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 중으로 전 세계 벌크선의 숫자가(1만 dwt급 이상) 드디어 1만 척을 넘어섰다. 가히 벌크선대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최근 몇 년간 전례 없는 선대 확장에 기인하고 있다.
벌크선대 수가 5천척에서 1만 척으로 두 배가 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19년. 이 기간의 첫 15년 동안 선박 수는 5천척에서 7천5백 척으로 늘었다. 그런데 그래프에서 보듯이 7천5백 척에서 1만 척으로 확대될 때는 속도가 훨씬 더 빨라져 4년이 채 못 걸렸다.
한편 같은 기간 동안 선박 수 측면에서는 33% 성장한데 비해 벌크선대의 톤수는 55%나 성장했다.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의 발주가 확실하게 늘었으며 선박 크기를 확대하는 경향이 계속됨에 따라 그 결과로서 선박 톤수의 증가가 선박의 수를 앞지른 것이다.
발주 인도량이 급증하면서 2010년부터 선대의 증가 속도에 탄력이 붙었다.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에 인도된 선대의 톤수는 앞선 3년 기간보다 3배나 많은 수치였고 2012년 인도량은 9,960만 톤으로 그 절정에 이르렀다. 벌크 선복량의 성장은 2011년을 정점으로 전년대비 17% 늘어나 톤수는 4억 5,960만톤에서 5억 3,790만 톤으로 증가했다. 뒤를 이어 2012년에는 전년대비 15%, 2013년에는 1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도량의 상당 부분은 2007~8년에 있었던 발주 붐 시기에 계약됐던 결과물로, 이는 당시에 높은 수익과 쉽게 이용할 수 있었던 금융 덕분에 가능했다. 아울러 동 시기에 탄탄하게 이루어진 계약의 효과는 발주량의 크기가 2008년 11월 피크점인 3,881척(3억 2,510만 톤, 총 선대의 78% 해당)에 이른 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발주 붐 시기에 계약된 선박들이 2009년부터 선대로 계속 인도되기 시작함에 따라 발주량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0년에 계약 물량이 약간 늘어남으로써 급작스런 하락이 생기는 건 2011년까지 지연됐지만 이후로 다시 신규 발주량이 둔화됐다.
2011년부터 2013년 중반까지 벌크선의 발주량은 줄어든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 몇 개월간 약간의 상승이 있었지만 현재 발주량은 이전보다 훨씬 더 관리하기 쉬운 규모에 와있다. 금년 3월 초 기준으로 발주량은 총 1억 5,350만 톤(총 선대의 21% 해당)에 1,848척이 됐다.
현재 발주에 들어간 벌크선 수가 얼마 안 되므로 단기적으로는 인도량도 계속 둔화될 걸로 예상된다. 작년 한 해 동안 대략 6,240만 톤의 벌크선이 인도됐는데, 올해에는 벌크선 인도가 전년대비 16% 줄어들어 5,260만 톤에 이르고 2015년에는 올해와 비교해 13% 더 감소할 걸로 보인다.
따라서 예상되는 인도량의 둔화와 다가올 선박 해체의 동향들을 감안한다면 벌크선대의 성장은 단기적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 40년간 연평균 5.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난 뒤 금년에는 4.6%, 내년에는 3.6%의 저성장이 이어질 걸로 현재로선 예측된다.
(자료 제공 : Clarks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