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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이바 관광지의 이면, 도쿄항의 분주함

 지난 2003년 개봉한 일본영화 <춤추는 대수사선 - 레인보우브릿지를 봉쇄하라>는 관객 2천만명 이상을 동원한 공전의 빅히트작이었다. 영화에는 레인보우브릿지를 비롯해 관광명소가 된 도쿄 오다이바 일대가 주요 무대로 등장한다. 아무것도 없었던 도쿄만 일대가 관광지가 되면서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주인공 형사들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이 주요 스토리다.

 영화에는 레인보우브릿지 뿐만아니라 도쿄만 인근의 주요 명소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심에는 일본의 주요 거점항구 중 하나인 도쿄항이 있다. <춤추는 대수사선>에 자세한 모습은 나오지 않지만 도쿄항은 현재 일본의 컨테이너 물량 다수를 싣고 내리고 있는 중요한 시설일 뿐더러 레인보우브릿지를 포함한 오다이바 인근 관광지의 사실상 중심지인 곳이다.

 도쿄항의 근세 역사는 1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막부시대 말기 미국 동인도함대 사령관 페리제독이 군함을 이끌고 도코항으로 와서 일본에 무력으로 통상을 요구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좌충우돌하던 막부와 도막파의 내분이 거세어지고 급기야 1867년 메이지유신이 이루어졌다. 결과적으로 보면 도쿄항은 일본 근대화의 역사적 출발점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이지유신 이후 도쿄항은 이렇다 할 발전이 없었다. 일본의 근대화에 따라 철도 및 도로교통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해운물류는 뒤처졌기 때문이다. 도쿄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22년 간토대지진 이후부터이다. 대지진으로 인해 육상 교통망이 대거 파괴되자 도쿄항의 본격 개발이 착수되었다.

 이후 도쿄항은 제국주의 일본의 대외무역 물량과 군수물자를 실어나르면서 1940년대 초 태평양전쟁 발발 전에 이미 국제무역항으로 급성장했다. 2차대전 종전과 함께 일본이 패망했지만 도쿄항의 물류 비중은 여전했고 이후 발전을 거듭해 오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도쿄항의 컨테이너 수송 비율은 일본 전체의 수위를 기록할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도쿄항이 외적 성장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관광인프라를 확장하고, 나아가 항구 자체를 친환경 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도쿄항 인근의 관광인프라는 <춤추는 대수사선 - 레인보우브릿지를 봉쇄하라>같은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이나 일대를 찾아보지 않은 사람들도 알 정도로 명소화 되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관광자원을 늘려가면서 도쿄항 자체가 인간과 친하고 자연과 친한 공간으로 거듭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일례로 도쿄항은 2008년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는 일본정부의 정책에 발 맞추어 독자적으로 온실가스배출 총량삭감의무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 노력에 힘입어 도쿄항 주변의 수십개 공원과 녹지공간이 명소화될 수 있었다. 이러한 문화ㆍ관광 인프라 확보에 힘입어 도쿄항에서는 앞으로 대규모 크루즈 선단을 운항될 예정이다.

 외세의 침입과 막부타도 그로인한 역사적 격동의 시발점이 됐던 도쿄항이 도쿄도 뿐만아니라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된 것은 단지 규모의 확대를 위한 개발 때문은 아니었다. 항구 주변 오다이바 일대를 명소로 만들어 놓고 잠잠히 숨어서 항구역할을 다 하고 있는 도쿄항을 보면서 항만 만의 규모를 확대하는 게 새삼 능사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밤도 관광객들로 번성이는 오다이바의 이면 도쿄항은 전세계로 실어 나르는 컨테이너들이 몰려 대낮같은 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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