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해운

러시아의 허브항 상트페테르부르크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컨테이너 시장은 세계 평균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해운·물류 전문지인 <저널 오브 커머스>(JOC)는 지난 6월 27일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의 올해 컨테이너 시장 성장률이 7.3%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전세계 항만물동량 성장률이 6~7%, 북유럽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0.8%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감안하면 장밋빛 미래라 할 수 있다. 동유럽의 여러 항만 가운데서도 현재 처리실적은 낮지만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항만의 대표주자는 상트페테르부르크다. 

새 가치 창출 가능한 거대시장
 
러시아 북서부의 항구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712년부터 1918년까지 러시아의 수도였다. 17세기까지 유럽의 변방으로 통했던 러시아를 강대국으로 만든 개혁군주가 표트르 1세(피터 대제)가 유럽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1703년 발트해 핀란드만 안쪽 네바강 하구에 세운 페트로파블로프스크 요새가 오늘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성장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구는 약 500만명으로, 모스크바에 이어 러시아 제2의 도시다. 유럽과 가까워 러시아 근대화의 시발점 구실을 했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18세기 초반부터 러시아 최대의 무역항이자 공업의 중심지 구실을 하고 있다. 1851년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러시아를 잇는 러시아 최초의 철도가 부설됐다. 1914년 페트로그라드, 1924년 레닌그라드로 이름이 바뀌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옛 소련(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된 1991년 본디 이름을 되찾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인구 500만명에 달하는 거대도시이자 러시아의 고도이며 유럽과 교류가 많은 곳이지만, 한국 입장에선 아직도 가까운 도시가 아니다. 한국과 거리가 멀고 교통편도 불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세계 주요 도시에 무역관을 두고 있는 코트라가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극동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시베리아)에 이어 러시아에서 4번째로 지난해 6월에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무역관을 개설했을 만큼 한국과 교역이 많지도 않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북서부 지역의 물류거점이면서 거대 소비시장으로 꼽힌다. 코트라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은 올 초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거대 퍼플오션’이라며, 투자 잠재력 등을 분석한 바 있다. ‘퍼플오션’이란 포화상태여서 경쟁이 치열한 기존 시장(레드오션)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 등을 적용해 새로운 시장(블루오션)을 만든다는 의미다. 즉,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지닌 시장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투자위험도 낮고 투자잠재력 우수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 분석을 보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그동안 한국 기업의 진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모스크바 상권과 견줘 진입 경쟁과 시장 고도화 수준이 낮은 편이다. 특히 “투자위험도가 낮고 투자잠재력이 우수해 글로벌 기업의 투자진출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오는 9월 5~6일 G20 정상회의가 이 도시에서 열리는 등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자리 잡았다는 게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의 설명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은 또 조선,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 제약 등을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러시아 최대 항만까지 보유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경제규모에 비해 대외수입 비중이 높고 외국인투자 증가 등으로 산업 생산증가율이 러시아 평균(4.7%)의 3배인 13.8%에 이른다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러시아 북서부는 최근 대외 직수입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2010년과 2011년 수입증가율은 러시아 전체 평균을 훌쩍 뛰어넘어 50%대를 기록했다.
특히 연간 물동량이 최대 6000만t에 달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항에 대해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은 “한국의 대러시아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부각”됐다고 밝혔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요금 인상과 통관 불안정에 따른 납기준수 불안 등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산-블라디보스토크-TSR를 통한 기존 해상철도 복합운송의 대안으로 부산-상트페테르부르크 간 해상운송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은 “무르만스크 위쪽의 키르네스 항구를 이용할 경우 부산까지 21일이 소요돼. 기존항로 대비 운송시간을 15일 단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한국 기업들도 있다. 국민소득 증가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는 러시아 자동차시장을 겨냥해 201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지에 연산 2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마련한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약 300만대가 팔린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2016년께 독일(320만대)을 제치고 유럽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 현지 업체를 통한 위탁 조립 생산에 이어 협력업체인 성우하이텍, 동희산업 등 11개 국내기업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진출했다. 현대차에 앞서 현대모비스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물류창고를 운영 중이다.

항만의 경쟁력과 위상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물류투자분석센터에서 지난 2008년 12월 펴낸 <GLN 동향분석 리포트-러시아편>을 보면, 러시아의 항만 수는 옛 소련 해체와 함께 크게 줄었다. 옛 소련 시절 92개였던 항만은 옛 소련 해체 직후 41개로 급감했다. 2006년 45개로 늘었지만 옛 소련 시절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러시아의 대표적 항만으로는 북서부의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칼리닌그라드, 남부의 노보로시스크,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와 보스토치니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이 차지하는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네바강 하구 101개의 섬과 함께 계획적으로 건설된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은 거의 일년내내 운영된다. 1월 평균기온이 영하 7.6℃여서 겨울에 네바강과 인근 바다가 얼어붙지만 쇄빙선이 얼음을 깨내 항구 기능을 유지한다.
현재 러시아 항만의 처리실적은 낮은 편이다. 지난해 러시아 전체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5백만TEU에 미치지 못했다. 러시아 최대 컨테이너 허브항인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의 컨테이너 물동량도 3백만TEU가 채 안됐다. 세계 100대 컨테이너 항만 가운데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의 처리실적은 50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매년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실적이 크게 증가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은 2005년 100만TEU를 돌파하고,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45.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세계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러시아의 인구는 세계 9위, GDP는 6위다. 특히 WTO 가입 승인으로 러시아 항만의 물동량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그룹의 자회사인 유럽 APM 터미널이 지난해 약 8억6천만 달러를 투자해 러시아의 가장 큰 항만운영사인 글로벌 포츠(Global Ports)의 지분 37.5%를 획득하면서 러시아 항만산업에 진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주요 시설과 항로 개설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은 FCT(First Container Terminal), PLP(Petrolesport) 등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다. 6개 선석의 FCT는 1973년 개장된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이다. NCC(National Container Company)가 운영하는 이 터미널은 상트페테르부르크항에서 가장 큰 터미널이기도 하다.
러시아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 사업자인 글로벌 포츠가 지분을 가진 PLP는 목재 처리 부두로 출발해 1994년 컨테이너를 처음 취급했다. 2003년 독일 HHLA(Hamburger Hafen-und Lagerhaus-AG) 그룹이 러시아 오리미(ORIMI) 그룹으로부터 이 터미널의 지분 25.1%를 사들이면서 컨테이너 처리 시설이 확충되기 시작했다.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상트페테르부르크항은 독일 함부르크항과 브레멘항,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등 북유럽 주요 항만과 피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선사와 물류업체도 각각 서비스항로 개설과 현지 법인을 설립 중이다. 머스크를 비롯해 APL, CMA CGM, MSC, 에버그린(Evergreen), 유니피더(Unifeeder), 시 커넥트(Sea Connect) 등이 상트페테르부르크항에 입항하고 있는데, 기항선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선사 가운데 머스크는 2010년부터 남미와 북유럽 간 서비스를 상트페테르부르크항 내 PLP 터미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고, 피더 선사인 시 커넥트도 함부르크항에서 상트페테르부르항까지 5일마다 정기적으로 피더선 운항을 시작한 바 있다. 한국의 경우 현대차 계열 물류기업인 글로비스가 2008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현지법인(GLOVIS RUS, LLC)를 설립한 뒤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부품조달에서 완성차 운송까지 담당하고 있다. 현대상선도 2008년 3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지사를 설립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