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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해운업계가 불확실성에 휩싸이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중 갈등 심화 우려가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해운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70.17포인트 오른 2460.34를 기록했다. SCFI는 지난 11월 22일부터 5주
연속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운임 상승은
지난 3분기부터 시작된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에 대비해
중국 업체들이 저가 수출 경쟁에 나서면서 물동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최대 60%에 달하는
대중국 관세 부과를 예고한 바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
글로벌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 시절에도 무역분쟁의 여파로 컨테이너선 물동량 증가세가 둔화된 바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7년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으나, 이후 증가율은 2018년
4.4%, 2019년 2.2%로 점차 낮아졌다.
내년부터는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이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5년까지 선복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이러한 공급
증가가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해상운임이 급격히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무역협회가 화주, 선사, 포워더 종사자 4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4.4%는 내년도
해상운임이 상승(39.8%)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34.6%)할
것으로 예상했다.
운임 상승
전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동사태 장기화’(21.9%)와 ‘글로벌 선사의 선복 공급 조절’(21.8%)이 꼽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컨테이너선 공급과잉 문제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지속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운임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황의 골이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운업계는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