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아내 정현선씨(다섯 번째)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항에서 열린 1만6592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A.P. 몰러(A.P. Moller)호' 명명식에 참석했다. [사진=머스크]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AP Møller-Maersk)가 2040년까지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선박 연료의 15~20%를 대체연료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머스크의
비전은 지난 28일(현지 시각) 로이터 보도로 공개됐다.
전 세계
화물 운송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해운업은 전 세계 온실가스(GHG)
배출량의 약 3%를 차지한다. 머스크는 연간
약 1000만~1100만 톤의 연료를 소비하며, 지난해 기준 대체연료 비율은 약 3%에 불과했다.
머스크
에너지 시장 부문 부사장 에마 마자리(Emma Mazhari)는
“2030년에는 친환경 연료나 재생 가능한 연료가 전체 소비의 15~20%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는 에너지 효율 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체연료로는 바이오디젤, 그린 메탄올, 바이오메탄 등이 꼽힌다. 특히, 바이오메탄은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연료로 활용할 수 있어 유럽과 북미에서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머스크는
이날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이중연료 메탄올 컨테이너선 AP 몰러호(AP Moller)를 공개했다. 이 선박은 최대 1만6000m³의 메탄올을 탑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 간 왕복 항해가 가능하다.
머스크는
총 18척의 초대형 메탄올 선박을 HD현대중공업에 주문해
올해와 내년 중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예정이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은 “머스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친환경 선박 기술로 해운업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머스크가
보유한 700척의 선박 중 7척이 바이오메탄올로 운항 가능하며, 24척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머스크는 중국 융기실리콘자재(Longi Green Energy)와
바이오메탄올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2027년까지 필요한 선박 연료의 절반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공급은 2026년부터 시작된다.
그린 메탄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은 해운업의 큰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메탄올은 에너지 밀도가 낮아
기존 연료의 약 2배의 연료량이 필요하다. 지속가능성 미디어
트렐리스에 따르면, 2029년 전 세계 바이오메탄올 생산 용량은 연간
1030만 톤으로 예상되나, 2050년까지 모든 해양 연료를 대체하려면 연간 5억4000만 톤이 필요하다.
비용 역시
문제다. 대체연료는 화석연료보다 2배 이상 비싸며,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딜테브
블리처(Ditlev Blicher) 머스크 아태지역 사장은 “화석연료
가격 상승을 유도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의 COO 라밥 불로스(Rabab Boulos)는 “넷제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화석연료와 대체연료 간 가격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며, 머스크가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해 관련 규제를 추진 중임을 밝혔다. IMO는 내년 4월
글로벌 해운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 구조를 확정할 예정이다.
머스크는
대체연료 및 친환경 선박 기술을 통해 글로벌 해운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도할 계획이다. 향후 대체연료
보급 확대와 상업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산업 전반의 협력과 규제 도입이 그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