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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독일을 달구는 총리 메르켈 '과거사' 논란

'동독시절 청년조직 선전, 선동비서 역할 했다'

요즘 독일에선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과거사'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는 메르켈의 새로운 전기가 발간되면서 불이 붙었습니다. 책 제목은 '앙겔라 M의 첫 번째 삶'(DAS ERSTE LEBEN DER ANGELA M.). M은 메르켈의 앞 철자죠. 제목에서 비밀에 휩싸인 과거사를 암시하는 듯 하죠.

이 메르켈의 전기에 따르면 그녀가 과거 동독시절에 동독 청년조직인 FDJ조직 선전, 선동비서로 역할을 했다는 것인데, 이는 통일 이전에 일체의 정치조직에 가담한 적이 없다는 기존에 알려진 사실을 뒤집는 것이어서 파문을 낳고 있죠. 이 전기를 쓴 기자들이 보수논조신문인 벨트와 빌트의 기자라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보수신문은 사실상 같은 편이랄 수 있는 기민당의 메르켈 자서전에서 새로운 팩트를 '폭로'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간행 출판사인 PIPER 홈페이지에서 요약된 내용을 보니 메르켈이 철저하게 준비된 상태로 통일소용돌이 국면에서 정치에 입문했고 그 과정에서 동독 마지막 총리였던 드메지르의 협력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메르켈은 드메지르내각의 대변인으로 발탁됐었죠. 나아가 메르켈은 '독일 통일을 반대했었고, 당시 동독개혁이 서독식으로 전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했다'는 내용도 보이고, 81년부터 메르켈이 몸담았던 연구소 노조지도부로 활동했다는 추적도 있습니다.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메르켈 총리의 동독 35년 생활의 도발적인 내용들이죠.

어느 나라나 정치의 계절이면 흥미로운 사실들이 터져 나오는데 이번 메르켈 과거사 논쟁은 올 가을 독일 총선을 앞두고 더욱 뜨거운 정치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습니다. 야당인 사민당은 "메르켈이 직접 과거 해명"을 요구하면서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대변인은 이미 메르켈 총리가 기존의 자서전(2004년 발간)에서 동독시절 과거를 다 밝혔기에 더는 코멘트할 게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메르켈 총리가 서독 함부르크에서 1954년 태어나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에 이주한 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조용히 살아온 것으로만 알았던 독일인들도 이런 구체적인 논쟁에 좀 멍해하고 있다고 독일 신문들은 전합니다. 이번 과거사 논쟁을 통해 '메르켈이 이미 동독시절부터 정치적 선동과 선전을 통해 훈련을 받은 고단수였구나'하는 생각도 퍼지고 있다네요.

분단국이었던 독일의 권력 1인자인 동독출신 총리의 과거사 논란을 보면서 분단후유증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합니다.

: 신창섭 CSR투데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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