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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고객만족과 진정성있는 소통의 가치


 요즘은 ‘동반성장’, ‘공존’, ‘사회공헌’, ‘지속가능’ 등의 개념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너무 흔하게 쓰는 용어라서 그저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너도 나도 하는 듣기 좋은 말이라고 흘려 넘길 수도 있겠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무심하게 생각했는데 문득 생각해 보니 이 용어들이 그저 듣기 좋은 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미래 삶의 질을 결정지을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많은 공공기관을 비롯해 개인기업에서도 나눔과 상생을 실천하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있다. 가난을 개인의 탓으로 여겼던 과거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은 “가난은 개인이 무능력해서 자초한 현실인데 왜 힘들게 번 돈을 가난한 사람들과 나누어야 하냐”고 반문하곤 한다. 혹은 가난하거나 불쌍해서 적선하는 정도로만 아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상생과 공존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같이 사는 것이다. ‘당신이 있어서 나의 존재가 있고’ ‘그들의 삶이 있어서 나의 삶의 유지된다’는 호혜(互惠)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다면 공존과 동반성장의 참 의미를 알 수 없게 된다.

 개인기업에서도 이윤 극대화가 목적이던 주주자본주의 시대는 갔고 소비자의 행복이 목적인 고객자본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한다. 고객의 만족과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고객자본주의 역시 고객이 있음으로써 기업이 있다는 상생의 원칙에 기초하고 있다. 수십억 연봉을 받는 이사진이 당장 없어져도 기업에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들이 사라지면 그 기업은 설 자리가 없어진다. 그래서 고객의 만족이 중요하게 되고 진정성있는 소통을 통한 공유가 최선의 가치가 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도 국민을 고객으로 대하고 고객만족을 위해 애쓰는 추세이고 기업들도 이윤을 나누는 사회공헌 활동에 적극적이다. 추운 겨울로 접어들면 소외된 이웃들을 향해 손길을 뻗치는 행사들이 줄을 잇는다. 문제는 또 ‘진정성’이다. 진정성이란 말은 닳도록 써 와서 이제 상투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래도 진정성이 없으면 사회를 향한 열린 손길은 의미를 잃는다.

 그리고 사회를 향한 손길에 진정성이 묻어 있는지 없는지는 수혜자들이 먼저 안다. 겨울이 오면 의례하는 행사로 여기고 하루 날 잡아 연탄배달 하고 혹은 복지센터 들러서 쌀 푸대나 갖다주고 사진 찍고 끝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사회를 향한 손길이 어디 추운 겨울에만 필요할까. 겨울에 연례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이 많아지는 현상 자체가 없어져야 조금씩 진정한 사회공헌 활동이 사회에 퍼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연말이라고 너무 떠들썩한 이웃돕기 행렬보다는 사회에 나눈다는 의미를 우선 내 마음 속에 되새기는 성숙한 연말을 맞이해야겠다.

글. 김지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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