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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ShippersJournal

중국의 입김으로 얼어붙은 한국 크루즈 시장



 지난 3월 15일, 중국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단체관광 금지조치를 발표했다. 그 결과 제주항, 부산항, 인천항 등 국내 주요 크루즈 항만에 대한 입항 계획 총 971회 중 39.3%인 382회가 취소, 우리 크루즈 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과의 외교분쟁으로 인해 관광산업에 영향을 받은 국가는 비단 우리나라만이 아니다. 일본의 경우 2012년 9월 센카쿠 제도를 둘러 양국 간 갈등으로 중국인들의 일본 단체관광 취소사태가 발생, 2013년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약 132만 명으로 전년 대비 약 7.7% 감소세를 보였다.


 또한 중국은 2016년 대만에 반중(反中)성향을 가진 정부가 구성되자 이에 대한 압박용으로 중국인의 대만 관광 제한을 실시, 이로 인해 대만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전년대비 10.3% 감소했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 모두 중국의 제한 조치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한 반면 우리 크루즈 시장은 중국의 보복 조치로 인해 고질적으로 안고 있던 문제점과 한계들이 노출되며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우리 크루즈 시장을 구할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아시아 크루즈 시장의 급격한 성장


 아시아 크루즈 관광객은 2013년 151만 명에서 2016년 325만 명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2016년 기준 전년대비 49.8%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이는 세계 크루즈 시장의 같은 해 성장률(4.4%)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비율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아시아 크루즈 시장은 한국,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300항차에서 2016년 850항차로 18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선두에 있으며 그 뒤를 일본과 한국이 각각 136.2%, 97.6%로 뒤쫓고 있다.


 그 중 방한 크루즈 관광객의 경우를 살펴보면, 2005년 3만 명에서 2016년 225만 명으로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임을 알 수 있다. 특히 2016년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해 전체 방한 관광객 1천 7백만 명 중 중국 크루즈 관광객은 13%를 차지하며 2014년 6.7%, 2015년 7.9%에 이어 크루즈 선박을 통한 관광객 규모가 매년 성장, 크루즈 관광의 중요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또 2016년 국적별 크루즈 관광객 입국 통계를 살펴보면 중국이 92.2%로 1위를 차지, 국내 크루즈 시장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방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전년대비 129.1% 증가한 151만 6천500명으로 전체 크루즈 관광객 증가는 대부분 방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증가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이다.






중국 관광객 감소로 우리 크루즈 시장 한계 드러나


 중국의 한국단체관광 금지조치 이후 제주항, 부산항, 인천항 등 국내 주요 크루즈 항만에 대한 입항 계획 총 971회 중 382회가 취소되어 연초에 비해 총 39.3%가 감소하였다. 2017년 목표치 대비 주요 크루즈 항만 별 입항 실적은 제주항 62.4%, 부산항 56.7%, 인천항 53.5%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며 전체적으로는 60.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루즈 관광객 규모는 2017년 목표치 대비 제주항 66.4%, 부산항 46.4%, 인천항 38.5% 수준으로 예상되며, 전체적으로는 59.4%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방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급감함에 따라 ‘천혜의 기항지’라는 지리적 이점에 의존했던 중국인 일변도의 우리 크루즈 시장이 고질적으로 갖고 있던 구조적 한계가 노출되고 있다. 국내 크루즈 시장은 선호도나 규모 면에서 아직 도입 단계이나 위치적 특성상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을 경유하는 기항지로서의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 급성장한 방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을 수용, 기항 크루즈 시장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중국 모항지 관광객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뿐 시장 다변화를 위한 능동적인 노력은 전무했다. 2016년 기준 국내 기항 크루즈 관광객의 58.2%는 ‘처음부터 한국이 기항지로 포함된 상품을 선정’하고 있으며 ‘타 국가 기항지 비교 후 선정’하는 비율은 15.6%에 불과했다. 그 결과, 중국 발 크루즈 선이 우리나라를 기항지로 선택하지 않거나 방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국내 기항지 관광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안이 미비한 상황이다. 또한 방한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수요에 최적화된 ‘쇼핑관광’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기항지로서 국내 관광지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이나 중국 이외 지역 방문객에 대한 수용태세가 미흡, 국내 기항지 관광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물론 세부항목별 만족도가 2014년 이후 3년 연속 하락 중이며, 특히 ‘관광지 매력’과 ‘관광일정’ 분야의 만족도에서 ‘짧은 관광 시간’과 ‘흥미롭지 않은 관광지’라는 평가를 받으며 가장 낮은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 관광시장 다변화와 국제 크루즈 선사 유치로 위기 극복


 중국의 횡포는 일본에도 적용됐다. 지난 2010년, 센카쿠 제도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 정부는 일본의 정치, 경제, 군사, 외교, 관광, 민간교류 등 전방위에 걸쳐 압력을 행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사유지였던 센카쿠 제도를 국유화함에 따라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반일시위가 벌어지고 이는 중국인의 일본 단체관광 취소사태로 이어졌다. 그 결과 2013년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약 132만 명으로 전년대비 약 7.7% 감소했으며, 일본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개별관광객을 타깃으로 개별관광객 대상 복수비자 발급, 중국 주요 도시와 일본을 연결하는 신규항공 노선 증설, 여행박람회와 온라인 마케팅 실시, 중국 발 대형 크루즈 선의 일본 기항 확대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했다.


 이러한 일본의 노력으로 2013년 7.7%로 감소하였던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2014년 83.2%로 증가, 완전히 회복되었으며 2016년 방일 중국인 관광객은 약 637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 센카쿠 제도 분쟁으로 갈등이 있었던 2013년에 비해 약 380% 이상 증가세를 보였다.


 일본은 또한 국내외 크루즈 선사와의 협력 및 해외 마케팅으로 크루즈 관광 활성화를 도모했다.일본 국토교통성은 2020년 크루즈 관광객 5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크루즈 터미널 정비, 크루즈 활성화 협의회 운영, 해외 홍보사업을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민관 연계를 통한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해 6개 거점 항만 선정, 일본 국적 크루즈 선사와 국제 크루즈 선사 유치 및 공동개발 등을 추진했으며 민간 크루즈 선사들에게는 크루즈 부두 우선 사용권(최소 10년간 크루즈 선석 이용 예약우선권 부여)과 터미널 내 공공시설 지원을 제공했다. 그리고 아세안 교통장관회의에서 승인된 ‘ASEAN-Japan Cruise promotion Strategy’에 따라 아세안 지역을 대상으로 일본 국적 크루즈 선사의 크루즈 관광상품 홍보사업을 전개, 위기를 극복했다.






국내 크루즈 시장 경쟁력 개선 시급


 우리 크루즈 시장 또한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조치에 대한 대응책으로 ‘국내 관광 활성화’, ‘방한 시장 다변화’, ‘관광인프라 확충’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책이 크루즈 시장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기항지 관광 중심의 국내 크루즈 시장은 내국인 크루즈 수요 발굴과 함께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 국내를 모항으로 하는 국제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지 않는 한 자체 경쟁력 확보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2017년 한국단체관광 금지조치 이후 중국발 크루즈 노선은 우리나라 기항 일정을 해상일정으로 대체했으며, 일본은 자국 동해안을 중심으로 크루즈 노선을 운영함에 따라 우리나라를 기항지로 하는 크루즈 상품은 동북아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크루즈 선사 입장에서는 한국을 제외한 관광상품 판매에 제약이 없다.






 따라서 국내 크루즈 시장의 근본적 발전에는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해외 크루즈 선사 유치를 통한 크루즈 노선과 상품 다변화를, 장기적으로는 국내 크루즈 수요 확보와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을 목표로 한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동북아 크루즈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크루즈 수요 확보가 선행돼야 국적 크루즈 선사 또는 국내를 모항으로 하는 국제 크루즈 선사의 유치가 가능하다. 다행히 우리국민의 크루즈 관광에 대한 선호도는 해양관광 활동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만큼 참여의사가 높게 형성되어 있으나, 크루즈 여행을 체험하기 위한 기반은 마련되어 있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크루즈 관광 체험기회를 마련, 내수시장 확보 후 이를 국적 크루즈 시장 육성과 연계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 마련이 필요하다. 2017년 해양수산부가 국내 항만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운항계획 발표 및 크루즈 관광 체험단을 모집하고 있으나 이와 더불어 국내 모항의 국제 크루즈 선사 유치와 크루즈 기항지 활성화를 위하여 국내 2곳 이상의 크루즈 항만을 복수 기항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와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을 위한 전용터미널 운영과 금융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국내 크루즈 관광상품 및 크루즈 노선 다변화 또한 우리 크루즈 시장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다. 국내 크루즈 관광의 기항지 프로그램은 쇼핑관광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아 국내 크루즈 시장의 경쟁력 확보나 지역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현재의 쇼핑관광 중심의 크루즈 관광상품 운영은 소비자의 제품 선호도 변화와 쇼핑제품의 가격 경쟁력, 구매 매력도에 큰 영향을 받아 크루즈 관광객 유치 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국내 크루즈 시장의 기항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쇼핑관광의 한계점 인식과 함께 부산, 제주, 인천 등 지역별 관광자원을 활용한 기항지 관광 콘텐츠다양화를 통해 크루즈 관광의 매력도를 확보해야 한다.






 국내 크루즈 노선 다양화를 위해서는 ‘중국↔한국↔일본’을 연계하는 노선 외에 ‘한국↔일본’, ‘한국↔러시아↔일본’을 연계하는 신규 노선 발굴 및 국제 크루즈 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강화가 요구된다. 일본은 동아시아 크루즈 거점 발전을 위해 해외 주요 크루즈 선사와 함께 자국 크루즈 터미널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 경유, 알래스카를 방문하는 크루즈 일정도 마련, 아세안 교통장관회의에서 승인된 ‘ASEAN-Japan Cruise Promotion Strategy’에 따라 아세안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크루즈 홍보사업을 확대중에 있다. 우리 또한 일본 국적 크루즈 선사, 러시아(블라디보스토크) 등과 공동으로 국제 크루즈 선사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행사를 기획하고 동해안권의 크루즈 터미널 시설을 정비, 기항지 노선과 관광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치적 갈등에서 유발된 중국의 압박행사로 우리 크루즈 시장이 크게 위축 된 현 상황을 국내 크루즈 시장이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 재정비하고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 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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