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 (일)

  • 맑음동두천 23.9℃
  • 맑음강릉 19.4℃
  • 맑음서울 25.6℃
  • 맑음대전 27.4℃
  • 맑음대구 30.4℃
  • 맑음울산 23.1℃
  • 맑음광주 26.3℃
  • 맑음부산 22.1℃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21.9℃
  • 맑음강화 21.1℃
  • 맑음보은 26.8℃
  • 맑음금산 26.0℃
  • 맑음강진군 26.6℃
  • 맑음경주시 25.7℃
  • 맑음거제 25.5℃
기상청 제공

CSR

우리의 도덕적 기준은 어디 즈음에 있는가

 MIT공대 냉장고실험이란 게 있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냉장고에 콜라 5개와 1달러 다섯개를 넣어뒀다. 그리고 반응을 봤는데 무엇이 먼저 없어졌을까?

 답은 콜라다. 72시간 만에 콜라 5개가 다 없어진 반면 1달러는 하나도 없어지지 않았다. 콜라를 가져간 학생에게 물으니 “1달러는 돈이라 죄책감이 들었지만 콜라는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실험했다. 앞을 보는 사람 10명과 그렇지 않은 시각장애인 10명이 택시를 타고 정해진 코스를 가는 것이었다. 택시기사들이 거리를 속여 돈을 더 받은 것은 어느 그룹이었을까?

 시각장애인? 아니다. 앞을 보는 사람을 속이고 시각장애인은 속이지 않았다고 한다. 택기기사들에게 물으니 “내가 장애인을 속일 정도로 비양심적인 인간은 아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 실험이 의미하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도덕적 기준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절대로 살인을 하면 안된다는 도덕적 기준선을 가지고 있으면서 전쟁터에서 집단적으로 누군가를 린치하면 가담하는 것. 누군의 물건을 훔치는 건 나쁘지만 누군가 나에게 잘못해서 더 준 돈은 가져도 된다는 것 등. 택시기사들을 예로 들면 시각장애인을 등쳐먹지 않는 도덕적 기준을 지켰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 좀 삥땅치는 건 괜찮다는 것 등이다.

 사람에 따라 도덕적 기준선의 수위는 천차만별일 것이지만 그 기준선을 지키면서 스스로 양심적이고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셈이다. 이상은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 강연에서 들은 내용이다.

 그렇다면 사회의 리더 역할이나 고위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도덕적 기준선은 여러 정책과 사회적 판단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만일 도덕적 기준선이 낮은 사람이 자기 기준에 맞춰 도덕과 양심을 말한다면 사회로부터 부도덕자, 거짓말쟁이라는 지탄을 받는다. 하지만 그의 도덕적 기준점에서 보면 절대 부도적적이거나 거짓말을 한 게 아닌 것이 된다.

 더 큰 문제는 도덕적 기준점이 일괄적으로 하위를 맴도는 그룹이 공직을 장악하고 있을 경우에 생긴다. 자기들 수준의 도덕적 기준으로 소통을 시도하다 안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부도덕자, 비양심자로 몰게 된다. 그래서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도덕적 기준은 보통 사람들의 기준을 상회하거나 적어도 비슷해야 한다. 공직윤리란 게 괜히 중요한 게 아닌 것이다.

 6ㆍ4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이 본격적인 선거유세를 시작하는 시점이다. 각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의 생각과 행동의 근거가 되는 도덕적 기준은 어느 수위에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단지 지지하는 당을 뽑는 문제일 뿐만아니라 우리사회의 도덕적 기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행사라는 점에서 그렇다.

글. 김지태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