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전승(海技傳承)’의 구호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때이다. 더 이상 바다를 일터로 삼지 않는 해기사들이 늘어나면서 해기전문인력의 수급이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한국인 선원수는 지난 1985년 9만7,544명을 정점으로 매년 평균 2%씩 감소하여 2020년 말 기준 3만3,565명으로 줄었으며, 특히 상선 해기사는 2만1,115명에서 1만5,062명으로 감소했다. 

 한국 선원들이 떠난 자리는 외국인 선원들로 메꿔지고 국적상선대의 정상적인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해운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해사 기술의 노하우 축적이 가로막힌 상황에서 이제 해운전문인력의 감소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과제 중 하나가 되었다. 

 지난 4월 6일 한국해운협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래 해기인력 육성 협의회’의 출범과 업무협약식은 이러한 위기의식과 결연한 의지에서 비롯된 자리이다. 한국해운협회를 비롯하여 양 해양대학교와 한국해양수산연수원, 해사고등학교 등의 해기교육기관과 한국해기사협회,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등 전국 각지의 단체장이 한 자리에 모여 업무협약에 서명하고 해기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개발 등에 공동노력하기로 하였다. 

 이 자리에서 해기사협회 이권희 회장은 향후 5년을 ‘해운인력육성의 골든타임’이라 말하면서, “지금 우리는 자국 해사산업을 외국 인력에 의존하는 일본의 전철을 밟기 직전의 변곡점에 있다. 현재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해운조합 김우철 본부장은 “해운 전반적인 문제이지만, 특히 내항 운항에 있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선박 기술의 발전에 상응하는 전문인력의 양성과 동시에 선원급여와 복지제도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노·사·정이 합심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해기사의 양성과 운영에 관련하여 해양수산부, 교육부, 고용노동부가 개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어 유기적인 정책수립과 집행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한국해운협회 정태순 회장, 한국해양대학교 도덕희 총장, 목포해양대학교 한원희 총장, 부산해사고등학교 정재근 교장, 인천해사고등학교 김상환 교장, 한국도선사협회 조용화 회장, 한국해기사협회 이권희 회장, 한국선박관리산업협회 강수일 회장 및 김종태 부회장, 한국선장포럼 이귀복 대표,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 이유승 본부장,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장은규 본부장, 한국해운조합 김우철 본부장, 해양수산부 선원정책과 김석훈 과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미래 해기인력 육성 협의회’는 민간 상설 협의체를 구성하여 향후 정보교류와 이행 담보, 정책 개발 및 자문을 함으로써 해기인력 공급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