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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기기와 스마트하게 친해지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컴퓨터를 켠 후 동화 한 편을 읽는다고 한다. 난 동화책은 안 보지만 주변에 있는 아무거나, 예를 들면 마트에서 준 전단지라도 펴서 읽는다. 커피 한 잔을 끓여서 마시기도 한다. 컴퓨터가 부팅되는 동안 모니터를 노려보기 보다는 작업 준비를 할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컴퓨터는 날로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그 덕분에 더 피곤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컴퓨터가 부팅을 한다는 것은 이전 상태의 데이터들을 취합하고 각 프로세스들을 일일이 점검하여 작업태세를 갖추는 복잡한 과정이다. SSD를 사용하는 최신기종은 부팅이 빠르지만 하드디스크를 사용하는 기종은 한번에 이런 준비를 다 하기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바쁜 컴퓨터에게 약간의 티 타임 정도는 줘야 하는 게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스마트한 예의 아닐까. 

 비단 부팅 시에만 국한시킬 일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매일 매일 인터넷과 문서, 이미지 등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서치하고 보관하고 처리하고 전송하는 격무를 치르고 있다. 사람들이 격무에 시달리다보면 두뇌활동이 저해되듯이 컴퓨터도 오랜시간 많은 일을 처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처리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저장장치가 정리 안된 파일들로 꽉꽉 들어차 있고 시스템도 불필요한 로그파일들로 뒤엉켜 있다면 아무리 고성능의 컴퓨터라고 해도 성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그러면 컴퓨터가 못 쓰게 됐다고 생각해 돈을 들여 새로운 컴퓨터로 바꾸는 사람들이 많다.

 이때 간과되는 사실은 컴퓨터는 데이터 저장장치가 아니라 데이터 처리장치라는 점이다. 하드디스크를 꽉 채우고 있는 데이터를 외장하드나 클라우드 등 외부저장장치에 옮겨주고 쓸데없는 파일들을 지우면서 컴퓨터를 가능한 가벼운 상태로 유지시켜주면 성능저하를 막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퓨터가 여전히 느리다면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해 놓고 기계를 공장출하상태로 복원시키면 새것처럼 생생하게 돌아간다. 데스크탑이건 노트북이건 맥북이건 태블릿이건 다 마찬가지다.

 스마트폰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종의 컴퓨터이기 때문에 사용하다보면 역시 느려지기 마련이다. 2년 정도 쓰면 느려져서 바꿔줘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기변에 민감한 얼리어댑터가 아니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역시 공장출하상태로 초기화를 시켜주면 새 폰처럼 쓸 수 있다.

 많은 일들을 스마트하게 척척 해결해주는 스마트기기들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비결은 복잡한 건 그때 그때 정리해 주고 쉴 때는 쉬게 해 주고 때로는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몸 상태를 회복시켜 주는 것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과도하게 피곤한 삶을 싫어하는 것이다.

글.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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