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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홍해 우회 원유 수송 개시…호르무즈 대체 항로 ‘실효성 점검’

18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해 있는 유조선의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에너지 해상 운송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선박이 홍해를 통한 원유 수송에 나서며 대체 항로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부와 해운업계는 이번 항차를 계기로 홍해 항로의 실질적 운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한편,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 변수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20일 해운업계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공급받은 국내 유조선이 홍해를 거쳐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운송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우회 항로를 활용한 국내 선박 기준 첫 사례로 평가되며,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가 선적된 것으로 파악된다.

 

얀부항은 사우디 서부 홍해 연안에 위치한 주요 원유 수출 거점으로, 동부 유전지대와 연결된 파이프라인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도 원유 선적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항차는 기존 중동-아시아 항로 의존도를 일부 분산할 수 있는 대안적 수송 루트로 해석된다.

 

정부는 해당 항해 과정에서 선박 위치와 주변 해역 위험 요소를 24시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안전 관리에 주력했다. 항해 중 위협 상황 발생 시 회항까지 검토하는 대응 체계를 마련했으며, 현재까지 특이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홍해 항로는 여전히 높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지역이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활동이 지속되는 가운데,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핵심 병목 구간으로, 통항 제한 시 아시아유럽 간 해상 물류 흐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정부와 업계는 추가 물량 확보 및 항차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국내 정유사 간 계약을 기반으로 홍해 경유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관련 계약이 수 건 안팎 체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각 항차는 기존과 유사하게 약 200만 배럴 규모로 운송될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홍해 항로가 단기적 대체 수송로로 기능할 가능성에는 주목하면서도, 상시적 운용을 위해서는 안정성 확보가 선결 과제라고 보고 있다. 특히 우회 운항에 따른 항해일수 증가, 전쟁위험 할증보험료 상승, 선박 안전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경제성 측면의 검토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이번 항해를 통해 홍해 항로의 활용 가능성을 일부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입출항 일정과 항로 정보는 선박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제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현재까지 홍해 내에서 특이 위협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위험이 확인될 경우 추가 통항 여부를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동 지역 정세에 따라 글로벌 원유 해상 운송 구조가 단기적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움직임이 이어질 경우, 홍해 및 아프리카 우회 항로의 전략적 중요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해 항로의 안정적 운영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이에 따라 정부와 업계는 단계적 항차 확대를 통해 운항 경험을 축적하고, 리스크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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