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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폐선 대신 '그림자 선대'로 향하는 낡은 유조선들

러시아 원유수출 제재 이후 급증, 전 세계 약 600척 추정

 유럽연합과 G7, 호주 등의 국가들이 러시아산 지난해 12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한 데 이어 지난 2월 5일에는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상한제에 합의했다. 경유 등 고부가가치제품은 배럴당 100달러, 연료유 등 저부가가치제품은 배럴당 45달러가 상한선이다. 

 이 금액을 초과하는 가격으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의 보험, 운송 등의 서비스를 금지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가격상한제와 별개로 해상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석유수출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가 ‘그림자 선단(Shadow Fleet)’이다. 그림자 선단이란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국제 제재 대상국인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등과 거래하는 선박들을 말한다. 선명을 바꾸거나 페인트로 가리며, 깃발을 바꿔 달고, 송신기를 끄고, 서류를 위조하며, 해상 환적을 주로 한다. 

 이러한 선박들은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석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면서 처음 등장했다. 처음에는 작은 규모이던 이 ‘그림자 선대’는, 최근에는 러시아 기름을 수송하기 위해 선령이 오래된 탱커들을 대량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음지에서 활동하는 이들 선박 때문에 러시아에 대한 운송제한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 트라피구라(Trafigura)의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그림자 선대가 전 세계 원유운반선의 10%, 제품선의 7%에 해당하는 약 600척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새로운 형태의 선박폐기’라고 말한다. 스크랩으로 직행해야 하는 낡은 선박들이 그림자 선단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탱커를 운영하는 DHT사의 CEO 스베인 모크스 하펠드(Svein Moxnes Harfjeld)는 “오래된 선박을 구매하는 많은 사업체들이 어떤 형태로든 러시아 자본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원유를 운송하기 위해 이 선박들을 구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컨설팅 기업 보르텍사(Vortexa)의 수석연구원 데이비드 웨치(David Wech)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선령 15년 이상의 클린탱커가 거래되는 것을 목격하였으며, 그는 이것이 러시아 제품을 운반하는 데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유조선의 운영은 국제해사기구에서 정하고 개별 국가들이 운영 및 감시기능을 하는 국제법에 따른다. 그러나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선박들은 국제법의 영역 밖에 있으며, 선박의 정비와 보수, 선원의 훈련, 관할 당국에 대한 보고와 보험 적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재앙적인 해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그림자 선대의 유류오염이나 해상인명사고 등 위험성에 대한 국제적 공론화와 제도적 방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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