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 (화)

  • 구름많음동두천 6.0℃
  • 흐림강릉 2.8℃
  • 구름많음서울 8.9℃
  • 흐림대전 6.6℃
  • 흐림대구 7.2℃
  • 흐림울산 7.9℃
  • 흐림광주 7.5℃
  • 흐림부산 8.1℃
  • 흐림고창 6.4℃
  • 제주 10.5℃
  • 구름많음강화 6.6℃
  • 흐림보은 6.0℃
  • 흐림금산 6.4℃
  • 흐림강진군 8.1℃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6℃
기상청 제공

CSR

프란치스코 교황이 몰고 온 봄바람

교황선출 가버넌스에서 한 수 배우자

교황청은 독특한 체제를 가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콘클레베라는 교황 선출방식이죠. 한 장소에 입장해 토론 없이 투표로 선출될 때까지 회의하는 시스템인데, 이번 신임 교황인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그런 절차를 밟았습니다.

의외의 인물이 되었다고 언론들은 평했는데 그건 단지 언론의 시각이고 청빈, 금욕이 상징인 새 교황은 선출되자마자 봄바람처럼 상큼한 회복을 주고 있습니다.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더라도 그의 메시지와 태도에 공감하고 행동에서 감동을 합니다.

새삼 콘클레베라는 가버넌스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토론 없이도 시대가 요구하는 교황을 마치 핀 세트로 집어 내듯이 선출하는 콘클레베는 반드시 토론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다는 통념을 거부합니다. 토론은 민주적 절차로 당연시되지만 종종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것을 확인하는 다툼의 자리로 변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론했다는 요식행위로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때도 있죠. 토론 없이 선출해도 시대가 요구하는 교황을 선출하는 동력은 다름 아닌 시대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암묵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무언의 힘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전임 교황 때 여러 불미스런 일로 가톨릭은 타격이 컸고 그 점에서 분위기 일신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차에 탐욕의 손가락질에서 벗어나는 청빈을 택한 것입니다. 시대의 돛대가 청빈, 금욕이라는 데 암묵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겠죠. 그러한 방향설정이 가버넌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어디로 행하는가의 방향을 지도부 가버넌스가 해줄 때 동의와 실천이 이뤄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호텔비를 손수 계산하고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등 아르헨티나 대주교 재임 때에도 관사를 거부하고 작은 아파트에서 손수 밥을 지어먹었다는 일화가 폭포수처럼 전개되면서 혼탁한 이 시대, 사람들 마음에 청량제가 되고 있죠. 가톨릭의 정치적 반전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입니다. 교황은 예수를 따르지 않는 종교는 인심 좋은 NGO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현실을 통박하는 것이죠. 신자 수와 재물 축복에 노예가 된 한국의 교회가 참회하는 마음으로 경청하고 실천해야 할 지침입니다.

새 정부 들어서도 좀체 새 기운을 느끼지 못하고 속 터지는 일들로 살 맛 안 나게 만든 한국 정치지도자들 역시 보고 배워야 할 점입니다. 우리 시대가 요구했던 것을 정치적으로 제대로 제시하고 있는지, 방향이 맞는지 그리고 그 방향이 지금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는지 많은 토론과 연설, 주장 끝에 투표로 결정한 한국 대통령이 탄생했건만 토론 없이 뽑힌 교황청과 무척 대조적입니다.

온 국민이 바라는 것이 단지 물질의 행복인가요? 그게 2013년 한국호 돛대였던가요. 경제민주화니 균형잡힌 분배 등의 문제는 어디로 갔는지 요즘 권력 프로필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의 행위에서 국민은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지도자는 알아야 합니다.

가버넌스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교황 한 사람의 메시지가 지구촌을 울리듯 지금 신음하고 뒤틀리고 상처투성이의 한국, 어느 곳 하나 멀쩡하지 못하고 곳곳이 썩은 냄새로 진동하는 대한민국에서 심금을 울릴 가버넌스의 얼굴은 누구인지 그 주인공을 찾습니다.

 

글 강지우 CSR 칼럼니스트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