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의 미래, 바다에서 찾다"

2014.05.26 17:04:01

염상훈 클럽 토마스 대표

대한민국이라는 크루즈 불모지를 향한 신대륙 원정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처녀항해처럼 시작은 무모했고 작금의 풍파는 보란 듯이 거세다. 허나 모진 현실 속에서도 꿋꿋하게 크루즈관광의 대중화를 위해 달려온 이들이 있다. 이름하여 ‘한국 크루즈계의 선구자들’. 중국 크루즈산업의 발전규모가 매년 업계 최고기록을 경신하면서 세계 최고 크루즈 선사들의 이목이 한중일 동북아시아로 집중된 이때, 과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하는가.

 이제부터 연재될 인터뷰는 한국 크루즈산업, 나아가 한국 해운 관광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정직한 청사진이다. 허튼 것 하나 없는 그들의 굳은 소견과 침착한 일침은 이내 그들이 꿈꾸는 크루즈 신대륙이 그리 멀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격이 있고 여유로우며 옹골진 그들과의 인터뷰. 크루즈와 꼭 닮아있다.




Q. 일단 쉬퍼스 저널 독자분들께 간단한 인사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염상훈입니다. 쉬퍼스 저널 잘 보고 있습니다(웃음). 저는 2005년 크루즈 전문 여행사 ‘클럽 토마스’를 시작으로 업계에 입문하였습니다. 준비기간까지 합하면 언 11~12년을 크루즈만 보고 왔네요. 다양한 광고와 전문 월간지등 나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이제는 ‘크루즈 선사를 직접 해보자’라는 생각이 있어 속초를 모항으로 한 국적선사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Q. 크루즈에 어떻게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되셨는지요.
 2003년이었을 겁니다. 세계 엑스포 선정지로 여수가 후보지로 올라 응원차 모나코의 몬테카를로에 갔을 때, 우연치 않게 크루즈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런 세계가 있었구나’하는 충격을 받았죠. 그 후 세계의 여러 크루즈 박람회들을 돌아보면서 한국에서 크루즈 전문 여행사를 시작해봐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크루즈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Q. 크루즈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곳이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다 보이는 곳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안에서 책을 볼 것이고, 역동적인 사람은 그 안에서 운동이나 레포츠 시설을 이용할 것입니다. 밥 먹는 매너나 그 사람이 기분 좋고, 나쁠 때를 배에서 함께 생활하면 다 알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럭셔리 크루즈부터 대중 크루즈까지 선택할 수 있는 폭도 넓어서 더 이상 돈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사업상 혹은 여가로 골프여행을 많이 가시는데 무엇보다 크루즈여행을 적극 추천해 드립니다.



Q. 최근 국적 크루즈선사를 준비 중이시라고 들었습니다.
 사실 크루즈 전문 여행사는 한계가 있습니다. 돈은 많이 벌 수 있습니다만, GSA 방식의 총판사업은 지사가 한국에 직접 들어오게 되면 사업을 접어야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같이 다양한 상품을 파는 여행사라든지 크루즈선사의 홍보대행사와는 분명 다른 길이죠. 선주가 되는 것은 저의 오랜 꿈이었습니다. 직접 크루즈를 운항하면서 한 척 두 척 배를 늘려가는 것이 저의 숙원이죠. 저는 어쩌면 일반 크루즈업계 분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Q. 크루즈 전문 여행사부터 국적선사까지, 누구보다 한국 크루즈산업의 현실에 대해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2012년에 첫출항했던 한국 최초의 국적 크루즈선인 하모니호가 현재 휴항중이라는 건 다 아실테구요. 크루즈 육성 진흥법이 상임위까지 통과하였지만 법사위에서 계속 계류 중입니다. 사실 세월호 참사에서도 드러났지만 세계 조선업 1위, 해운업 5위의 대한민국 여객선업은 후진국 수준입니다. 이런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고, 더욱 성숙한 업계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그 핵심을 정확히 짚어야합니다. 정부의 한국 여객선업 정책은 항만시설같은 하드웨어의 성장세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운항 및 안전을 숙달한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소프트웨어 없이는 그 어떤 질적 성장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 부분은 확실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세계 크루즈업계의 이목이 모두 중국에 쏠려있습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성장세이기 때문이죠. 중국의 국적선사들 또한 곧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지않느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중국도 이런 크루즈산업의 붐이 일어난 것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바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한국 정부도 한국 크루즈업계의 미래를 위한 더욱 거시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합니다.




Q. 크루즈 육성 진흥법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2013년 7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크루즈 육성 진흥법을 국회에 발의했습니다. 김준석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장, 김장호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장, 한희승 하모니크루즈 회장, 박태욱 국제 크루즈산업 연구소장을 포함해서 저까지 이 법안에 모두 관여되어있습니다. 크루즈야말로 미래 가장 유망한 국가적 전략사업입니다. 높은 고용효과, 부가가치,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세계최고 기술력을 가진 한국 조선, 해운업과 맞물린다면 국가적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크루즈 전문가’가조차 없는 실정입니다. 아직도 크루즈승무원과의 필요성을 의문하시는 분이 계시고, 크루즈와 카페리, 유람선의 차이점을 모르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듯이 항만시설에 대한 투자뿐만 아니라 ‘크루즈 전문 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법제화하자라는 것이 이 크루즈 육성 진흥법의 가장 중요 골자입니다.

 선상 카지노 허용문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선사수입의 40% 수준인 카지노가 허용되지 않는 한, 해외선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국적선사는 있으리 만무합니다. 현재 외국인 선상 카지노만 허용하자는 분위기인데, 일본, 중국인들이 카지노를 위해 굳이 한국 크루즈에 탈 이유가 없습니다. 내국인 선상 카지노도 허용해야 합니다. 이외에 중요한 내용으로 외국인 선원 허가와 크루즈 산업협회의 존립 등이 있겠습니다. 30년 동안 규제만 해오다 결국 국적 크루즈 업계가 침체된 일본의 교훈을 우리는 잘 새겨보아야 합니다.



Q. 앞으로의 대표님의 꿈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초지일관 저의 꿈은 국적 크루즈 선사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한국 연안만을 다니는 것이 아닌, 한국을 모든 문화를 맛볼 수 있는 ‘한류 크루즈 선사’죠. 이탈리아의 영화, 그림, 인테리어, 식생활을 그대로 옮겨놓은 코스타(Costa) 크루즈나 디즈니(Disney)영화의 캐릭터들과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미국의 디즈니 크루즈처럼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어디에서든 한국을 느낄 수 있고 국위선양 할 수 있는 크루즈. 저는 그것이 결국 한국인이 크루즈로 꿈꿀 수 있는 최고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꿈이 이루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꿈꾸는 건 자유니까(웃음).

 마지막으로 한가지 덧붙이자면, 아직 한국에서는 크루즈와 크루즈 여행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아요. 크루즈 타면 뱃멀미 안하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고 10박이라고 하면 ‘배 안에 갇혀있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많구요. 그런 분들에게 크루즈 여행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앞으로도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은 분들에게 좋은 기회를 드리고 싶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그동안 열심히 뛰어오신 좋으신 업계분들까지 나쁜 사람들로 오해받는 것 같아서 저도 참 마음이 아픈데 저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 크루즈산업은 분명 미래유망한 성장산업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글. 신승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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