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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3·3·3’ 전략으로 한·러 북방경제협력 구체화



 제 3차 동방경제포럼(EEF)가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개최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각료와 기관의 대표가 포럼에 참가했으며 한·러 정상은 9월 6일에 두 차례 회담을 가졌다. 한·러 정상회담의 성과 가운데 가장 주목할 점은 ‘한·러 극동금융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재원조달방안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양국 실질적인 협력의 촉진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양수산 분야에서 러시아 측은 LNG 연료추진 유조선 15척을 신규 발주하기로 한 것을 비롯해 다양한 합의를 이루어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통해 제시한 ‘9 브릿지(9 Bridges)’는 한·러 정상회담의 성과를 가시화 하기 위한 후속조치로서 그 의미가 크다. ‘9 브릿지’는 철도, 가스, 전기, 북극항로, 농업, 수산업, 조선, 항만 그리고 일자리 분야에서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통하여 극동지방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해양수산 분야에서 구체화 하기 위한 방안으로 3항(부산항, 나진항, 블라디보스토크항), 3거점(훈춘, 나데즈딘스카야, 하바롭스크), 3통로(① 나진항~훈춘 해상루트, ② 나진~핫산 철도루트, ③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의 해상루트와 TKR~TSR 철도 연결루트)의 ‘3-3-3’ 전략이 제시되었다.


 위와 같은 사업의 계획 수립 및 추진은 북방정책 강화 공약에 따라 새롭게 출범한 북방경제위원회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러 극동금융 이니셔티브’로 재원이 마련되면 북방경제위원회는 사업의 중요도와 지자체 간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단계적 5개년 사업추진을 실시하여야 한다.






한·러 경제협력공동위원회 및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협력방안 논의


 한·러 정상회담은 극동연방대학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단독, 확대 정상회담 순으로 개최되었다. 단독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외교, 안보, 경제 분야의 협력방안이 논의되었고 확대 정상회담에서는 지난 4일에 열렸던 16차 한·러 경제협력공동위원회 결과보고를 바탕으로 양국 정상이 이에 대해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한·러 극동금융 이니셔티브’로
극동개발의 재원조달 구체화


 경제협력 분야에서의 가장 큰 성과는 러 극동지역의 인프라 사업 및 국내기업 지원을 위해 3년간 20억원 달러 규모의 재원을 마련하는 ‘극동금융 이니셔티브’ 추진에 합의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 이해관계국이 이미 수십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재원조달 플랫폼을 구축해 놓은 반면에 한국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재원조달책을 구상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 같은 규모의 재원을 확보함으로써 농수산업의 대형 생산시설을 포함해 항만 인프라 분야의 투자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협력을 통해 극동지역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원활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한·러 협력에 힘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지금까지 모스크바에 집중되었던 국내 기업의 투자를 극동지역으로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극동항만 개발 및 북극항로 협력 등
해양수산부문의 다양한 합의 도출


 러시아는 이미 쇄빙 능력을 갖춘 LNG 운반선을 한국에 15척 발주했으며 그 중 한 척은 건조 후 인도되어 지난 8월 노르웨이와 충남 보령을 잇는 북극항로 노선 운항에 성공했다. 이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남방항로에 비해 운송거리, 운송시간, 운송비용을 1/3이나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9월 6일 언론을 통해 북극해 연안 석유, 가스 수송을 위한 LNG 연료추진 유조선 15척을 한국에 신규 발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총 8억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최근 부진한 우리나라 해운조선 산업의 재건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러 극동항만은 블라디보스토크, 보스토치니, 자루비노, 포시에트, 나홋카 등 5개 항만을 지칭하며 이 중 블라디보스토크항의 개발의 잠재력이 가장 높을 것으로 여겨진다. 자루비노항 역시 나진항의 대안으로 유력한 공동개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항의 경우 한국통산(KTI), 부산항만공사(BPA) 등이 참여하는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 사업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되면서 당장 가시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루비노항은 나진항과 더불어 중국의 차항출해 전략의 주요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산업과의 결합을 직접 언급하며 개발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과거 핵잠수함 조선소였던 즈베즈다 조선단지의 현대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향후 협력을 통해 한국의 LNG선 기술과 러시아의 핵추진 쇄빙선 건조능력간 기술교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분의 또 다른 성과로 한국 측 수산물류기업 컨소시엄은 러시아의 극동투자유치지원청과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 투자사업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실질적인 사업추진의 발판을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동 사업 추진을 직접 언급했고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푸틴 대통령에게 동 사업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사업부지 확보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한·러 정상회담 성과의 현실화 방안으로
‘3항, 3거점, 3통로' 전략을 제안


 극동지역 진출의 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항을 중심으로 하여 나진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북방 진출의 주요 루트로 개발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나진항은 동북 진출의 길목이자 러 극동지역 진출의 길목이며 한반도 신 경제지도 구상의 실현에도 핵심적인 항만이므로 지속적으로 진출이 시도되어야 한다. 블라디보스토크항 역시 극동지역 진출의 관문이자 한·러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의 건설 예정지로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는 ‘3-3-3’전략을 제시했다.






 나진항을 거점으로 통로 중 2통로를 개발할 예정이며 각각은 하산과 훈춘을 잇는 루트이다. 나진-하산은 나선특구 개발과 직결되며 블라디보스토크를 기점으로 하는 ‘프리모리예1’(중국명: ‘쑤이펀허회랑’)로 연결되는 통로이고 나진-훈춘은 러시아가 추진하는 ‘프리모리예2’(중국명 ‘투먼회랑’)의 끝단으로 북방물류시장과의 연결에 중요한 통로이다. 한편 훈춘에 1거점을 둠으로써 3각 지점의 발전을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권 내에 있는 나데즈딘카야 선도개발구(ASEZ)를 거점으로 확보하여 러 극동지역의 내륙연계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나데즈딘카야 선도개발구는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기점으로 1시간 이내 육로 운송이 가능한 곳이며 인근 선도개발구와도 연계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이를 하바롭스크 선도개발구와 연결지어 제 2거점을 확보하고 블라디보스토크-하바롭스크 통로를 완성할 계획이다. 하바롭스크는 인구 60만의 도시로 향후 사마르가항 건설 후 철도노선 신설 등이 예정되어 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단일 창구로 하는
5개년 추진 로드맵 마련 필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9브릿지’란 조선,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그리고 수산업 분야의 전략이며 이는 해운, 항만, 물류 분야의 거점항, 내륙물류 거점, 통로 확정 및 관리가 전제될 때 가능하다. 이는 신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한반도 신 경제지도 구상과도 방향을 같이 한다. 북한도 남, 북, 러 3각 협력의 추진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한 가운데 가스관, 전력, 철도 연결 등의 3각 협력 사업은 정세를 고려하여 한·러 혹은 한·중 방향으로 우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3-3 전략' 등에 따른 북방협력 사업의 수립과 추진은 신 정부의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 통합적, 일관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극동금융 이니셔티브’의 출범으로 20억 달러에 가까운 기금이 조성되면 관련 지자체의 북방진출 경쟁이 과열될 우려가 있으므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사업의 우선순위 및 지자체 간의 이해관계를 적절히 조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차원에서 분야별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의견을 종합하여 단계적인 5개년 로드맵을 그리고 각종 사업의 중복성 및 상충을 피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정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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