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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결혼의 적령기란?


 결혼 시즌이다보니 주말엔 결혼식장에 자주 가게 된다. 결혼식장 하객들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바인데 세속어로 골드미스라고 표현하는, 훌륭한 싱글 여성들이 너무 많다. 이들은 인물, 직업, 경제력, 성격 다 좋은데 단지 나이가 좀 많다는 이유로 결혼시장에서 마이너로 분류되곤 한다. 이른바 ‘적령기’라는 개념이 한국의 결혼시장에서 특히 여자들에게 강력한 조건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본인 의지에 따라 결혼을 안 한 것이면 얘기가 다르지만 사회생활하며 바쁘게 살다보니 ‘때’를 놓쳤다는 것인데 이 ‘때’에 대해서 다시금 사회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막말로 남자들은 ‘때’를 놓쳐도 돈이 많으면 돈으로 나이 많은 핸디캡을 커버할 수 있다. 그런데 여자들은 그게 쉽지 않다. 연하를 선호하는 남자들 성향도 큰 이유겠지만 아주 당연하게 여자의 나이를 중요한 경쟁력으로 꼽아 상품성의 척도로 삼는 한국 결혼시장에도 문제가 많다고 본다.

 예전에 나이가 좀 있는 지인 여성이 용기를 내어 결혼정보업체에 상담을 신청했다고 한다. 업체 쪽에서는 나이가 많아 초혼 쪽은 무리이니 재혼 쪽으로 생각해 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한다. 내가 이혼한 사람도 아닌데 왜 재혼 상대를 알아봐야하냐고 묻자 재혼을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건 아니라는 답변이 이어졌고 그 대목에서 지인 여성은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평소 재혼 자체를 부정적으로 봐서가 아니었다.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지위를 갖춘 노총각은 버젓이 초혼시장에서 좌판을 벌릴 수 있는데 왜 노처녀는 재취나 알아봐야하냐는 것이었다.

 이른바 ‘적령기’라는 개념이 남자와 여자에게 불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근대사회도 아니고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결혼의 적령기란 무의미한 개념이다. 아홉수니 마흔 넘으면 초혼은 포기해야 하느니 하는 세속의 잣대에 연연해 서둘러 짝을 찾고 급히 결혼식을 올려서 후회할 일이 생기고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결혼을 때가 되면 하는 관례가 아니라 개인의 의지와 선택으로 보는 유럽 등 외국에서는 자유롭게 상대를 만나고 같이 살되 결혼은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는 편이다. 적령기 따위 개념도 희박하고 법적으로 가족을 구성할만한 상대를 만났을 때 결혼을 결정한다. 따라서 40대 혹은 50대 이후의 결혼도 흔하게 이루어진다. 우리사회에서도 결혼을 관례나 신분상승으로 보지 않고 인생의 중요한 선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적령기라는 19세기 개념을 이용해 일정 연령대의 모든 남녀를 상품으로 만들어버리려는 결혼시장도 이제 전략과 전술을 바꿔야할 때 아닌가.

글. 김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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