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전격적인 위안화 평가절상(2.1%)으로 국내 해운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해운업계는 일단 이번 위안화 절상 폭이 2%대에 그쳤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나타내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가 향후 절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책 마련은 물론 이해득실을 따지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중장기적 큰 타격 예상"=국내 증권사 담당자들은 앞 다퉈 이번 중국 위안화 절상의 피해 산업으로 해운을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가뜩이나 시황이 안 좋은 해운업계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이같은 전망은 세계 해운시장의 결정하는 핵심이 바로 중국발 물동량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의 물동량 감소는 결국 전세계 해운시장의 악영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
특히 이번 위안화 절상 조치가 중국의 연착륙에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발 물동량의 수요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호재될 수도"=반면, 해운업계는 대체적으로 이번 위안화 평가절상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평가절상의 폭이 예상보다 작았고, 중국발 물동량을 대신할 대체 수요가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은 이번 위안화 절상조치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는 작년부터 계속돼 오던 얘기인데다 절상 폭도 예상보다 미미해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의 수출 감소로 물동량이 줄어들지 않겠냐는 시장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이로 인한 동남아 등에서 대체수요가 발생하게 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도 "앞으로 약간의 문제가 있을 순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득(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 절상이 미국 등 선진국들의 대중수출을 늘리게 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해운시장이 활성화 되게 된다는 점에서 결코 실(失)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선진국 성장이 세계 해운시장의 호황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벌크선이다. 최근 들어 운임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는 벌크선의 경우 이번 위안화 절상으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에 따라 벌크 선사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황이 좋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위안화 절상으로 최대 위기에 빠지게 됐다"고 한숨 지었다.
특히 업계 일각에선 BDI 지수 폭락으로 벌써부터 도산하는 선사가 있다는 소문마저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용무 기자 ym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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