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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1억 쾌척’ 프로야구 선수와 기업인



 프로야구 NC다이노스 팀에 박석민이라는 선수가 있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04년 1차 지명으로 삼성라이온스에 입단해 프로선수가 됐고 2016년 시즌부터 NC로 이적해 뛰고 있다. 그는 경기 중 수시로 터져 나오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몸 개그’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피겨스케이팅의 최고난이도 3회전 반 점프 기술인 ‘트리플 악셀’은 그의 전매특허처럼 따라다니는 수식어이다.


 경기마다 피 말리는 승부를 다퉈야 하는 프로 야구장에서 ‘트리플 악셀’이라니 다소 생뚱맞다는 소리를 듣는다. 사실은 잦은 부상에 시달려온 그 자신이 부상 방지를 위해 배트를 휘두른 후 몸을 몇 바퀴 돌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한다. 보는 사람들은 뭔가 튀고 싶어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그에게는 매우 진지한 동작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그가 승부만을 쫓는 프로의 세계에서 ‘몸 개그’의 달인이기를 은근히 바랄지도 모른다.






 관중과 팬들에게 간혹 큰 웃음과 즐거움을 안겨주지만 그렇다고 경기력이 엉망인 선수는 절대 아니다. 고타율에 홈런도 잘 친다. 배트로 공을 맞추는 기술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최정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유계약(FA) 선수 자격을 얻어 당시 역대 최고 몸값인 4년간 96억원을 받기로 하고 NC 유니폼을 입은 것만 봐도 그렇다. 직업 선수로서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성공한 프로야구 선수의 표상이 될 만하다.


 이런 박석민이 최근에 또 한번 야구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 통 큰 기부를 했다. 박석민이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양산 밧줄 살인사건’의 희생자 유가족을 돕겠다며 1억원을 쾌척한 것이다. 고층아파트 외벽 청소를 하며 여섯 가족의 생계를 꾸리던 한 가장을 죽음으로 내몬 어이없는 사건을 그는 외면하지 않았다. 이웃의 불행을 나의 불행처럼 공감했다. 마음 씀씀이가 참 아름답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을 식혀주는 청량제다.






 박석민은 ‘사람이 됨됨이를 갖추지 못하면 선수로서의 성장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늘 되새기며 프로선수로서의 자세를 다잡는다고 한다. 그는 앞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을 위해 모교 등에 2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성장했고 지금도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어 늘 감사할 줄 아는 프로선수가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했다. 오늘날의 나를 만들어 준 것이 내 이웃이고 사회이니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는 깊은 생각을 갖고 있다. 가히 ‘기부천사’라 하겠다. 그를 보면 우리 모두가 부끄럽다.


 생각에 따라서는 96억을 번 사람이 1억을 내놓았는데 무슨 통 큰 기부냐고 반박할 수 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프로선수는 짧은 선수 수명으로 몇 년 간 번 돈이 직장인들의 정년퇴직 때까지 버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100세 시대를 생각하면 한 푼이라도 아껴 써야 하는 것이 프로선수다. 내 돈 아깝지 않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겠나 싶다. 기부는 이런 마음을 뛰어넘는 인고의 자아실현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기업인 하면 우리는 돈 많은 사람으로 여긴다. 박석민 선수의 선행을 접하면서 우리 기업인들을 한번 돌아 봤다. 선행보다는 잘못과 치부에 비중을 두고 까발리는 언론의 속성 때문인지는 모르나 탐욕에 혈안이 된 재벌 기업들의 추한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된다. 돈과 관련한 비리에는 의례히 기업인이 끼인다. 정경유착은 아예 기본이 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을 줄줄이 가져다 바쳤다. 아마도 다른 돈을 벌기 위한 투자 또는 보험이었을 것이다.






 기업마다 사회공헌 활동을 벌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차원에서다. 기업마다 얼마만큼의 진정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모르긴 해도 다른 기업들이 하니까 눈치 보면서 어쩔 수 없이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지 않을까 한다. 기업의 자양분은 누가 뭐래도 사회의 주요 구성원인 소비자다. 기업이 사회로부터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외면하고서는 지속경영을 보장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데도 이웃을 위한 기부에는 ‘나 몰라’라다. 늘  눈치 보며 마지못해 행동에 옮기는 것이 우리 기업인의 기부활동이다.


 이런 기업인들에게 ‘갑질’은 취미생활이다. 툭하면 ‘갑질’로 구설수에 오르기가 일쑤다. 그것도 운전기사와 같은 약자들을 상대로 한다. 재벌기업 오너의 일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늘 상 있는 일상사처럼 됐다. 미스터피자의 정우현 전 회장은 가맹점주를 쥐어짜는 온갖 ‘갑질’로 돈을 모으다 사단이 났다. 우리 재계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웃을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기업이 이웃을 조금이라도 배려하고 생각할 리는 만무하다. 물론 오뚜기 처럼 올곧은 기업도 있다. 하나를 보고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탐욕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지만 의미가 큰 박석민 선수의 선행이 더욱 돋보이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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