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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미래를 위한 작은 텃밭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작은미래’전에는 텃밭을 주제로 한 독특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텃밭을 일구는 텃밭지기이자 미술가인 이경래 작가가 만든 ‘아담스 가든(2014 Adam's Garden 2014)’이다. 이경래 작가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생명 생산활동이자 공존의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텃밭을 일구는 예술가다.

 생명 소비의 양이 극대화된 도시에서 소비를 줄이고, 생명 생산의 양을 늘려야 한다는 신념으로 텃밭을 가꾸고 또한 예술작업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그 실천을 위해 실내 대안텃밭을 만들어 식물드로잉이라는 방식으로 상추나 깻잎, 고추 등을 키우고 있다. 시각적 조화와 기능의 효율성을 통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공존을 위한 작은 시작임을 그는 예술 작품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아담스 가든의 주요 컨셉은 ‘소비 중심의 삭막한 도시에 생산의 공간을 가져오기’이다. 소비의 산물이자 증표인 영수증들로 소비도시를 표현했다. 영수증으로 사용되는 종이는 감열지다. 작가는 스스로의 생활을 체크하기 위해 몇년간 모았던 영수증과 지인들로부터 받은 영수증들에 다리미를 이용해 열로 그림을 그려 도시를 만들었다.

 텃밭을 이용해서는 작은 공간에서 생태순환적인 농업을 표현하고자 했다. 빗물을 이용한 생태순환적 농사를 재현하고, 하천을 오염시키는 농사법 대신 삼투압을 이용한 농법, 그리고 재활용이 가능한 효율적인 텃밭 모듈 등을 구상했다.

 이경래 작가는 인류의 도시가 그 동안 ‘양(量)’을 확장시키며 발전해 왔다면 현재는 지구 생명체의 공존을 생각해야하는 ‘환경의 시대’라고 말한다.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공존을 위해 양(量)을 조절하는 활동’이다.‘생명소비의 양’이 극대화된 도시에서 소비를 줄이고,‘생명 생산의 양’을 늘리자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여유롭고, 자유롭고, 개성있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그런 삶을 위해 하루하루를 바쁘게 살지만 현재의 삶을 행복으로 채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미래를 향해가지만 사실은 물질을 소유하면서 과거만을 채우는 삶에서 벗어나 진정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가는 그러기 위해서 삶의 목적과 태도 그리고 관점을 전환했고 그 결과 행복은 ‘물(物)’의 소유가 아닌 시간을 소유하면서 오는 것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냉장고를 줄이고 소유를 덜 하더라도 나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현재 시간의 주인이 되는 것. 그 실천적 모색이 아담스가든에서 펼쳐지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도심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텃밭을 대하며 호흡을 가다듬어 보는 건 어떨까. 나는 과연 나의 시간을 소유하며 살고 있는지, 바쁜 일상 중 공존의 미래를 위한 역할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전시회는 11월 2일까지 계속된다.

글.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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