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조선 업계와 전 산업 경기침체로 민간유치 쉽지 않아
-IMO 규제로 에코쉽 늘어나면 행후 기관역할 극대화될 것
한국 해운·조선 경기가 심각한 불황 속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해양보증보험의 행보와 그 실질적인 역할에 대해 업계의 다양한 요구사항이 접수되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해운전문지 기자단과의 간담회를 통한 최재홍 대표이사와의 질의응답에서 그 속사정과 향후 업계와의 상생발전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들어보았다.
Q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역할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재홍(이하 최) : 해운업계에 아직 저희회사에 대해 정확히 아시는 분들이 많이 없습니다. 저희 회사는 돈을 직접적으로 투입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말씀드리면, 휘발유가 아니라 윤활유 역할을 하죠. 그런데 저희보고 돈을 빨리 안주느냐, 보증서를 빨리 못 끊느냐 말씀하십니다. 저희를 마치 기술보증보험처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저희 한국해양보증보험은 보험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보증보험회사입니다. 그래서 보증서를 발행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보증보험증권을 발행하는 일입니다.
참고로 저희가 2곳을 마켓팅합니다. “좋은 금리로 배를 지을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조선소도 찾아가야하지만, 반대로 금융회사도 찾아가서 “우리가 보증하면 담보걱정 없이 대출해줄 수 있다”고 설득을 합니다.
Q 현재 해양보증보험의 상황은 어떤지요
최 : 해운·조선 산업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국가주도로 업계를 살려보자 해서 탄생한 것이 해양금융조선센터, 캠코선박운영선터를 통한 펀딩, 그리고 저희 한국해양보증보험의 보증을 통해 금리를 낮춰주는 3각 편대입니다.
처음에는 굉장히 막연했습니다. 빨리 만들어라 하시는데, 아무리 빨리 만들고 싶어도 전산시스템 구축처럼 물리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죠. 또한 가장 큰 문제는 민자유치입니다. 말씀 드린 것과 같이 저희는 보증보험회사인지라 자본금, 수익, 후순위 채권 이외에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1500억이 조성되고 매년 1000억씩 5년 동안 5500억이 조성이 된 상태에서 공공기금이 들어왔어야 하는 구조인데, 정부가 WTO나 FTA에 제소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민자유치 하는 것 봐서 지원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요즘 같은 경기에는 결국 정부 투자금은 줄어들고 민자유치도 쉽지않아, 저희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히 해양수산부와 선주협회, 그리고 부산시에서 많은 도움을 주시고 계십니다. 특히 해운선사분들은 정말 어려운 와중에도 쪼개고 쪼개서 출자해주셨습니다. 저희가 이 돈 정말 고맙게 써야합니다.
Q 한국해양보증보험의 첫 사업이 ‘100억 건물 매입’이라는 논란이 있습니다
최 : 저희도 20년을 임차한다는 가정 하에 비교해보았습니다만, 매입하는 것이 더 저렴했습니다. 임차하는 데 더욱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Q 설립 당시 ‘톤에이지 뱅크’ 기능이 포함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는지요
최 : 현재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러한 취지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변형된 형태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기능은 현재 자산관리공사가 맞고 있죠.
Q 실적이 현재 미비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최 : 올해 해운선사의 발주량이 1조가 안 됩니다. 지난 5년 평균으로 3조를 예상하고 저희가 사업을 준비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저희 회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해양보증보험 회사는 아마 전세계에서 저희가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동안 준비하느라 바빴고, 보험증권을 발행하기 위해 애를 먹었습니다. 10월 말이면 모두 종료가 됩니다. 연말이나 내년 초에 확실한 IR을 할 예정입니다. 민자유치도 좀 더 도전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단발적으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도 1500억 투자되는데, 국가의 수출과 교역을 책임지는 해운업계와 저희 같은 회사에 좀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요지로 설득해볼 심산입니다.
지금쯤 되니 해운경기가 조금 살아나면 이 회사로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저희 회사는 사람으로 말하면 이제 핏덩어리입니다. 벌써부터 뛰어다니길 원하시면 안 됩니다. 조금 더 잘 커서 업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비난과 지적보다는 많은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Q 현재 해운·조선업계가 상당히 어려운데 재활을 직접적으로 관련하는 기관으로서 어떤 바람이 있으신지요
최 : 지금까지 해운·조선 산업은 많은 구조조정을 했다고 하지만 환자로 치면 생명유지 장치만 걸어놓은 격입니다. 치료를 하고 건강하게 완쾌를 해서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요즘 정부도 WTO, FTA 때문에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산업 내에서 ‘이대로 가면 죽는다’라는 극단적인 빌미가 나와야하고, 정부도 “한국 경제를 위해서 이 산업은 꼭 살려야한다”는 의식이 있어야 비로소 치료에 달하는 쇄신이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향후 계획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 : IMO 임기택 사무총장님께서 “앞으로는 환경이다.”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제는 모든 선박이 환경 제약으로 인해 설계 자체가 완전히 바뀔 예정입니다. 2~3년 안에 기존선박으로는 더 이상 운항을 할 수 없는 때가 오리라는 예측이 많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한 선박수요 증가에 저희 한국해양보증보험이 해운·조선업계에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