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프로덕트가 중국시장 움직였다”

2015.09.14 00:15:24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중국·북아시아·태평양 지역 지난 리우 회장 및 국제크루즈선사협회 북아시아 의장 인터뷰


‘최상품(Best Product)’+‘프로덕트 스토리’ 전략으로 중국 크루즈산업 부흥 이끌어
많은 해외선사 아시아 진출 준비 중, 항만 인프라 확충과 비자 간소화 필요

 중국 크루즈산업의 시작은 2000년대 중반으로 보는 시각이 많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것은 정확히 2009년부터다. 지난 리우씨가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중국·북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사장으로 영입된 바로 그 해다. 이 후 중국은 단 5~6년 만에 세계 2위를 눈앞에 둔 거대한 크루즈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는 현재 중국 크루즈산업의 부흥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 유니버시티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고 중국에서 유능한 마케터로 맹위를 떨치던 그가 중국 크루즈업계에 펼친 마법 같은 마켓팅 비법은 무엇일까. 또한 CLIA의 북아시아 의장으로 바라보는 아시아 크루즈산업의 미래를 위한 해법은 무엇일까. 쉬퍼스저널이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Q  2009년 로얄 캐리비안 인터내셔널의 중국·북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중국에서는 저명한 비즈니스맨이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리우(이하 리우) : 2000년대 중반 저는 이미 중국 시장의 해외 다국적 기업의 투자를 관리하는 대기업의 부사장으로 큰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이후 헤드헌터(인재 스카우트 전문가)로부터 로얄 캐리비안의 영입 제의를 받았습니다. 로얄 캐리비안은 그간 저의 경험과 서양·동양의 문화와 경제에 대한 식견을 높게 산 듯합니다. 그 전까지는 크루즈를 타본 경험만 있을 뿐, 크루즈업계에서 일한 캐리어는 없었습니다. 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었습니다.


Q  로얄 캐리비안에 입사하신지 단 5년 만에 로얄 캐리비안을 아시아 최고의 선사의 자리에 올려놓으셨고, 중국을 세계적인 크루즈시장으로 이끄셨습니다. 그 성공적인 운영의 비결은 무엇이었는지요?

리우 : 사내에 제대로 된 팀이 꾸려졌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최고의 상품’이 열쇠가 되어주었습니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중저가의 상품들이 가격 경쟁을 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발전을 하게 되는데 저희는 중국의 크루즈시장을 조금 다르게 봤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최고의 상품에 돈을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최고의 크루즈선박’을 투입하는 일명 ‘다이아몬드’ 전략이 성공의 비결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Q  홍보 방법도 궁금합니다. 13억 인구라는 거대한 중국 시장에서의 홍보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리우 : 중국처럼 큰 시장에서 처음부터 모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려면 굉장히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중국만 해도 130개의 TV 채널이 있고, 커플, 가족, 성인 등 소비자의 유형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프로덕트 스토리’에 주안점을 두고 미디어를 트레이닝 했습니다. 2년 전 ‘마리나 오브 더 시즈(Mariner of the Seas)’호와 ‘보이저 오브 더 시즈(Voyager of the Seas)’호가 중국에 들어올 때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크루즈선'이라는 점과 ‘새롭고 익사이팅한 선내시설이 구비되어 있다’는 점을 어필했죠. 그렇게 되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과 가족에게 저절로 홍보가 되었고 자연스럽게 큰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퀀텀 오브 더 시즈(Quantum of the Seas)’호도 마찬가지입니다.


Q  만약 리우씨가 한국에서 크루즈 마케팅을 펼치신다면 중국과 같은 결과가 있을까요.

리우 : 한국은 중국처럼 잠재력 있는 시장입니다. 그러나 중국이 이렇게 큰 크루즈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는 중국인의 해외여행 비자 제약 때문입니다. 중국인은 현재 해외여행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반면 크루즈는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 또한 크루즈로는 한 번에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여행할 수 있죠. 그래서 많은 수요가 발생을 하는 것입니다.
 이제 중국인들은 크루즈여행을 단순히 높은 퀄리티의 휴가 수단이 아닌 높은 퀄리티의 ‘라이프스타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선상에서 서양의 문화를 만나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그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입니다. 한국의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Q  국제크루즈선사협회(Cruise Line International Association, 이하 CLIA)의 북아시아 의장도 역임하고 계십니다. 이 지부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을 맡게 되는 것인지요.

리우 : 이제 막 출범한 상태입니다. 기본적으로 CLIA는 전세계 크루즈선사들이 협력하여 새로운 투자처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해외 선사들이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임에도 많은 진출을 원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CLIA 차원에서도 많은 과제가 있습니다.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크루즈 인프라의 확충과 비자 발급 제한 완화 및 절차의 간소화입니다. 현재도 많은 크루즈선박이 아시아에 들어오고 있지만, 항구와 선석이 모자랍니다. 또한 중국 크루즈 탑승객들이 한국 기항 시 하얀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는 문제로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항만 인프라가 늘어나고 비자 절차가 간소화되면 더 많은 선박이 들어올 수 있고 선사와 지역사회 모두 윈윈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들에 대해서는 CLIA와 각국 정부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한국도 국적선사의 출범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해외 대형 크루즈선박들과 경쟁해야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리우 : 중국입장에서는 반가운 뉴스일 수 있겠습니다(웃음). 최근 중국 정부는 해외 국적의 크루즈선박이 중국에 더욱 많이 기항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외화 수입의 기회인데 좋은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모항 역할만 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무엇도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도 국적선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지니스적인 시각에서는 한국의 국적선사 출범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요가 있으면 당연히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해외 대형 크루즈선박들과의 경쟁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호텔처럼 고소득층을 위한 6성급이 있는가 하면 중산층을 위한 3~4성급도 있고, 모텔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을 제공하고 그들이 결정하게 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아시아 크루즈업계 종사자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리우 : 각 나라의 정부부처와 국가기관은 모두가 윈윈하는 이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위해 함께 더욱 노력했으면 합니다. 또한 아직 크루즈여행을 즐겨보지 못하신 분들께는 ‘크루즈는 단순한 휴가수단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신승광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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