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크루즈선사 올해 출범하나?

2015.05.26 09:57:15

- 동북아시아 크루즈시장 2010년부터 세계적 크루즈선사들의 각축장
- 중국, 10년 이상 노력과 투자 후 최근 국적 크루즈선사 3곳 출범해
- 선박금융지원, 크루즈 대중화, 관련업계 동반상생을 통한 성공기반 마련해야


 크루즈산업을 육성코자 하는 현정부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다. 올 1월 통과된 ‘크루즈육성법‘을 필두로 해양수산부는 ’크루즈 선상 카지노 허용‘과 ’국적 크루즈선사 출범‘까지 크루즈를 국가차원의 ’新성장동력산업’으로 이끌기 위한 아낌없는 지원과 혁신 방안의 확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내수·수출 균형경제'의 핵심 추진 과제로도 크루즈 산업 활성화를 꼽은 바 있다.

 이렇게 크루즈산업이 우리나라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 데에는 무엇보다 한국을 찾는 중국 크루즈 관광객들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해수부 유기준 장관은 한 일간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크루즈 관광객 한 명은 한국에서 평균 117만원을 썼다”며, “이는 한국의 항만에서 컨테이너 10개를 처리하는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일반적으로 지상 관광객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크루즈 관광객은 그만큼 지출금액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이제 크루즈산업은 한국 경제의 황금알을 낳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서서히 자리매김해갈 추세다.

 그러나 기항지의 수혜는 한계가 있다. 크루즈의 수익은 거의 대부분 크루즈선사에게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한국 기항지 관광의 수익 또한 대부분 한국 인바운드 여행사와 결탁한 중국 여행사에 모두 돌아가고 있다. 그간 한국 여행사와 지역상권은 크루즈 관광객의 온전한 수익분배가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져왔다.

 이에 유기준 장관은 모항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반으로 한 국적 크루즈선사를 올해 안에 출범시키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현재 GKL(글로벌코리아레져), 팬스타와 현재 사업방안에 관한 협의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국적 크루즈선사는 올해 안에 출범이 가능한 것이며, 향후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 것인가. 그렇기 위해서는 어떤 난제들을 해결해가야 할 것인가. 각계각층의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한 3가지 상생방안을 제시한다.


선박금융지원
 정부주도 국적 크루즈선사 업체로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고 있는 곳은 바로 팬스타다.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크루즈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선사이며, 부산~인천항을 오가는 2만 1천 톤급 팬스타드림호 안에 크루즈 섹션을 운영 중에 있다.

 팬스타의 최배현 대표이사는 쉬퍼스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조건만 갖춰진다면 올해 안에 팬스타가 국적크루즈선사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박금융을 가장 중요한 변수로 뽑았다.

 그는 “현재 동북아시아 크루즈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크루즈선을 운항하려면 중고로 들여온다 해도 최소 2천억 정도를 예상해야 한다.”며, “국가에서 선박 가격에 90%를 지원해준다고 해도 10%분의 200억을 팬스타가 조달하기에는 너무 큰 금액이다. 또한 선박이 확보되어도 일정 기간 운영자금에만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라며 자금조달의 애로사항을 피력했다.

 큰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큰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지만 민간업체로 국적 크루즈선사를 운영하기에는 선박금융지원이 없이는 국적크루즈선사의 출현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크루즈여행의 대중화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크루즈 육성법’에는 ‘국내수요 창출’에 관한 ‘일반국민 대상 크루즈 홍보 확대’ 조항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1. 해양관광 체험행사와 연계하여 홍보책자 배포와 여객 터미널 내 홍보 동영상을 상영하며 크루즈 이용을 촉진한다. 2. 미국 ‘사랑의 유람선(Love Boat)'과 유사하게 국내 연안 크루즈선 등을 대상으로 한 드라마·영화 등을 제작하여 국민들의 인식 전환과 친근감 형성. 마지막으로, 연안 크루즈와 테마 크루즈 활성화한다. 등의 조항이다.

 이 중 크루즈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영화 제작이 가장 실효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예로 미국 TV시리즈 ‘사랑의 유람선’은 현재 한국에도 기항하고 있는 ‘프린세스 크루즈(Princess Cruises)'가 77년부터 10년간 제작하여 전 세계 크루즈 대중화에 혁신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루즈업계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태가 트라우마로 남은 한국인들에게 연안훼리와 크루즈의 차이점을 분명히 각인시키고, 크루즈여행 안전함과 퀼리티를 홍보하기에는 드라마나 영화가 적절한 방식"이라며, ”영화 ’타이타닉(Titanic)‘은 역사상 최악의 인명사고를 낸 재난영화지만, 사람들은 그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선박이 위험하다는 생각보다는 아름다운 선박 시설과 세기의 로맨스를 떠올린다.“며 한류의 파급력을 이용한 관련 영상물 제작에 필요성을 강조했다.
 

크루즈 조선업과의 상생
 이렇게 국적 크루즈선사 출범이 가시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조선 2위, 해운 5위의 한국이 그동안 크루즈 건조와 국적 크루즈선사 운용에 문외한이었다는 사실은 새삼 아쉬움을 자아낸다. 해수부는 국적 크루즈선사가 운영되면 연 1조 3천억원의 관광수입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해운조선업계와 연계하여 상생을 도모한다면 국가경제에 진정한 ‘블루오션’으로 더 큰 ‘시너지효과’를 발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중국과 일본 모두 크루즈 조선업 발전에 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3년 ‘프린세스 크루즈’의 ‘다이아몬드’호와 ‘사파이어호’를 건조한 바 있는 일본 '미츠비시(Mitsubishi)'사는 독일계 크루즈선사 ‘아이다(AIDA)'에서 발주한 12만 톤급 크루즈선 2척의 건조를 추가 완료하고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인도할 예정에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중국 톈진에서 열린 ’중국 크루즈 쉬핑 EXPO'에서는 세계 1위의 크루즈선사 ‘카니발(Carnival)'이 중국 국영 조선 협회(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 CSSC)와 함께 크루즈건조를 위한 조인트 벤처를 중국에 설립하는 MOU를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이 MOU에는 세계 3대 조선소 중에 하나인 핀칸티에리(Fincantieri)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세계 크루즈 조선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지난해 전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점유율 4.4%에 불과했던 아시아 지역은 2013년 137만 명에서 2020년 700만 명까지 이용객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또한 2010년경부터 아시아 크루즈시장은 이미 굴지의 세계적 대형 크루즈선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것은 물론, 중국은 이미 발해륜도유한공사, HNA Cruise, 천해크루즈 등 3개의 국적 크루즈선사를 운영하며 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국적 크루즈선사의 출범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야 한다, 관련업계와의 상생을 위한 탄탄한 인프라 구축과 국민적인 홍보에 더욱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한다. 중국 크루즈업계가 지금의 호황을 누리기까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했음은 꼭 잊지 말아야할 사실이리라.



신승광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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