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사고 저감 위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2015.08.31 18:09:58




 임기택 사무총장의 당선으로 산업 전반에 새로운 탄력을 부여받은 IMO의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의 영역은 국제항해에 사용되는 300톤 이상의 배로 한정되어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매년 100명 이상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하는 한국의 소형 선박과 어선 인력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국가적 정책 및 시행 방안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것이 현실이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은 이러한 산업의 요구가 학계의 연구력과 만나 정부의 진행력으로 결집되어 함께 시너지로 발현된 케이스다. 시행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의 추가 연구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 산·학·관의 이 합작품으로 최근 세계시장에서도 그 독보적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 조선기자재 분야의 새로운 주력분야로 떠오른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모든 것. 해양부 항로표지과 이내비게이션팀 안광 팀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Q 무엇보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구축사업의 추진배경과 취지가 궁금합니다.

안 광 팀장(이하 안) :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인적과실에 의한 해양사고 감소를 위해 2006년부터 이내비게이션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IMO에서는 주로 국제항해에 종사하는 협약선박 위주로 이내비게이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등록선박의 88.4%가 어선이고, 총톤수 100톤 미만의 소형선박과 어선에서 해양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과 어선을 포함한 소형선박의 사고감소를 위해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IMO에서 개발 중인 이내비게이션 관련 기술지침과 표준들이 국제협약으로 채택된다고 해서 해양사고 감소효과가 바로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이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위한 기술개발과 개발된 기술을 서비스에 적용하기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고 운영되어야 합니다. 해양부에서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이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식별하여 이러한 서비스 구현을 위한 기술개발과 시스템구축을 위하여 정부에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구축사업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Q 소형 어선 및 선박에 탑재되는 이내비게이션은 한국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어떤 연구기관과 기업들의 주체로 진행되어 왔으며, 해양부 및 국가지원 상황을 알고 싶습니다.

안 : 외항선박에 비해 연안선박과 어선의 경우 선박 내 안전설비와 선박운항여건이 열악합니다. 그래서 사고 위험이 높죠.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이들 선박의 안전 확보를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직접 추진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추진을 위해 해양수산부 내 전담공무원 4명과 민간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기획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본 기획연구과정에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중심으로 학계, 기술단체, 연구기관, 통신 및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작업반 활동을 통해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전략이행계획을 마련하였습니다.


Q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구동방식이 궁금합니다. 또한 기존 선박에 장착되어 있는 시스템과 차별화 되는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안 :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서비스는 선박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면, 항법시스템과 통신체계를 갖춘 선박에서는 기존에 설치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각종 정보서비스와 항해지원서비스를 받게 되며, 항법과 통신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소형선박에는 전용 휴대용 단말기를 통해 이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문자와 음성형식의 정보전달 수단을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그림,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형식으로 실시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정보교환 체계는 기존의 선박 운항장비와의 조화를 통해 항해사의 운항 피로를 저감시키며, 선박과 선박, 선박과 육상(4S)간의 정확하고 간결한 정보교환을 통해 해양사고 저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Q 2020년까지 약 1308억의 예산이 지원되는 연구기관이 올해 말 선정될 예정입니다. 실제 상용화되기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지원이 될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안 :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은 크게 핵심기술 연구개발(R&D)과 해양안전 인프라확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핵심기술 연구개발은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을 구축·운영하기 위한 해상교통종합 관리 기술 개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양안전 인프라 확충 사업은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종합정보시스템’과 ‘차세대 해상무선 통신망’ 구축사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은 국가 연구개발(R&D) 사업형태로 추진될 계획이며, 공개경쟁공모를 통해 사업단을 선정하고 해양수산부는 정부 출연금 형태로 사업단의 기술개발 및 인프라 확충 사업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Q 최근 부산과, 목포, 인천에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설명회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어떠한 취지로 만들어지는 자리이며 반응은 어떤지요.

안 : 2014년 11월에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서 해양수산부에서는 2015년 7월에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전략이행계획을 수립하였고 국무회의를 거쳐 이를 확정하였습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홍보와 해운선사, 조선소 및 선박기자재업계 등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수렴 및 사업 참여를 요구하기 위하여 지역별로 설명회를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의견수렴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은 해양안전 확보를 위한 서비스는 물론 물류효율화, 해양레저, 어업활동 지원 등 그 확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요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 기술개발 참여 방법,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 등에 많은 관심을 보여 주시고 계십니다.


Q 최근 SKT에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상용화를 위해 해상 100km까지 고속데이터를 사용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LTE용 라우터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사용료가 저렴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안 : 한국형 이내비게이션의 초고속 해상무선 통신 체계(LTE-M)는 국가 재난안전망(PS-LTE)과 연계되어 비상시에는 국가 재난망으로 활용되고 평시에는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되어질 예정입니다. 현재의 휴대전화는 LTE-M의 700㎒대의 주파수를 직접 수신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휴대전화에서 수신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라우터 설치가 필수적입니다. 육상과 선박의 라우터간의 통신은 700㎒대 주파수로 이루어지고 라우터는 다시 이를 와이파이(Wi-fi) 형식으로 변환하여 휴대전화에 전달해 주는 방식입니다. 가정에서 많이 사용하는 와이파이 공유기와 같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해당 라우터는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개발될 예정이며 해양안전 정보제공을 위한 장비인 만큼 저렴한 가격에 수요자에게 보급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한 LTE-M은 국가 해양안전 공공망으로써 해양안전 정보 서비스 제공에 한하여 무상으로 제공될 예정이며 그밖에 사설 통신망과의 연계,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위한 사용료 등에 관한 사항은 추가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Q 해양사고의 80% 이상이 인적인 원인에서 비롯됨에도 한국형 e-내비게이션 시스템이 정착되면 세월호와 같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안 :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본격화 되면, 선박의 출항 전 항해계획수립단계에서부터 선박의 최종목적지 도착 시까지, 육상의 해사지원센터(가칭)로부터 선박특성에 적합한 최적안전항로를 지원받고, 복원성 등 선박안전성에 관련 기본 평가, 항해 중 항로이탈이나 항행위험 경보안내, 어선 조업밀집지역 안내, 조류나 바람 등 실시간 해양정보를 데이터형태로 이용 가능합니다.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는 많이 줄일 수 있겠죠.


Q 마지막으로 IMO가 시행하는 국제적 이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대해서도 정부의 지원상황을 듣고 싶습니다.

안 : IMO에서는 2019년 이내비게이션 시행을 목표로 관련분야에 대한 새로운 기술표준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국제기술표준을 우리가 선점하고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사업을 통해 개발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국제협력활동도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기술개발 작업에는 국내 연구기관과 기업들이 자유롭게 참여하여 산업화에 바로 적용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죠.



신승광 기자 mediak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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