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1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물류

포스코 물류자회사 설립 결정에 해운물류업계 한 목소리로 반대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물류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 높아
선화주 상생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진지한 노력 필요

 포스코가 회사의 물류부문을 담당할 신규 법인을 연내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같은 사항을 의결한 포스코는 “그룹 내 분산돼 있는 물류업무를 통합하고 전문화함으로써 기존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물류생태계가 황폐화 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 “기존 거래 상대방(운송사, 선사, 하역사)과의 계약 및 거래 구조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은 곧바로 해운물류업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한국선주협회, 한국항만물류협회, 한국국제물류주선업협회 등 총 55개 단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포스코의 이사회 결정 하루 전인 지난 7일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와 사외이사들에게 물류자회사 설립계획 철회를 건의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청와대와 국회,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에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을 반대하는 ‘해양·해운·항만·물류산업 50만 해양가족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은 그간의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서고자 하는 해운 종사자들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는 해운물류업계의 비난이 과하다 할 수 없는 것은, 지난 수년간 대기업의 해당 분야 진출로 인해 시장의 질서가 무너지고 수많은 물류기업이 희생되었으며 업계가 여전히 심각한 부작용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기업 물류자회사들은 계열사 물량은 물론, 일감몰아주기 규제법망 회피를 목적으로 모기업 물량을 30%로 낮추기 위해 3자물량 역시 저가로 대거 흡수해 왔다. 대기업 물류자회사의 총 매출이 2000년 1.3조원에서 2018년 39.7조원으로 18년만에 28배 급성장하는 동안 해운업계의 매출은 고작 1.8배 성장에 그쳤고, 국내 1위 해운선사였던 한진해운은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중소물류회사들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줄도산이 이어졌고, 남은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물류업계가 거의 황폐화되었다는 것이 이 분야 종사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게다가 이들의 사실상 물량 독점이라는 실적에 비해 업무의 효율과 전문성에 대한 평가는 그리 긍정적인 편이 아니다. 수행하는 업무의 많은 부분을 협력사에 의존하고 있으며, 협력사로 참여하는 업체들은 저가입찰과 업무과중 등 다중의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은 매출규모에 비해 일자리 창출효과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일례로, 2019년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직원 1인당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기업은 한 대기업의 물류자회사였다. 거두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투입되는 직원의 규모가 작다는 의미이다. 물류 인프라, 특히 국제운송에 있어 우리나라의 물류기반시설의 수준이 아직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적은 인력으로 높은 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위에 언급했듯이 협력사 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포스코는 과거 포항제철 시절에 ‘대주상선(이후 ‘거양해운’으로 사명 변경)’이라는 선사를 설립하고 해운업에 진출했으나 물류 효율화에 실패하고 사업을 철수한 이력이 있다. 포스코가 다시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물류를 업으로 하여 매출을 일으키는 자회사를 설립한다면, 이는 또다시 다른 물류협력사와 선사에 저가의 운임을 강요하는 것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는 연간 제철원료 8000만톤을 수입하고 2000만톤의 철제품을 수출하는 기업이다.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설립이 가뜩이나 어려운 물류시장을 더 심하게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는 위와 같은 사실에 기인한 것이다. 

 세계 3대 철광석 수출대기업인 브라질 발레社도 자사의 물량을 수송 하기 위해 30여척의 초대형 벌크선을 발주하여 해운업에 진출했으나, 자가화물 수송이 득보다는 실이 크다는 판단에 해운업 철수의사를 표명한 일이 있었다. 또한 일본의 신일본제철과 중국의 바오철강은 자국의 해운기업에 일감을 100% 제공하는 등 선화주 상생에 노력하고 있다. 

 세계 해운과 물류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전문성이 결여된 이러한 대기업의 몸집 불리기는 물류 효율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 물류가 세계 트렌드에 발맞추어 가기 위해서는 우선 건전한 물류 생태계와 선화주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

미디어케이앤
은 BVL(Bundesvereinigung Logistik  :  독일연방물류협회)의 한국대표부로 양국간 물류비지니스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