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크루즈기업의 친환경 혁신

2015.06.26 16:23:06

업계 최초 'LNG 연료 크루즈선' 발주, '자원봉사여행' 판매로 업계 큰 파장 예고

 세계 크루즈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크루즈기업 ‘카니발(Carnival)'사가 최근 파격적인 친환경 행보를 감행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 15일 카니발사는 세계 최초 'LNG(Liquefied Natural Gas)’ 연료로 운항되는 크루즈선의 건조와 출항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업계 최초로 ‘자원봉사여행(Voluntourism)'을 모토로 한 크루즈선사의 운항을 공표해 업계 및 관련분야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크루즈업계는 환경단체들로부터 대기와 해양환경을 위협하는 주범으로 지목되어왔다. 고로 쉬퍼스저널은 올해 초 특집으로 크루즈선사들의 친환경 정책 관련 기사를 다루며 전 크루즈선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선사들의 환경의식을 고취한 바 있다. 카니발의 이러한 쇄신이 향후 해운·항만·크루즈업계 및 급성장하고 있는 동북아 크루즈시장의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투영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세계 최초 LNG 연료 크루즈선 발주

 카니발사는 지난 6월 15일, 세계 최대 크루즈 조선소인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와 '핀칸티에리(Fincantieri)'에 크루즈선박 8척을 새롭게 발주했다. 이 중 4척은 기존 연료로 사용되던 벙거유가 아닌 LNG로 운항되는 선박이다. 벙거유를 연료로 한 크루즈선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탑승객 1명당 지상에서보다 3배 높고, 같은 거리를 운행하는 500만대의 자동차가 야기하는 공기오염물질과 같은 배기가스를 배출한다는 국제적인 환경단체 ‘FOE(Friends of Earth)’의 자료가 발표 된 후, 세계 각 곳의 질타가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그 변화의 첫 시작을 카니발사가 이끈다. 일단 이번에 건조되는 크루즈선박은 항구 정박 시는 물론, 해상에서도 100% LNG로 운항된다. 현재 많은 선사들이 항구 정박 시 항만의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육상의 전기를 공급받는 ‘플러그 인(Plug In)'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더욱 본격적인 친환경 행보인 셈이다. 이로 인해, 카니발사는 벙커유를 연소할 때 발생하는 매연입자 및 생태계에 치명적이라고 알려진 산화 유황(sulfur oxides) 등 매연배출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 졌다.

 카니발사 신발주 선박의 놀라운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규모는 18만 8천 톤으로 현재까지 세계 최대 크루즈선으로 알려진 ‘로얄 캐리비안(Royal Caribbean)'사의 ’오아시스(Oasis) ' 클래스 다음이다. 그러나 수용인원면에서는 오아시스 클래스 보다 200명이 많은 6천 6백 명에 달해 사상 최대 규모다. 단순히 친환경적 연료사용의 혁신만을 가져온 것만이 아닌, 크루즈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선박이 탄생할 예정이다. 카니발사의 LNG 연료 크루즈선은 모두 2019년부터 2022년 사이 인도 되며, 2척은 카니발사 소속 독일 크루즈선사 ’아이다(AIDA)' 소속으로, 나머지의 행방은 현재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효율 높고 매연물질 거의 없는 LNG 연료,
친환경 선사라는 대외적인 홍보수단까지”

 LNG 연료는 기본적으로 열효율이 높고 매연물질을 거의 배출하지 않아 유독 친환경적인 소재로 각광받는다. 반면 폭발의 위험성이 있고 기존 벙커유보다 더 많은 연료 저장 공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어 크루즈선 건조 시, 설계 단계부터 안전과 공간 확보에 주의를 요한다. 특히 세계 3대 선박 감시 기구(PSC)들 중 하나인 U.S 코스트 가드는 LNG 연료 크루즈선박에 대해 기존 벙커유보다 더욱 확실한 안전장치 확보를 권장하고 있다. 이에 카니발사는 안전설계와 연료 효율의 최대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LNG 연료 크루즈선이 단순히 환경적인 혜택만을 위해 고안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대외 관계 매니저인 닉 브라운(Nick Brown)은 "최근 강화되는 해양환경 관련 법규들과 연료 가격 문제가 우리를 LNG 연료로 눈을 돌리게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LNG 연료 사용은 대외적인 홍보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라며 다양한 부대이득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었음을 피력했다.


자원봉사여행(Voluntourism) 크루즈선사 Fathom 출범

 '자원봉사여행‘이라는 뜻의 단어 ’발룬투어리즘(Voluntourism) '은 ’자원 봉사자‘ Volunteer와 ’여행‘ Tourism의 합성어로 휴가를 자원 봉사활동으로 보내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여행을 뜻한다. 카니발사는 지난 4일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최초 ’자원 봉사 크루즈‘ 콘셉트의 브랜드 '패텀(Fathom)'의 정식 출범을 알렸다.

 이 자리에서 카니발사의 관계자는 ‘패텀’을 두고 ‘전 세계가 아직 목도한 적 없는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한 사업 전략’이라고 소개하며, ‘교육과 환경 그리고 경제 발전’까지 염두한 브랜드임을 어필했다. 실제로 이 패텀의 기항지 관광은 기존 크루즈와는 달리 기항한 지역 주변에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곳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지역의 역사와 환경 및 개선방안들을 함께 논의하는 여정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Save The World' 표어 내건 CSR 행보.
높은 가격 및 운영정책 등은 숙제로 남아”

 그 첫 여정은 2016년 4월 도미니카 공화국이다. 2001년 건조된 탑승인원 710명의 3만 톤급 크루즈선 ‘아도니아(Adonia)’호 첫 출항한다. 1주일의 방문기간 동안 참여자(탑승객)들은 카카오 농장의 일손을 돕기, 초콜릿 만들기, 현지 학생들의 영어수업 참여, 현지 식수 필터 건설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패텀’은 현재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크루즈 여행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에서는 그 누구의 이견도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상품 가격이 문제다. 현재 발표된 판매가의 경우 가장 저렴한 2인기준 인사이드 캐빈 가격이 한화 400만원(2인 기준)에 달한다. ‘발룬투어리즘’이라는 말 그대로 ‘자원 봉사’ + ‘여행’이라는 점에서 ‘상품’의 측면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나 ‘자원 봉사’의 순수한 의도조차 프리미엄 가격화하여 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또한 기업의 CSR 활동을 표방한 ‘Save The World'라는 표어까지 내걸며 ’패텀‘을 홍보하고 있지만, 카니발사의 환경보호정책과 직원근무조건 점수는 사실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해외 크루즈 언론들조차 “당신이 진정한 발룬투어리즘을 원한다면 그 돈으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가서 돕고 느껴라”라며 비아냥거릴 정도.

 그러나 크루즈업계는 짧은 역사 속에서도 실수 통해 교훈을 얻고 도전을 통해 미래를 선점해왔다. 세계 1위 크루즈선사 ‘카니발’의 이러한 친환경적인 행보는 세계 크루즈산업 곳곳에 분명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임은 자명한 일. 앞으로 펼쳐질 다른 선사들의 새로운 친환경적 도전들은 물론 범지구적 환경보전운동에 동참하기 위한 거대 크루즈선사들의 치열한 ‘에코 전쟁’을 지켜보는 재미도 분명 쏠쏠할 것이다.


신승광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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