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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

동북아 새로운 기회의 땅 나진

지난 13월 박근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자신이 주창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행하는데 필요한 여러 경제 분야의 주요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남~북~러를 잇는 물류협력 사업내용이다. 이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하는 ‘유라시아 연결 철도’를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거대한 유리시아 대륙을 횡단하는 신 실크로드 건설계획이 어떠한 물류대변혁을 가져올 것인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새로운 물류 가능성을 타진하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내세웠던 경제공약 중 주요한 한 가지이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거대 시장인 유라시아 역내 국가 간 경제협력을 통해 교역의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반을 만들고,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직·간접적인 개방 압력을 가하게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 통일의 초석을 닦는다는 박근혜 정부의 신 북방정책이다. 지난 달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에서 열린 유라시아 국제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를 주창할 때만 해도 선언적 구호에 그쳐 보였으나 이번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마련되었다.
 특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남한과 북한 그리고 러시아를 잇는 물류협력사업이 한국과 러시아의 주요 경제 협력내용 이라는 것이다. 두 정상이 대표적으로 합의한 사안은 나진과 하산을 잇는 철도연결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지역 도시인 하산과 북한의 대표적인 개발특별지구인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의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사업으로 한국 기업도 참여하여 남한, 북한, 러시아 3각 형태로 추진된다. 이는 포스코와 현대상선, 코레일과 같은 우리측 기업이 러시아·북한 합작회사인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일부를 인수해 공동 사업 운영권을 갖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 사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부산과 나진을 잇는 '한반도종단철도(TKR)'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진항, 극동지역
물류의 중심지로 떠오르다

 사실 나진, 선봉지역이 물류 중심지로 관심 받고 있는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이처럼 주변 국가들이 모두 나진에 이목을 집중하고 적극적으로 개발에 참여하는 상황은 최근의 일이다. 현재 특별시로 지정된 나선시에 위치한 나진항은 러시아,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이 가장 탐내고 있는 물류 요충지로 치열한 개발권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중국의 경우, 동북진흥정책 추진에 따라 동해 쪽의 출구로 나진항을 이용하여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의 동북지역은 중국의 대표적인 지하자원의 보고이자 곡물 생산기지이지만 비싼 물류비용 때문에 남방으로 운송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나진항을 이용할 경우 철도를 이용한 육로에 의존하였던 중국 북방의 지하자원 및 곡물 운송 통로가 해상운송으로 전환 될 수 있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당장 매장량규모가 1천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훈춘시의 석탄 자원을 값싼 물류비용을 치르고 운송할 수 있게 되는 건 커다란 이점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 또한 극동지역에서 부동항이 필요하기 때문에 나진과 하산을 연결하는 철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나진항을 통한 물류망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진항은 1932년부터 중계무역항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으며, 교통의 요충지로 해방 이후 해군기지로 사용되다가 1973년부터 무역항으로 개항하였다. 나진항은 수심이 깊고 기온도 온난한 최북단의 부동항으로 지리적인 위치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북한의 대외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10%정도 되며 주로 시멘트, 면화, 타이어, 하판, 코크스등을 취급하고 있는 북한의 중심 항만이며 북한의 개방을 상징하는 항만이기도 하다.
 현재 나진항의 총부지면적은 38만㎡(약 11만 5,000천 평)으로 총 3개의 부두에 5,000~10,000톤급 선석 15개가 있으며, 안벽연장은 총 2,448m(조선소 제외)에 달하고 있다. 부두 전면 최대수심은 11m로 1만 톤급 선박이 접안하는 데 무리가 없다. 나진항의 연간 화물취급 능력은 3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나, 실제 취급량은 약 20만 톤에 불가한 실정이다. 이는 장비의 노후화와 항만 배후시설의 부재로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나진항은 중국의 동북 3성에서 나오는 수출입 물동량과 한반도를 통과하는 화물을 처리하는 전문항만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동북 3성에서 나오는 컨테이너 물량은 2007년 기준으로 약 400만 TEU로 추정되고 2020년에는 1,370만 TEU로 증가할 전망이다. 나진항이 유치할 수 있는 화물은 나선항 자체 처리 화물과 TSR 연계 컨테이너 물동량, 동북 3성의 일반화물 등이 있다. 따라서 나선항의 성장 가능성은 동북아 지역에서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러시아
나진항 운영권 쟁탈전을 시작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진항은 지리적으로 주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특히 중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진항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경우 훈춘에서 동해까지 직선거리로는 20㎞이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국경에 의해 직접 동해로 나가는 길이 막혀있다. 그래서 ‘항구를 통해 동해바다로’(借港出海)라는 전략으로 나진항 개발에 참여하였다. 중국은 나선국제물류합영회사를 설립하여 나진항 3부두 운영권, 4부두 개발권 및 취엔허(圈河) 항구와 나진항 구간의 도로 50년 사용권을 확보하였다.
 러시아 역시 나진항 개발에 현재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2003년 10월 처음으로 나진항 차용 의향을 밟힘으로써 나진항 개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하선과 나진을 연결하는 철도 개·보수 공사가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2008년 10월 개공식을 하였으며 올해 9월 22일 공사를 끝마쳤다. 인상적인 것은 이 사업에 컨테이너 개발사업을 포함시킨 것이었는데 이는 나진항으로 유입되는 화물을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이용해 유럽으로 수송하고자 하는 러시아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대한민국 나진항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할까?
 이처럼 현재 나진항 개발은 대부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자본에 의해 개발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입장에서 볼 때 이는 향후 북한과의 통일을 대비해서도 그리 좋은 현상이라고 볼 수 없다. 실제로 현재 남북관계는 상당히 경색된 상태이며 5.24조치 이후 남북간 경제교류는 거의 사라진 상태이다. 이에 박근혜 정부는 이번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와의 나진항 공동투자협약을 맺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북극항로를 비롯하여 유라시아 신 물류길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해 러시아와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변수 또한 만만치 않다. 그것은 북한의 태도인데 유라시아 철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협조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는 남북화해무드가 마련되지 않는 이상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나진항에서 벌어지는 동북아 물류 주도권 싸움에서 적절한 전략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 입장에서도 남한과의 협력을 강화하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우리는 이용해야한다.
 하지만 아직 나진항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나진항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첫째, 북한의 폐쇄적인 정치·경제 시스템 및 교통 인프라의 미비로 사업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실제 투자 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나진항이 대규모 투자를 할 만큼 북한 및 주변 지역의 경제 여건이 좋지 않아 실제 투자가 얼마나 이루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태도인데 나진항 부두 중 일부는 러시아 기업에 임대하고, 또 다른 일부는 중국 기업에 임대하는 것은 계약의 신빙성을 낮게 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나진항 개발은 선결 되어야할 문제들이 산적하고 위험성도 상당히 많은 것이다. 허나 지리적인 위치를 고려하였을 때 나진항은 극동지역의 새로운 물류허브로써 한 축을 담당할 가능성 또한 엄청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마냥 중국과 러시아의 나진항 투자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대한민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는 이미 첫발을 내딛은 만큼 성공적인 결과를 내기위해서 모든 방면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글. 김문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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