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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3세 경영' 삼성, 사회공헌에 '통큰' 행보 기대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지난달 26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 회사간 통합을 결의했다. 양사간 통합작업은 7월로 예정된 양사의 임시 주주총회 승인과 9월1일 합병의 수순 만을 남겨둔 셈이다.

 삼성이 밝힌 합병회사는 ‘衣·食·住·休+바이오’를 핵심으로 하는 글로벌 초일류 라이프스타일 창조기업이라고 한다. 건설과 상사, 패션, 식음, 바이오, 레저사업을 통합법인이 영위한다는 뜻이다. 양사 통합법인의 외형을 5년 뒤에는 지금의 2배로 키운다는 목표도 밝혔다.

 기업의 M&A(인수합병)는 매우 흔한 만큼 이번 일이 새삼스러울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이번 삼성 핵심 계열사의 통합에 유독 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삼성의 ‘3세 경영’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은 지난 2013년 12월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흡수 합병한 것을 시작으로 에버랜드의 급식 식자재사업 분리, 건물관리사업 에스원 양도, 삼성SDI-제일모직 합병, 방위산업·화학 관련 4개 계열사의 한화그룹 인도 등 그룹 체질 강화를 위한 구조재편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런 점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구조조정의 종지부라 할만하다.

 삼성의 이 모든 행보는 사업구조 재편 외에도 경영권 승계라는 또다른 토끼까지 한꺼번에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게 설득력을 갖는다. 지배구조가 합병법인(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단순화 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합병법인의 보유지분 16.5%로 삼성생명 뿐 만아니라 삼성전자 까지 직간접으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됐다. 이것으로 삼성의 경영승계는 거의 마무리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문어발식 사업구조가 아닌 글로벌 경쟁을 염두에 둔 ‘3세 경영’ 다운 행보로 평가받는다.

 통합법인의 회사명도 삼성물산으로 정했다고 한다.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선택의 이유로 댈 수도 있으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창업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삼성물산을 택함으로써 2세대라는 긴 세월 탓에 자칫 잃기 쉬운 초심을 되찾고 삼성의 뿌리를 견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보여 ‘이재용 삼성’에 거는 기대도 자못 크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지난 1년동안 그룹 회장직무대행을 해왔다. 지난달 31일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 취임한데 이어 그 다음날에는 호암상 시상식에도 참석했다. 삼성 경영의 세대교체를 공식화 하는 수순을 모두 밟았다.

 삼성은 이병철-이건희 세대를 거치면서 세계 초일류기업군에 편입 될 정도로  엄청난 부(富)를 일궜다. 세계시장점유율 1위 제품이 20개 가까이 (2012년)에 달한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우리 국가와 국민들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휴대폰 만해도 그렇다. 치열한 경쟁구도 속에 세계 일류 제품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것도 따지고 보면 우리 내수시장이 받쳐준 덕일 것이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발행 구설수 등을 겪긴 했지만 ‘3세 경영’ 구도는 무난해 보인다.

 이제는 삼성이 ‘이재용호’의 출범을 계기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도 ‘통큰’ 배려를 할 때라고 본다. 지금까지도 다른 기업군 보다 훨씬 많은 기부와 사회공헌 노력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엄청난 부에다 안정적 경영 승계까지 이룬 만큼 ‘성장 위주’의 과거 경영 전략 대신 분배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과 같은 세계적 거부들의 자발적 기부는 우리나라 부자들이 본받아야 할 사례이다. 정부나 사회단체 때문에 마지못해 기부 대열에 끼이는 우리의 모습과 대조된다.기업들이 약자와 소외계층에 더 큰 관심을 보일 때 사회는 더욱 따뜻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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