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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정보들은 안전한 곳에 있는가?

 현재 이 순간에도 인터넷 포털과 SNS 등을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정보들이 ‘데이터’라는 이름으로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만질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구름처럼 실체없이 떠도는 건 아니다. ‘서버’라고 하는, 눈으로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기계 안에 저장되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나 천재지변, 화재 등으로 서버가 파괴되면 그 안의 데이터들은 간단하게 사라져버리고 만다. 물론 그런 사태에 대비해서 이중 삼중의 철저한 방비책을 세워놓고 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확실한 방비책은 ‘미러링 mirroring’이라고 한다. 데이터를 하나의 서버가 아니라 다른 서버에 똑같이 동시에 저장하는 것이다. 이때 화재 등을 대비해 서버가 있는 건물이 아닌, 다른 건물에 똑같은 시스템을 둔다. 이런 식으로 각지에 똑같은 서버를 몇 개 두면 사고가 발생해도 데이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역시 돈이다. 같은 서버 한대만 더 가동해도 엄청난 돈이 드는데 몇개의 똑같은 시스템을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겠는가. 그래서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들은 미러링 대신 나중에 주기적으로 백업하는 방식을 택한다.

 우리가 노트북에 담긴 정보들을 한달이나 혹은 일주일 단위로 외장하드에 백업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비용은 싸지만 한달이나 일주일 혹은 하루 상간에 발생하는 사고에는 대처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대기업이나 정부기관, 금융권 등에서는 하루에 생성되고 업데이트되는 데이터들이 얼마나 엄청나겠는가. 매일매일 백업을 한다고 해도 언제나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몇달 전 삼성SDS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이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이게 얼마나 엄청난 사태였는지 일반인들은 잘 실감을 못한다. 삼성SDS는 카드사나 대기업들의 데이터를 관리하는 곳이다. 삼성SDS에 시스템을 맡겨 운영하는 업체의 담당자는 화재사고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식겁했다고 한다. 왜 안그러겠는가. 한 회사의 데이터가 모조리 사라지면 그 회사는 문을 닫는 정도 이상의 재앙을 맞게 되는데. 화재사고 이후 삼성SDS가 밝힌 바로는, 30%이던 실시간 백업 비율을 60~7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확정이 아니라 방안이다. 실시간 백업 비율도 계산기를 두드려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책정이 될 것인데 아마도 100% 실시간 백업은 안 될 것이다.

 굴지의 데이터센터인 삼성SDS가 이 정도인데 다른 기업체와 정부기관들은 이와 비슷하거나 혹은 못한 수준이라고 한다. 아주 중요한 일부 정보만 실시간 백업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정기적으로 백업하는 방식이다. 이때 ‘중요한 일부’와 ‘덜 중요한 나머지’의 기준은 뭐고 그 분류는 누가 하는 것인가? 애매하지 않나? 그래서인지 데이터업체들은 시스템의 백업 수준을 ‘고객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겨레신문 2014년 6월 4일자) 좀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고객들이 개인정보를 비밀로 하라고했지, 업체의 시스템 수준을 비밀로 하라고 했던가?

 어쨌든 디지털은 언제 어느 곳이건 존재하며 영속할 것 같지만 인간이 관리하는 서버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험도 있다. 개인의 컴퓨터를 개인이 알아서 관리하듯이 지나친 개인정보의 유출 등은 개인이 알아서 조심할 수 밖에 없다. 뭐 은행정보가 다 털려도 빠져나갈 잔고가 없는 사람들은 걱정할 것도 없겠지만. 이런 점에선 없는 사람들이 훨 속 편하다고 할 수 있겠다.

글.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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