간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물류기지를 짓는다. 보통 지하철이나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부동산일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물류기지도 마찬가지다. 집 바로 앞에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이 있을 정도로 훌륭한 시설이지만 집에 살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 물류기지 운영사는 운영 적자를 보기 시작할 것이다. 정부는 민간공동 사업(SOC)인 만큼 문제 해결키 위해 제조업체나 공장 부지로 용도변경을 시행한다. 이후 공업용지로 사용되도록 제도가 변경되자 땅 값은 수직적으로 오른다. 여기서 땅 주인이 누구냐(투자방식 BOT, BOO)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큰 차익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철도시설과 화물터미널 이용시설이 갖춰진 공업단지로 변경된다” 실제로 5대 권역 물류기지의 투자 방식은 건설, 소유 운영 방식(BOO: Build-Operate-Own)과 계약 시공 및 운영 후 소유권 이전 계약 방식(BOT: Build-Operate-Transfer)이다. BOO방식은 기업이 시설을 건설한 후, 소유권 및 운영권을 민간이 소유하는 형태. BOT는 기업이 시설을 건설한 후, 일정기간 동안 소유·운영하고 나중에 정부에 귀속되는 방식이다. 휴게소 사업을 예로 들 수 있다. 보편적으로 20~30년간 운영되지만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전례 상 연장 또는 소유권이 유지된다.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년 후 땅 값 상승으로 물류기지 운영 적자와 상쇄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로 표(5대 권역 물류기지 투자방식 현황 및 공시시가)를 보면 2004년 이후부터 2011년까지 땅 값이 상승한 것을 알 수 있다. 적게는 2~3배, 많게는 10배가량 높아졌다. 특히 부산권 물류기지의 근처 양산물금택지개발의 경우 기존 주택지구에서 상가지구로 용도변경이 되자 22만원(2004년)에서 178만원(2011년)으로 땅값이 뛰기도 했다. 단, 부동산 관계자들은 “공시시가는 실제 거래와 상관없이 국가에서 정한 땅 값이라 절대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수요가 높은 땅은 공시시가 보다 몇 배 높은 땅 값을 기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 5대 물류기지에 대한 부지 매매 거래가 없기 때문에 땅 값을 정확히 판단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비 기자 jkh@kt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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