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항만에 큰 수혜 될 것. IPA 2025년께 134천TEU 수출 증가 예측도.
정작 해운업계는 냉담한 반응. 중소 훼리선사도 직접관세율 철폐로 소폭 이율 증가해.
한중 FTA의 직접적인 효과 기대보단 쇄신, 혁신의 경영 마인드가 중요.
지난 11월 한중 FTA의 실질적인 타결이 선언됐다. 5년여 간의 조율과 긴 원칙적인 타결구도끝에 성사된 대사(大事)다. 중국이 품목 수(8,194개)의 90.7%, 수입액의 85%를 개방하고 우리는 품목 수(1만2,232개)의 92.1%, 수입액의 91,2%에 대해 20년 이내에 관세를 철폐한다. 한미 FTA의 조기관세 철폐 품목 비율이 미국 100%, 한국 97,4%였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편. 그러나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며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인 중국과의 FTA 성사는 한국 경제 파급력에 있어 그 전예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단 해운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서해를 사이에 둔 인접국으로 한중 FTA의 타결이 분명 물동량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일이라는 것. 지난 2012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중 FTA 발효 후, 인천항의 對중국 수입 증가 예상물동량이 2020년에는 72천TEU, 2025년 175천TEU, 그리고 對중국 수출 증가 예상물동량 2020년에는 55천TEU에서 2025년께는 134천TEU로 예측된다. 상당한 수치다. 또한 한중 FTA가 대한민국 GDP에도 큰 영향을 미쳐, 5년 이내에는 최소 0.95에서 최대 1,25%, 10년 이내에는 최대 3.04%의 GDP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해운업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구체적인 수혜 여부는 확답할 수 없다는 것.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과거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시 이미 오픈한 터라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며 "기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수혜가 얼마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중 FTA의 영역이 비교적 근해이다 보니, 미주나 유럽 노선을 운항하는 대형선사등에는 큰 실익이 없는 것이 문제. 한중 노선을 운항하는 중소 업체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그 역시 미지수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한중 카페리 노선이 한중 FTA 타결로 물동량 부진 해갈의 급물살을 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원민호 선주협회 차장은 “중국과 한국 항만은 해운 노선의 일부로 이미 수많은 해운사들이 기항하고 있다”며 “특별히 한중 FTA로 노선이 늘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송에 대한 직접관세율이 없기 때문에 전방산업의 부차적인 효과 정도를 예상할 수 있을 뿐,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한중 FTA의 직접적인 수혜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 평택등의 경기도권 PA들이 다양한 홍보행사와 접견행사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이미 지난 9월 4일 중국 옌타이항집단유한공사 지샤오보 총재단 일행과 한·중 FTA를 대비해 항의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의를 가진 바 있다. 이날 지샤오보 옌타이항집단유한공사 총재는 이날 “인천항만공사가 설립된 2005년 시작된 양 향의 인연이 오늘에 이르고 있고 두 항이 해상 물동량 성장세도 비슷한 형제항 같다”며 그간의 협력관계와 우정을 강조했다. IPA는 향후 한·중 FTA가 발효되면 관세철폐·인하, 수입규제·통관절차·지역(성)별 규제차 등 직접적 무역장벽은 물론 정부조달·기술장벽·지식재산권·투명성 등 비관세장벽이 철폐되거나 완화되면서 인천항을 통한 대중 수출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천항이 전통적으로 대 중국 교역에서 차지해 온 역할을 감안하면 인천항이 ‘FTA HUB’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고 향후 지속적인 옌타이항과의 공조로 한·중 FTA 시대 선도항만으로 도약 의지를 다졌다.
평택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1월 말, 해양수산부와 경기평택항만공사는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해에서 평택항 물동량 증대 및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를 펼쳤다. 중국 염성과 대풍에서 한중 FTA 타결에 따른 자동차 물류산업 확대 및 고부가가치 항만 조성을 위한 포트세일즈를 실시한 데 이어 세계 최대 물동량 지역인 상해에서 한중 FTA 시대 양국 간 물류 및 배후단지 활성화를 위한 평택항 포트세일즈를 전개한 것. 27일 열린 평택항 설명회에서 경기평택항만공사 정승봉 사장은 “한중 FTA 시대 대중국 최적 교역항만은 바로 평택항”이라며 “한중 FTA 시대 물류비 절감을 통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타 항만대비 20% 이상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평택항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말하며 평택항의 이점을 강조했다. 중국 컨테이너 처리 비중이 47만5천TEU로 전체의 90%를 상회하는 평택항은 자동차 물류 처리가 특화돼 있는 만큼, 이번 한중 FTA 체결로 세계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의 수출입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택항의 국내기업 대상 홍보행사도 활발하다. 경기평택항만공사(사장 정승봉)는 지난달 13일 평택항 홍보관에서 한중 FTA 시대 대중국 교역의 최적항만인 평택항을 적극 홍보하여 물동량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 회원기업 60여명을 대상으로 ‘평택항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현대산업개발, 만도, LG CNS, 농심, 한국바스프, 풍산, 한진중공업, 현대건설, 한샘, 롯데기공, SK 건설, 한솔제지, 한미반도체 등 50여 국내 주요 기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승봉 사장은 “평택항은 중국과 지정학적 이점을 바탕으로 타 항만과 비교할 때 중국과의 물류비용 및 운송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한중 FTA를 계기로 양국 교역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며 그 중심에 평택항이 가장 주목받는 新물류허브 항만이 될 것”이라 강조하며 평택항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번 한중 FTA로 한국의 경제영토는 세계 3위에 올라섰다. 그 실효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들 속에 한중 FTA가 해운업계에 진정한 호재로 작용할 지는 아직 미지수. 그러나 광복 이후, 한국 경제의 중요한 동력산업이었던 해운업이 그간의 불황을 딛고 일어나 다시 한 번 호황의 큰 기지개를 펴게 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하며, 쇄신과 혁신의 새로운 자세로 한중 FTA 시대를 맞이해가야 할 것이다.
글. 신승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