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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나



 ‘5월 9일’은 향후 5년간 우리나라의 운명을 가름할 매우 중요한 선거가 있는 날이다. 바로 제19대 대통령 선거다. 보통은 추운 겨울 초입에 치러졌던지라 온갖 꽃들이 지천에 피고 신록이 막 시작되는 ‘계절의 여왕’ 5월의 대선(大選)이 왠지 조금은 어색하고 낯설다. 전임 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무려 18가지의 혐의를 받고 영어(囹圄)의 몸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선일이 5월이 됐다. 그래서 ‘장미대선’이라고 한다. 장미가 한창 필 시기에 치러지다보니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화창한 봄 날씨 속에서 새 대통령을 뽑는 만큼 무엇보다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촛불 민심으로 탄핵하고 그 후임자를 뽑는데 마음이 편할 리 만무하다.


 박 전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보니 그야말로 구중궁궐(?)에서 세상과는 완전히 담을 쌓고 바깥일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국민을 조금이라도 생각을 하긴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오히려 비선(秘線)을 즐겼다. ‘비선실세’ 최순실은 박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비선 인물이다. 국정농단을 주도한 인물 아닌가. 탄핵과 파면, 구속기소 등 일련의 단어들을 박 전 대통령에게 붙여준 그런 인물이다. 40년 지기가 호가호위하며 국정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었는데도 박 전 대통령은 모르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 말의 진위여부를 아직은 알 수 없다. 다만 검찰이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을 ‘공범’ 또는 ‘경제공동체’로 단정한 것을 보면 박 전 대통령의 ‘몰랐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측근에 힘을 실어주면 어떤 식으로든 탈이 나게 마련이거늘 문제의식조차 없었던 것 같다.


 국가안보의 심장부인 청와대는 ‘보안 손님’과 ‘비선의료진’에 의해 사실상 무장 해제됐다. 수많은 경호 인력을 청와대에 두고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국가 안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일개인이 아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차대한 자리다. 그래서 사사로운 일이 결코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이런데도 박 전 대통령은 사사로운 일로 이런 초특급 보안시스템을 스스로 무력화시켰다. 국가안보에 대한 인식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게 나라야’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촛불이 횃불이 된 이유가 아닌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을 국민이 아닌 특정인을 위해 함부로 썼다. 심지어는 관저와 공관의 용도조차 혼란에 빠트리고 그에게 공(公)과 사(私)는 하나였다.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않았다.






 그러면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대통령은 과연 어떤 인물이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보면 답이 나온다. 실패한 대통령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 것이다. 바람직한 대통령은 우선 언행이 일치돼야 한다. 정치적인 발언을 남발해서는 안된다. 당선만을 위해 내뱉은 감언이설(甘言利說)에 현혹돼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박 전 대통령은 오로지 국민만을 생각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그러나 허언이었다. 국민이 아니라 자신과 특정인을 위해 임기 중 4년 가까이를 보냈다. 국민은 아예 안중에도 없었다. 철석같이 믿은 우리의 잘못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정치지도자가 필요하다.


 또 한 가지는 ‘소통’이다. 과거 조선시대의 임금도 미복잠행(微服潛行)이라는 것을 했다. 인의장막(人意帳幕)에 가려져 소홀히 할 수 있는 민심을 스스로 읽기 위한 수단이다. 소통의 일환이다. 임금의 얼굴조차 함부로 볼 수 없었던 시대의 이야기다. 하물며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은 어떤가. ‘문고리 삼인방’으로 임금보다 더한 장막을 스스로 쳤다. 측근 참모들과의 대면을 극히 꺼렸다.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적인 자세가 아니었다. 이러고도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가 있었겠나 싶다. 국민을 위한다면 국민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이 기본이고 필수다.


 패권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패권 정치는 망국병이자 우리의 고질병이다. 이런 망국병은 조선시대 때 꽃을 피웠다. 바로 사색당파다. 이는 전형적인 정치적 이합집산 형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패거리 정치는 국민과는 상관없이 자신들만의 이권다툼이다. 그 와중에 국민들만 골병들기 마련이다. 이런 몹쓸 고질병을 우리 정치권이 유산으로 물려받았다. 박 전 대통령 또한 ‘친박’이라는 패거리를 등에 업고 국가통수권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에게는 오로지 친박 뿐이었고 친박에 신세를 갚는 것이 목표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실패한 대통령이 됐다. 패권 세력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국민은 참으로 불행하다는 생각이다. 어쩌면 제대로 된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신세 한탄일 수 있다. 국민적 칭송과 박수를 받은 대통령을 여태 만나 보지 못했으니 이런 말이 나오고도 남는다. 오히려 임기를 마치고도 하나같이 측근과 친인척의 비리로 5년간의 업적이 모두 허사로 돌아갔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싶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피날레다. 역대 대선 때마다 그랬듯 이번 ‘장미대선’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크다. 더 이상 ‘불통’과 ‘언행불일치’, ‘패권정치’의 수식어가 따라붙지 않는 그런 대통령을 기대하고 기다린다. 비리와는 무관하고 자기희생적이며 오로지 국민을 위해 한 몸을 던질 그런 대통령을 말한다. 세계 위인전에 올라 갈 수 있는 훌륭한 대통령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국민의 바램이다. 선택의 마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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