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전경 [사진=부산항만공사]
글로벌
해상 운임이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 컨테이너 해상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지난해 7월 초 3733.8로 정점을 찍은 뒤 3개월 만에 2000대 초반으로 급락했다. 이후 반등해 올 1월 초 2500선을 기록했지만,
7주 연속 하락하며 현재 1500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운 운임의
변동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해운 운임 상승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인해 글로벌 선사들이 희망봉을 우회하면서 운송 비용이 증가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관세 회피를 위한 중국산 물량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반면 올해 들어 운임 하락은 선사들이 신규 발주한
선박들이 속속 인도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해운 물동량 감소 우려가 겹친 결과다.
현재 해운
업계의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해운업 제재’ 움직임에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해운업에서 중국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며, 여기에는 중국 국기를 단 선박이나 중국에서 제조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할 경우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를 통해 미국 조선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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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주 연구원은 “이는 사실상 중국 선박을 통해 유입되는 모든 수입품에 전면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수입업체들은 다른 대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국 조선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 조사 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가별 상선 주문 비중에서 중국이 61%를 차지하며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12%, 유럽은 5%, 미국은 0.4%에 불과했다.
한 조선업 관계자는 “선박은 고가 자산이며 장기간 사용되는 특성이 있어 작은 불확실성도
선주사의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파나마 운하는 미국인을 위해 건설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미국의 자산운용사 블랙록 컨소시엄이
홍콩계 기업 CK허치슨으로부터 파나마항만회사(PPC) 지분 90%를 인수하는 데 힘을 실었다.
이러한
중국 견제 조치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이외 해운사들에게 반사이익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물동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해운 수요는 전년 대비 3% 이내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연초부터 대형 신조 선박이 대량 인도되면서 운임 하락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해운 업황 개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 닛케이는 지난 4일, 일본의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ONE)’가
해운 수요 증가에 대비해 향후 6년간 250억 달러(약 36조5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대중 제재가 오히려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인도, 남미 등으로 이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화물 이동이 발생하고, 캐나다와 멕시코 이외 지역에서 물품 조달이 늘어나면서 해상 운송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해운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뿐만 아니라 세계 경기 둔화, 신조 선박 대량 인도 등의 변수를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의 여파 속에서 글로벌 해운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