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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와 친해지는 법'



 [Jazz와 친해지는 법] 한 잔의 스카치처럼 고급스러운 향과 멋진 분위기를 지닌 재즈 음악
. ‘고급스럽다는 인식 덕에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지만 좀처럼 친해지기는 힘든 음악이다. 재즈의 매력에 푹 빠져 미국에서 10년 간 재즈베이스를 공부한 나로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재즈와 친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러나 무작정 찾아듣는다고 될 일도 아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통해 재즈와 좀 더 쉽게 친해지는 나만의 추천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한다.

 
먼저 재즈는 한국인들이 친숙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음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술로 예를 들면, 내가 톡 쏘는 소주를 좋아한다고 해서 브랜디나 꼬냑에서 똑같은 맛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가사도 없고 심심하고 쿵쿵거리는 비트도 없다는 이유로 재즈에 대해서 막연한 선입견을 갖는다면, 누구라도 절대 친해질 수 없다. 재즈는 재즈만의 맛이 있다.
 
 보통 스탠더드 재즈라 불리는 대중적인 재즈는 노래와 가사가 있지만 본격적인 재즈는 연주음악이 많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악기의 연주에 주안점을 두고 듣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아 피아노가 이렇게 가네~’, ‘기타가 이렇게 연주를 하는구나!’하고 시야를 좁혀서 듣는 것이 오히려 방법이다. 또한 반 이상이 연주자들의 솔로로 이루어진 재즈는 익숙하고 뻔 한 음보다 항상 특이하고 익숙치 않은 음들을 찾기 마련이다. 그 각각의 배열과 참신함을 다른 솔로와 비교하며 듣는 것. 그것이 재즈를 즐기는 방법이다.

 
한국에 만연해 있는 고급스러운 음악이라는 고정관념도 조금은 버릴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 재즈는 고급음악이 아니다. 시작도 1910년대에 미국 창녀촌에서였다. 재즈라는 말 자체도 당시 섹스를 의미했다고 한다. 물론 한국처럼 좋은 레스토랑에서 세련된 재즈를 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분위기와 연주자가 고급이지 재즈가 고급이라는 인식은 없다.

 
또한 미국에서는 허름한 동네 작은 클럽에서도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공연을 쉽게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 2만 원 정도만 내고 음료수 하나 마시면 되는데, 보는 사람도 연주자들도 어깨에 힘이 안들어가 있다.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나 바에서만 재즈를 듣는다는 한국의 잘못된 인식이 오히려 벽이 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일단 본격적으로 재즈와 친해지려 한다면, 음악을 잘 만나야한다. 재즈를 전혀 모르는 입문자들에게는 프랑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엘라 핏제랄드(Ella Fitzgerald)’,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 등 대중성 있는 보컬리스트의 음악을 추천한다.

 
그 다음 단계로는 여유로운 멜로디에 난해한 기교가 없는 쿨 재즈(Cool Jazz) 음반들, 이를 테면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Walking', 'Cooking', 'Relaxing', 'Steating‘ 앨범 등을 접해보길 권한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는 레이 브라운 트리오(Ray Brown Trio)’빌 에반스(Bill Evans)'도 좋다. 그리고 여기에서 더 재즈를 알고 싶다면, 그 때는 주위의 재즈음악애호가들에게 본격적으로 추천을 받는 것이 좋다. 재즈 안에도 정말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재즈가 너무 생소하다 싶으면 억지로 듣지는 말되 반복적으로 들어보시길 바란다. 들을 때마다 새로운 맛이 있다. ‘텐션과 불협화음 끝에는 반드시 협화음의 쾌감이 기다리고 있다. 압구정동의 원스 인 어 블루문이나 이태원의 올 댓 재즈같은 대중적인 재즈 클럽에서 연주를 감상해보거나 시간이 된다면 악기를 직접 배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오랜 동안 재즈와 함께 해온 나에게 만약 누군가가 재즈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난 마치 빈티지 클래식 카와 같다고 말하고 싶다. 내비나 열선시트나 후방카메라가 없어 당신의 몸은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신의 영혼에 풍족함을 가져다준다. 재즈는 당신이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멋진 세상으로 데려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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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연 프로필

 미국 LA에 위치한 MI(Musicians Institute, Bass Institute of Technology)를 수료하고, 롱비치에 위치한 California State University에서 재즈과를 졸업했다. 미국에서 10년간 라이브 레코딩 세션 후, 현재 한국에서 다양한 라이브와 레코딩에서 베이스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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